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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채진석 배우, 이수인 연출, 배훈 배우.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채진석 배우, 이수인 연출, 배훈 배우. ⓒ 서정준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젊은 피 셋이 뭉쳤다.

지난 3월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강만식 역의 배우 채진석, 병구 역의 배우 배훈, 이수인 연출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작품에서 커리어를 쌓다 이번 <지구를 지켜라> 삼연에서 연출로 데뷔하는 이수인 연출은 채진석, 배훈 배우와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서부터 합을 맞췄다. 두 사람의 데뷔작이었던 <어나더 컨트리>에서는 협력 연출로서 함께했고 특히 배훈 배우는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까지 포함해 세 작품째 연이어 이수인 연출과 함께하고 있다.

오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되는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과거 컬트 명작으로 불린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극화한 작품이다.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 강만식과 그에게서 지구를 지키려는 병구의 사투를 담은 오리지널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 무거운 메시지가 이 공연에서도 그대로 녹아들었다. 병구 역에 박영수, 배훈, 황순종, 김지웅, 만식 역에 김도빈, 양승리, 이지현, 채진석, 순이 역에 조인, 김벼리, 추형사/멀티 역에 육현욱, 김철윤, 김의담이 출연한다.

이수인, 채진석, 배훈 세 사람은 자리에 들어오면서부터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도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셋의 유쾌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 글로 옮겨봤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채진석, 이수인 연출.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채진석, 이수인 연출. ⓒ 서정준

 
 - 반갑습니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가 3년 만에 삼연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어요. 작품에 참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채진석(이하 채): "저는 영화보다 연극을 먼저 알게 됐어요. 친구(샤이니 키)가 3년 전에 이 공연을 했거든요. 그때 재밌게 연극을 봤는데 이번에 직접 참여하게 돼서 긴장도 하고 떨렸죠.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많이 배우면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배훈(이하 배): "저는 반대로 영화를 먼저 알았고, 공연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공연을 함께하면 많이 배울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첫 주연이라는 점에 대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걸 이겨내 보자는 마음으로 연습에 들어갔죠. 그리고 공연 올라가면서 무척 좋은 느낌이에요. 공연 자체가 가진 에너지가 좋고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서로 재밌는 에너지를 주고받고, 관객분들도 그렇게 봐주신다고 하더라고요. 무척 좋아요."

이수인 연출(이하 이): "저는 조연출로서 초, 재연을 했어요. 영화도 너무 좋아했고 연극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다. 재밌을 거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초재연부터 참여했었는데 이후 3년 동안 공연되지 않아서 언제 다시 하나 했죠. 그런데 너무나도 감사하게 삼연 올라가며 제게 연출이란 직책을 주셔서 무게감이나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데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고 잘 아는 작품이라는 마음, 좋아하는 친구들과 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삼연에 참여하는 배우는 (양)승리, (김)벼리, (김)철윤 배우 빼곤 같이 했던 배우예요. 일단 가장 먼저 연락한 건 육현욱이고요(웃음). (박)영수 (김)도빈도 친한 친구라서 함께 하자고 연락했어요. 기존에 해왔던 이 친구들이 제가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으면 '이거 이러면 좋겠다', '옛날엔 이렇게 했었다'며 다시 한번 짚어주며 장면을 살리기도 했어요. 신인은 신인대로 기존 배우들은 기존대로 합이 좋다고 생각하게 됐고 거기서 저도 도움을 받았죠. 저희 처음 모인 날에도 '저도 처음이기 때문에 많이 도와달라'고 이야기했거든요. 덕을 봤죠(웃음)."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채진석..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채진석.. ⓒ 서정준

 
 - 이야기한 대로 오랜만에 돌아온 삼연입니다. 초재연과 비교했을 때 캐스팅 외에도 작품 자체가 변화된 부분이 있을까요?

: "이번에 삼연 준비하기 전에 영화를 다시 한번 봤어요. 영화 정말 너무 좋더라고요. 잘 만든 수작이라서 연극도 영화랑 최대한 비슷하게 가고 싶었어요. 초재연 때는 병구가 직접 살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런 걸 많이 가리면서 진짜 얘가 미친 걸까 정의로운 걸까? 그걸 관객들이 판단하실 수 있게끔 많이 열어놓으려고 했어요. 일단 가장 큰 게 병구의 직접적인 살인이 빠졌고,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정말 병구가 하고 싶었던, 병구의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도 새로 만들게 됐어요."

