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9경기 무승의 극심한 부진에 빠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완섭 감독이 28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인천 구단이 밝혔다.

개막 9경기 무승의 극심한 부진에 빠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완섭 감독이 28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인천 구단이 밝혔다. ⓒ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2020시즌 개막 이후 9경기 연속 무승(2무 7패)의 부진에 빠지며 리그 최하위(12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과의 9라운드에서도 패배하며 7연패에 빠진 직후에는 임완섭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임했다. 개막 이후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팀은 인천이 유일하다. 시즌의 1/3이 지난 현재 인천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강등 1순위다.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상철 전 감독의 '깜짝 복귀설' 해프닝도 있었다.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명예감독은 최근 구단 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 현장 복귀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며 차기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결국 구단은 29일 공식 발표를 통하여 유 감독이 아직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논의를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애초에 유 감독이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었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유 감독은 엄연히 환자다. 다행히 최근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프로 감독직은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버티기 힘들만큼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자리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경기중 실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 감독이 만일 현장에 복귀했다가 건강이 나빠지기라도 했다면 본인의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구단에게도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을 것이다.

유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반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뒤 췌장암 투병을 하면서도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키는 공을 세웠다. 많은 팬들이 당시 유상철 감독이 인천 선수단이 보여준 눈물의 투혼에 감동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처음부터 이런 드라마 자체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 

상식적이라면 유 감독은 췌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 바로 감독직을 내려놓고 투병에 전념했어야했다. 다행히 운좋게 결과가 좋았으니 투혼이나 미담으로 미화되었지만, 만일 결과가 나빴다면 인천은 아픈 감독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더구나 지난 시즌 극적인 1부 잔류의 드라마에만 젖어있는 사이, 인천은 또 한번 대대적인 변화의 타이밍을 놓쳤다. 투병중인 유상철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늦어도 1부리그 잔류가 확정된 시점에 다음 시즌에 대한 신속한 준비에 나섰어야했다.

그러나 인천이 준비를 시작한 건 지난 1월초였고, 심지어 후임 임완섭 감독이 선임된 것은 2월이 되어서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리그 개막이 늦춰지는 변수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다른 구단에 비하여 시즌 준비가 뒤쳐졌다.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를 감안해도, 지난 시즌 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갈 만한 전력보강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임완섭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인천 구단 역사상 최단명 감독이자,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물러난 사령탑이라는 오명을 안게됐다. 그러나 인천의 진짜 문제가 단지 감독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인천은 2003년 창단 이후 2대 장외룡 감독을 제외하면 2년 이상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전무하고, 역대 감독 10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시즌 중에 물러나는 수모를 겪어야했던 감독의 무덤이기도 하다. 승강제 도입 이후 한두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현재 새 감독을 물색중이다. 하지만 감독보다 더 시급한 것은 부족한 선수단의 보강이다. 지난해 인천이 후반기 극적 반등에 성공한 것은 단지 유 감독의 역량만이 아니라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8명의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대거 보강했기 때문이다. 

역시 성적부진에 빠져있는 경쟁팀들이 여름이적시장 전에도 외국인 선수 교체나 긴급 임대 등을 통하여 발빠르게 전력을 수혈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인천은 가뜩이나 빈약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더디다. 늘 시즌 초반부터 뒤쳐져서 경쟁팀들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인천의 매시즌 패턴과도 비슷하다. 매년 이런 식으로 구단을 운영하면서 강등만 피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당장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다. 예년보다 경기수가 줄어들며 만회할 기회도 적어진 올시즌, 인천에는 어느 때보다 강등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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