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로드 투 킹덤> 영상 발췌

Mnet <로드 투 킹덤> 영상 발췌 ⓒ Mnet

 
목요일 밤이면 Mnet에서 대결구도의 음악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송된다. 그중 하나인 <로드 투 킹덤>은 지난 18일 막을 내렸고 <굿걸>은 절정을 향해 순항 중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앞서 언급했듯 대결구도를 포맷으로 취한다는 것이고, 다른 점은 <로드 투 킹덤>은 출연한 일곱 팀이 각기 경쟁하는 구조인 반면 <굿걸>은 각각의 가수들이 '굿걸'이라는 임의의 팀을 만들어 매회 바뀌는 상대팀과 경쟁하는 1:1 팀전 구조라는 것이다. 

먼저 <굿걸>을 보면 이전에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나 <쇼미더미니>가 떠오른다. 에일리, 효연, 제이미 등 힙합 장르가 아닌 다른 음악을 하는 뮤지션도 꽤 많이 출연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힙합스러운 느낌이 풍긴다. 그래서인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에는 <언프리티 랩스타>처럼 '센 캐릭터'들이 모여 서로를 디스하는 무차별한 경쟁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방송은 서로를 응원하는 훈훈한 경쟁에 가깝게 그려지고 있다. 
 
 Mnet <굿걸> 영상 발췌

Mnet <굿걸> 영상 발췌 ⓒ Mnet

 
대결 프로그램이고 예능이라는 특성상 "우리 팀이 당연히 이기죠"라는 자신감 넘치는 멘트는 많으나 상대방 팀의 무대를 보고 "별로였다", "우리 팀보다 못하다" 등의 깎아내리는 평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로 상대팀의 무대가 좋았다면 좋았던 점, 훌륭했던 점을 상세히 언급하며 서로를 칭찬하는 인터뷰가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Mnet 대결 프로그램의 기존 이미지와 달리 순해졌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각자 자신의 무대에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임한 자신에게 그리고 경쟁하는 상대팀의 혼신의 무대에도 진심어린 박수를 쳐줄 수 있는 태도가 엿보였다. 이런 선의의 경쟁은 <로드 투 킹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저렇게 착한 경연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더보이즈, 펜타곤, 온앤오프, 베리베리, 원어스 등 출연 팀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흔히 쓰는 말로 '리스펙트'의 좋은 예였다. 
 
 Mnet <굿걸> 영상 발췌

Mnet <굿걸> 영상 발췌 ⓒ Mnet


<로드 투 킹덤>의 후속 프로그램인 보이그룹 대전 <킹덤>에 합류할 단 한 팀은 더보이즈로 결정났다. 더보이즈 멤버들은 최종 우승 트로피를 안고 펑펑 울며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7팀 모두 성장했고, 멋있는 무대를 자주 보여준 것 같다. 여기 있는 모든 팀이 K팝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 소감을 말하는 더보이즈 멤버 중 선우가 한 말은 경쟁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여기 나온 팀들에게, 저희에게 처음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앞에서든 뒤에서든 그게(경쟁과 순위가) 저희의 가치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대를 할 때, 그때 일곱 팀의 가치가 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무대를 하겠다." (선우)
 
 Mnet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 보이즈의 선우.

Mnet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 보이즈의 선우. ⓒ Mnet

 
우승을 차지했다고 1등으로 가치 있고, 준우승을 차지했으니 2등으로 가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에선 보통 그렇게 가치가 매겨진다. 선우는 그런 맹목적 경쟁의 무가치함과 진정한 우승의 본질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으로 진정한 무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줬다.
 
비록 3위를 차지했지만 예술적인 무대들을 꾸린 펜타곤 역시 이기고 지는 것, 경쟁이란 것의 껍데기, 왕관의 무의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말이 아닌 노래로서 이 메시지를 전했는데, 바로 멤버 후이가 만든 곡 '바스키아'를 통해서다. 

"난 새로운 바스키아 그 누가 날 내려 봐/ 의미 없는 왕관 빛이 보이다 내려놔/ 빛나는 대자연의 View/ GOD bless you/ 대답을 찾아서 날아올라 Sky high"

이 가사에서 보이듯, 경쟁에서의 우승을 상징하는 왕관을 향해 '의미 없는 것'이라고 칭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대자연과 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들의 치열하고 피 튀기는 싸움은 정말 의미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정으로 중요한 건 '자신만의 대답'을 찾아서 날아오르는 것이다.
 
 <로드 투 킹덤> 최종회에서 '바스키아'를 부르는 펜타곤

<로드 투 킹덤> 최종회에서 '바스키아'를 부르는 펜타곤 ⓒ Mnet

 
후이는 이 곡에 대해 "경연을 하다 보니 이런 곡을 해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서 "추구하는 음악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신념을 담은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펜타곤의 '바스키아' 무대의 끝에는 이 곡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떴다.
 
"나는 시대가 만들어낸 시선에 저항한다. 나의 왕관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쓴다."

지금도 TV를 켜면 왕관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여기저기서 한창이다. 그렇지만 왜 이기고 싶은지 최소한 그 이유를 스스로 명확히 정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간절함으로 경쟁에 참여하는 상대편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 땀들에 박수쳐줄 수 있는 태도가 결여돼 있다면 경쟁은 그야말로 천박한 싸움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 보이즈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 보이즈 ⓒ 크래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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