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준영. 사진은 2019년 3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 ⓒ 이희훈

 
집단 성폭행 및 불법촬영·유포 혐의로 기소된 가수 정준영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12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는 준강간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것에 비해 1년 감형된 것.

지난 7일 피해자와의 합의를 이유로 선고 기일 연기를 신청한 정준영은 선고 전까지 결국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되지 못한 사정이 있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해서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정준영과 함께 여성들을 수차례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FT 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은 징역 2년 6월을 받아, 1심에서 받은 징역 5년에 비하면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앞서 지난 6일 최종훈은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고 이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재판부는 최종훈에게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합의된 사정을 고려하여 어떻게 형량을 정할지, 양형기준을 두고 많은 고심을 했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라면서도 "최종훈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씨 징역 4년, 버닝썬 MD 김씨 징역 4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를 받는 FT아일랜드 최종훈이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3.16

최종훈. 사진은 2019년 3월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연합뉴스

 
정준영, 최종훈과 함께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의 회사원 권아무개씨와 강간 추행 및 강간 미수 혐의를 받은 연예기획사 직원 출신 허아무개씨는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 징역 9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준강간과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의 클럽 버닝썬MD 김아무개씨에게는 원심에서 1년 감형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김아무개씨 역시 6일 피해자와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형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된 사정이 있었지만, 양형은 합의된 부분에 한정하여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최종훈을 포함한 이들 5명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같은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한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8개월여간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알리고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십여 차례에 걸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검찰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정준영에게는 징역 7년, 최종훈에겐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으며 보호관찰 처분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는 모두 기각했다.

카카오톡 증거 배제 관련, "모든 증거 위법하다 보기 어려워"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의 증거능력 배제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정준영은 앞서 피고인의 동의 없이 휴대폰 내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이 복원돼 수사기관에 전달됐다며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니 증거능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최초 수집단계에서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증거를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이날 검은 정장을 입고 법정에 선 정준영은 담담하게 재판에 임했다. 감형된 형량을 들은 뒤 고개를 꾸벅 숙이고 법정을 나섰다.

한편 최종훈은 지난 3월 불법 촬영 및 유포, 뇌물공여 의사표시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으며 지난 3월 27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최종훈은 당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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