고요한-박주영 FC서울의 박주영이 대전과의 FA컵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고요한-박주영 FC서울의 박주영이 대전과의 FA컵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황선홍 더비'에서 FC 서울이 웃었다. 박주영의 활약을 앞세운 서울이 대전을 물리치고 FA컵 8강에 올랐다.
 
서울은 15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 승리를 거두고,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전, 전반 초반 바이오 선제골로 기선 제압
 
대전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박용지-바이오-김세윤이 전방에 포진했고, 중원에 이슬찬-조재철-박진섭-황재훈이 배치됐다. 스리백은 이정문-구본상-이지솔, 골문은 김근배가 지켰다.
 
서울은 3-5-2로 나섰다. 조영욱-윤주태 투톱, 좌우 윙백은 고광민, 김진야가 맡았다. 중원 3명의 미드필더 조합은 고요한-주세종-알리바예프로 꾸려졌으며, 스리백은 오스마르-김남춘-윤영선, 골키퍼 장갑을 유상훈이 꼈다.
 
대전은 예상을 깨고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작렬했다. 페널티 아크 가까운 지점에서 바이오의 직접 프리킥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서울은 전열을 재정비했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주세종과 왼쪽 스토퍼 오스마르의 빌드업을 중심으로 볼 점유율을 높였고, 서서히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전반 16분 알리바예프의 논스톱 중거리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전반 19분에는 문전에서 조영욱의 슈팅이 골대를 맞았고, 1분 뒤 윤주태의 프리 헤더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전반 중반 이후 서울의 패스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느린 공격 전개 속도, 세밀한 플레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은 11개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대전 골문을 열지 못하며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감했다.

'PK 실축' 박주영, 천금의 동점골로 서울 살리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구본상 대신 채프만을 투입하며 1차적으로 수비진을 정비했다. 최용수 감독도 승부수를 던졌다. 중앙 미드필더 알리바예프를 빼고 주전 공격수이자 에이스인 박주영을 들여 보냈다. 이에 조영욱이 한 단계 내려왔고, 박주영-윤주태 투톱이 가동됐다.
 
대전은 수비시에 5-4-1로 전환하며 서울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후반 16분에는 바이오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최용수 감독은 부진한 윤주태를 빼고, 윤종규를 넣으며 4-4-2로 전환했다. 오스마르를 중앙 미드필더로 올리고, 윤종규를 오른쪽 풀백 자리에 포진하며 측면에서 활로를 열고자 했다. 최전방은 박주영-조영욱 투톱 조합을 가동했다.
 
황선홍 감독도 뒤질세라 후반 24분 바이오 대신 주전 공격수 안드레를 넣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27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주세종을 대신해 한찬희를 투입했다. 서울은 후반 30분 동점골을 터뜨릴 기회를 잡았다. 조영욱이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이지솔에게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박주영의 슈팅이 골문을 크게 넘어갔다. 페널티킥을 찰 때 디딤발이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은 것이다.
 
이대로 무너질 박주영이 아니었다. 후반 36분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고광민이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서울로 분위기가 넘어오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후반 39분 김남춘의 퇴장이었다. 무리한 태클을 범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서울은 수적인 열세를 안고 대전에 맞서야 했다.
 
한 명이 더 많은 대전은 연장전에서 서울을 강하게 몰아쳤다. 서울은 끈끈한 수비로 버텨냈다. 결과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양 팀 첫 번째 키커의 실축이 나오는 등 승부차기에서도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4번 키커에서 오스마르가 성공시킨 반면 대전의 황재훈은 골대를 맞췄다. 서울은 5번 키커 박주영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극적인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120분 명승부로 펼쳐진 '황선홍 더비', 결국 최용수가 웃었다
 
이번 대전과 서울의 FA컵 16강전은 이른바 '황선홍 더비'로 불리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럴만도 한 것이 두 감독의 인연이 기구하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 2013시즌 K리그, FA컵을 제패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정작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상대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014시즌 FA컵 16강전,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내리 패하며 황선홍의 앞을 가로막은 최용수다. 뿐만 아니라 포항은 3위 서울에 밀려 ACL 티켓을 내줬다.
 
2015시즌 이후 자진 사임을 택한 황선홍 감독은 2016년 6월 최용수 감독이 중국 장쑤로 떠나면서 생긴 서울 사령탑 공백을 메웠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서울 부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K리그판 바이에른 뮌헨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히며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실제로 2016시즌 리그 우승, FA컵 준우승으로 황선홍 감독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17시즌 5위로 ACL 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2018시즌 성적 부진과 팀내 불화설 등이 불거지면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해 서울은 추락을 거듭하며 강등권을 전전했고, 공교롭게도 최용수 감독이 다시 소방수로 등장해 극적인 잔류를 이끌어냈다.
 
절치부심한 황선홍 감독도 2018년 중국 옌볜 푸더의 해체로 휴식기를 가진 뒤 올 시즌 K리그2 대전을 맡으며 명예회복을 노렸다.
 
운명의 장난일까. K리그2에 속한 대전이 K리그1의 서울과 만날 가능성은 승격뿐이었다. 유일하게 두 팀이 만날 가능성은 FA컵이었는데 공교롭게도 16강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주말 리그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대전은 안드레, 서울은 박주영을 벤치에 앉혔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멤버들은 최정예로 구성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는 매우 박진감이 넘쳤다. 황선홍 감독은 3-4-3과 5-4-1 포메이션을 혼용하며 서울전에 임했다. 전반 초반 바이오의 선제골에 힘입어 선수비 후역습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최용수 감독은 에이스 박주영 카드를 꺼내 들며 총력전을 펼쳤다. 박주영의 투입과 함께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박주영은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는 동점골을 작렬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 골에 힘입어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었다. 박주영은 서울의 5번 키커로 배정받았다. 후반 실축의 부담감을 극복하고,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서울의 8강행을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최용수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셈이다.
 
서울은 올 시즌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1라운드 부산전에서 0-2로 패함에 따라 3승 1무 7패(승점 10)으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3위권 진입을 바라보기란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FA컵 우승을 통해 ACL 티켓을 획득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2020 하나은행 FA컵 16강전 (2020년 7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하나시티즌 1 – 4분 바이오
FC서울 1 – 81분 박주영
 
*FC서울, 승부차기 4-2승
 
선수명단
대전 3-4-3/ 김근배/ 이지솔, 구본상 (46'채프만), 이정문/ 황재훈, 박진섭, 조재철, 이슬찬/ 김세윤, 바이오 (69'안드레), 박용지 (79'정희웅)
 
서울 3-5-2/ 유상훈/ 윤영선, 김남춘, 오스마르/ 김진야, 알리바예프, 주세종 (73'한찬희), 고요한, 고광민 (113'김원식)/ 윤주태 (63'윤종규), 조영욱 (46'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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