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의 영화단체들이 8일 오전 부산시의회 앞에서 블랙리스트 원흉 서병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울과 부산의 영화단체들이 8일 오전 부산시의회 앞에서 블랙리스트 원흉 서병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서병수 후보 퇴츨 부산시민본부 제공

 
영화계가 21대 총선 부산진갑에 출마한 서병수 후보에 대해 블랙리스트의 원흉이라고 비판하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서병수 후보가 부산시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중단 압박으로 부산영화제 사태를 촉발한 이후, 영화계의 반감이 총선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부산독립영화협회 등이 참여한 '블랙리스트 원흉 서병수 후보 퇴출을 위한 전국영화인과 부산시민본부'(이하 부산시민본부)는 8일 오전 부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랙리스트 원흉을 다시 국회에 보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해 발행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백서'에는 당시 부산시장이던 서병수가 <다이빙벨> 상영 이후 어떻게 부산국제영화제를 괴롭혀왔는지가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며 "이미 그 전부터 잘못된 문화 행정을 통해 부산의 문화판을 어지럽혀 오던 서병수가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블랙리스트 범죄의 적극적인 실행자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산이 만들고 키워 온 부산국제영화제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원해야 할 시장이었던 서병수는 오히려 영화제의 자율성을 부정하고 독립성을 훼손했으며, 더 나아가 영화제를 죽이는 데에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민들은 서병수의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고,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과 영화제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지지해줌으로써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이슈거리이자 국제적 연대의 중심지가 되었다"며 "부산지역 문화판을 이렇게 난장판으로 몰아가고, 블랙리스트라는 만행을 저질렀던 장본인인 서병수는 이미 지난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시민들의 심판을 받았다"고 지난 과정을 강조했다.
 
부산시민본부는 "이제 조용히 자신을 성찰하며 평범한 한 시민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자가 이름만 바꾼 정당 가면을 쓰고 부산지역의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서 "이미 모든 진실을 목도한 바 있는 시민들은 이렇듯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치열하고 지난하게 이어진 '부산국제영화제 블랙리스트 사태' 속에서 쉼 없이 울려 퍼진 시민들의 분노에 찬 외침이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 생생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박찬욱·정지영 감독, 김의성 배우 등 650명 동참
 
이날 성명에는 박찬욱 감독, 김의성 배우, 정지영 감독, 정진우 감독 등 국내외 영화인 650명이 서명했다. 보수 원로영화인 정진우 감독은 "지난 부산영화제 사태 당시 서병수 시장에게 영화제를 건들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더라"며 "영화인들의 뜻에 동감해 서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명에 참여한 영화인들은 "한국영화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든 박근혜 정권에서 부산영화제를 탄압했던 인사가 국회에 진출한다면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7년 부산영화제 당시 야외무대 행사에서 서병수 시장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영화인들

지난 2017년 부산영화제 당시 야외무대 행사에서 서병수 시장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영화인들 ⓒ 부산영화제

 
서병수 후보는 부산시장 재임 내내 부산영화제 사태로 영화계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다이빙벨> 상영 중단 압박을 가했던 2014년 부산영화제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봉준호 감독은 "서병수 시장이 영화제의 생리나 프로그램 운영 과정을 잘 모르셔서 실수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명가 식당에서 육수의 어떤 재료를 빼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17년 부산영화제 폐막식에서는 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한 박배일 감독이 단상에 올라 "2014년도에 한 정치인이 제가 가장 사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치적으로 훼손하고 왜곡시키고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안겼다"며 "그 분이 이 자리에 와 계시는데, 서병수 시장은 당장 사과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부 영화인들은 당시 사과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애초에 부산지역 영화인들 중심으로 입장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서울지역 영화인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면서 참여단체 수가 확대됐다. 부산지역 영화계 관계자는 "이번 주말 오후에 서면 등지에서 피켓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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