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막을 내린 KBS 2TV <해피투게더 4>의 한 장면

지난 2일 막을 내린 KBS 2TV <해피투게더 4>의 한 장면 ⓒ KBS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4>가 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해투>는 앞서 '쟁반 노래방', '보고싶다 친구야', '사우나 토크', '야간 매점'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한 토크 예능으로 목요일 밤을 20년 가까이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이후 점차 부진에 빠지더니만 2018년 10월부터 진행된 시즌4에선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1.8% 2020년 3월 5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결국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KBS 측은 2~3개월 가량의 휴식과 재정비를 거쳐 유재석과 더불어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해투 4>의 퇴장을 살펴보면, 특색없는 토크 예능의 퇴조와 더불어 지상파 방송국의 안이한 기획력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능력있는 예능인 모아도 제대로 활용을 못할까?  
 
 지난 2일 막을 내린 KBS 2TV <해피투게더 4>의 한 장면

지난 2일 막을 내린 KBS 2TV <해피투게더 4>의 한 장면 ⓒ KBS

 
<해투>의 위험 신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감지되었다. 당시 동시간대 경쟁작 SBS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자기야>에 밀리면서, 2015년 말에는 이삿짐 센터 형식을 취하고 초대 손님 1인의 각종 집안 물품을 놓고 사연과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식으로 살짝 변주도 시도했다. 그런가 하면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등 일명 '조동아리' 개그맨들로 2부를 채워 진행하는 등 나름의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크 예능의 퇴조 분위기를 막기엔 이것 만으론 역부족이었다. 2018년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에 화제성을 빼앗기더니만 지난해와 올해 들어선 동시간대 열풍을 몰고온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인기에 완전히 눌리고 말았다. 

시즌3 막판엔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수상자가 무려 3명(유재석, 전현무, 김용만)이나 고정 출연할 만큼, <해투>엔 분명 능력과 인기를 겸비한 유명 예능인들이 항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이 출연 중인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 비해 웃음의 강도, 재미는 크지 않았다.

KBS가 최고 인기 예능인을 놓고도 예전 토크 예능의 울타리에 가둬놓고 있을 무렵 케이블과 종편은 각각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JTBC <슈가맨> 시리즈 등 유재석의 능력치를 최대한 이용한 신규 예능을 성공리에 안착시켰다. 

MBC는 <무한도전>의 유효성이 떨어지던 순간 과감히 종영을 결정하고 각종 실패 예능으로 혼란기를 겪은 후 <놀면 뭐하니>로 멋지게 부활했다. 또 SBS는 어느 정도 부침은 있었지만 <런닝맨>을 중심에 두고 추리 버라이어티 <미추리> 시즌1, 2로 새로운 실험을 진행해 봤다. KBS에선 유재석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보려는 움직임을 찾기 어려웠다. 지난 2014년 <나는 남자다>가 없진 않았으나 이는 기존 토크쇼 예능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드한 분위기의 KBS 예능... 혁신은 가능할까? 
 
 <해피투게더 4>는 토익, 다이어트 도전 등으로 변주를 시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해피투게더 4>는 토익, 다이어트 도전 등으로 변주를 시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 KBS

 
현재 KBS 예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표면적으론 무난해 보인다. 여전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타 방송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지난해 말 선보인 예능 대부 이경규의 <개는 훌륭하다>, <편스토랑> 등은 예상 밖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살림하는 남자2>, <옥탑방의 문제아들> 역시 쏠쏠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에선 일정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상당 부분 젊은 감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중장년층 선호 소재와 내용에 국한되다보니 tvN, JTBC 마냥 최신 예능 흐름을 주도한다는 느낌은 갖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이와 비교해보면 <해투 4>의 부진 및 종영은 기존 성공 사례와 달리 KBS의 의도와 180도 다른, 가장 안 좋은 결과물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타 프로그램마냥 중장년 시청자들이 흥미를 갖고 지켜 보는 것도 아니기에 현재의 <해투4>는 이도저도 아닌 프로그램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일단 <해투> 측은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 등을 계속 중심에 놓고 차기 시즌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일정 기간 재정비의 기회를 얻은 만큼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획기적인 기획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그냥 이름만 살짝 달라진 기존 예능의 답습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듯하다.

시청자들을 잃어버리는 건 한 순간이지만 이를 다시 불러 모으는 건 더욱 힘들어진 게 요즘 방송의 현실임을 감안하면 시즌4의 실책을 거울 삼아 준비 단단히 하고 돌아와줘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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