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살아있다 >에서 유빈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영화 < #살아있다 >에서 유빈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 솔트엔터테인먼트

 
이미 찍어놓은 영화도 코로나19로 개봉이 밀렸고, 이 영화 역시 개봉 시기를 두고 우려가 있었다. 근 3년 만에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박신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살짝 기대하는 듯 보였다. "(좀비) 장르물이지만 사람의 감정 변화, 누군가를 만났을 때 품게 되는 희망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박신혜는 인터뷰 자리에서 한껏 의욕을 드러냈다.

< #살아있다 >가 박신혜에게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일종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재밌는 작업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도시 전역에 퍼진 뒤 겨우 살아남게 된 유빈을 맡은 그는 "뭔가 변화를 노렸다거나 욕심을 부리기보단 조금 더 장르적 재미를 전하려 했다, 제겐 환기가 될 수도 있는 작품"이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에게 쉼이 된 이 영화

"저의 성장이든 변화든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게 크기에 지금 이 시기가 그래도 적합할 것 같긴 하다. <콜>을 촬영하며 에너지를 쏟아 부은 이후 즐겁게 촬영할 생각을 하다가 < #살아있다 >를 만났다. 제가 지금까지 본 좀비물과 달리 신선하게 다가오더라. 어렵게 생각하진 않았다. 유빈은 캔디형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 상황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하나씩 헤쳐나가는 캐릭터다."

 
 영화 <#살아있다> 장면

영화 <#살아있다>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힘을 뺐고, 즐겁게 촬영했다고는 하지만 박신혜는 이 영화에서 4층 높이 난간에서 로프를 타고 하강하는 등 여러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스태프분들, 무술팀에서 잘 알려주셔서 다치지 않고 재밌게 마쳤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그가 답했다. 외려 박신혜는 < #살아있다 >가 지닌 장르적 장점과 본인이 경험한 신선함을 강조했다.

"(설정상 상대 배우와 떨어져 있고, 영화 중후반부부터 등장하는 게) 사실 어색하긴 하다. 배우입장에선 상대 눈을 보고 감정을 느끼며 호흡을 주고받는 게 편한데 오로지 목소리만 듣고,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상상으로 연기한다는 게 좀 어색하게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현장 편집본을 수시로 받아 확인하면서 맞춰 나갔다. <콜>도 전화 통화로 이뤄지는 장면이 많아서 이 영화 역시 어렵진 않았던 것 같다.

제가 영화 <터널>을 보고 나서 차에 꼭 물을 넣어두는 습관이 생겼다(영화는 터널이 무너지며 오랜 기간 제한된 물과 음식으로 생존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기자 주). 개봉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두세 병은 차에 꼭 둔다. 이번엔 집에 로프를 둬야 하려나(웃음). 혼자 살다 보니 냉동식품도 좀 있다. 요즘 아이스 고구마 시켜 먹는 재미에 빠져있다." 


동료 의식에 대해

이 영화가 그에게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유아인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2003년에 데뷔,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에서 성장했다. 작품으로 처음 만났음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폭이 넓었다고 한다. 유아인은 < #살아있다 >에서 각종 IT 장비에 능숙한 준우 역을 맡아 박신혜와 호흡했다. 

"또래기도 하고, 작업하면서 동료 의식도 많이 느꼈다. 밥 먹으면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도 하는데 제게 붙은 수식어를 언급하면서 그걸 얻기까지 인간 박신혜가 없는 삶을 살았겠구나 말하더라. 인상 깊었다. 10대 초반부터 배우로 서기 위해 살다가 인간 박신혜로 (잘) 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겠구나 얘기하는데 뭔가 가슴이 되게 저미더라. 인정받는 느낌이랄까. 그 고생을 알아준다는 건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면 잘 이해 못 할 텐데. 그게 좋았다. 힘도 많이 얻었고.

(유아인과 멜로로 다시 만나면 어떤지 묻자) 저도 궁금하다. 유아인씨가 워낙 <밀회>나 <시카고 타자기>에서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였으니까. 제가 만약 같이 멜로를 하게 되면 유아인씨 상대 중 처음으로 연하인 배우가 아닐지 싶다(웃음)."


동시대 활동 중인 1990년대 또래 배우들을 두고 박신혜는 "각자 자리에서 충실하게 하시는 분들을 보며 존경스럽다"며 "대부분 10대부터 일했을 텐데 10년 넘게 한 직업을 가진 여러 배우들을 잊지 않고 사람들이 기억해주신다면 그게 바로 과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 말했다. 

 
 영화 < #살아있다 >에서 유빈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영화 < #살아있다 >에서 유빈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 솔트엔터테인먼트

 
그 말은 바로 박신혜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8년 전 <7번방의 선물>로 만났을 당시 그는 기자에게 "다른 또래 스타 배우처럼 크게 주목받지 않아도 느리지만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데뷔 17년인 그에게 물었다. 여전히 그 생각이 유효한지.

"그때와 지금의 절 비교하면 완벽하게 그 말을 잘 실천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런 시간을 겪으며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늘 아쉽고 부족한 부분은 있기에 걱정은 있을 수밖에 없더라. 당장 내일 내게 어떤 일이 생길까, 어떤 사건에 휘말리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진 않을지 말이다. 내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겠더라. 작품 또한 제가 선택하는 것이고, 아쉬움이 있겠지만 후회는 하지 않도록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도 드라마 찍으면서 멍이 많이 들었는데 그런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웃음). 물론 실제 저와 작품 속 제 모습,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괴리는 있는데 그 간극을 좁혀야겠다는 생각은 굳이 하진 않는다. 작품 속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나라는 사람은 나대로 잘 지켜나가고 싶다. 팬분들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방법으로 충족시킬 수 있게 노력해야지."


강원도 양양으로 서핑하러 가기, 집에서 고양이와 시간 보내기. 배우 박신혜의 충전법이다. 인터뷰 말미 동석한 다른 기자가 최태준과 교제 상황을 물었고, 박신혜는 "공개연애의 어려움이 바로 이런 건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만나고 싶다"며 "근데 이 얘기만 쏙 뽑아서 기사화하지 말아달라. 1시간 내내 영화 이야길 했는데 이걸로만 내보내면 속상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대부분의 기사가 영화 얘기보단 그의 연애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긴 하다. 그의 바람대로 연애 얘기로 도배하기보단 그에 대해 분명히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건 어떨까. 박신혜는 여전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자신의 삶 또한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 #살아있다 >는 바로 박신혜의 현재이며,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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