: "재연에서 상황을 표현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삼연은 좀 더 재밌는 요소가 늘어난 것 같아요."

: "저는 초연 대본을 먼저 읽었는데 대본에서부터 느껴지는 무게감이 컸어요. 대사나 분위기에서 진지하고 어두운 면이 많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연습할 때도 그런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만들어가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공연하는 배우들이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었고, 메시지도 담아가고요. 저는 이번 공연에서 제일 좋았던 점이 연출님께서 처음에 말씀하시길 '이번엔 병구가 아무도 죽이지 않을 거야.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거야' 라고 하신 거에요. 영화 볼 때도 고어한 장면에 약했거든요."

: "그리고 캐릭터적인 변화도 있었어요. '순이'가 이전에는 좀 병구의 부속물처럼 보였다면 변화를 시도해서 좀 더 병구와 만식이 외에도 캐릭터의 비중을 높였어요. 이젠 정말 조력자가 된 느낌이에요. 병구가 만식에게 극 후반에 설득당해서 고민하는 지점이 있는데 거기서 순이가 물파스를 주며 '오빠가 지구를 지켜야 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 "거기서 자꾸 눈물이 나요. 저번에는 (조)인 누나가 물파스를 주는데 둘 다 울컥했어요. 그 순간이 너무 슬픈 거에요. 병구는 만식의 이야기를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지만, 너무 맞는 이야기 같아서 혼란스러워해요. 그런데 순이가 다가와서 물파스를 주며 '오빠가 지구를 지켜야 해' 그런 용기를 주는 과정을 느끼니까."

: "저는 그 장면을 연기할 때 무척 좋아해요. 이제 나갈 수 있다 싶죠(웃음). 그 장면의 연설이 너무 길고 힘들어서 부담이었거든요."

: "만식이는 그 신이 백미고 그걸 해내야 인정받죠(웃음).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아졌어요. 극이 가진 메시지 자체가 너무 묵직하기 때문에 풀어내는 건 좀 더 가볍게 하고 싶었거든요. '지구를 지켜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면 웃고 즐기면서도 나중에는 마음이 묵직해지는,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했어요. 극장도 작아지며 좀 더 아기자기해졌고요."

: "저는 근데 어두운 데서 잘 보여서 극장 맨 뒷줄까지도 잘 보이거든요(웃음). 지인들이 와서 보고 그러면 저는 어디 앉아있는지 다 보여요."

: "너무 가까워서 부담스럽진 않나?"

: "저는 하나도 안 보여요. 저만 잘하자 싶어요(웃음)."

: "만식이는 관객이 보이면 대사에 집중하기 힘들어서 어려울 거 같아(웃음)."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채진석.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채진석. ⓒ 서정준

 
 - 삼연에서 대거 새로운 배우들을 기용했어요. 새로운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거기에서 연출의 디렉팅이 적극적으로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 "이 작품이 재밌는 게 대본이 정해져 있지만 똑같은 대사를 읽어도 자기 성격이 정말 나오나 봐요. 네 명의 병구가 다 다르고 네 명의 만식이 다 달라요. 그래서 '캐릭터를 이렇게 만들어'라고 할 필요가 없었어요. 이미 제가 보기엔 각자의 캐릭터가 나와져 있었거든요. 저는 그래서 '이 장면에서 중요한 건 이거야', '여기선 이게 꼭 찍혀야 돼' 그런 디렉팅만 주고 캐릭터는 '본체(배우)'의 성격이 자연스레 묻어나왔다고 생각해요. 특히 (채)진석 배우 같은 경우에는 '너답게 해. 그럴 때가 제일 재밌어'라고 많이 이야기했어요. 팬들은 모르는 무대 밖의 어떤 '본체'를 자연스럽게 꺼내 보라고 했던 거 같고요. (배)훈 배우는 노력, 연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대본에 대사만 담는 게 아니라 직접 달팽이관 그런 그림도 그려놨어요."

: "'굳이'긴 한데 그런 달팽이관의 모양, DNA 구조 등등을 다 그려놨어요. 그럼 관련된 대사를 할 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 "진짜 병구의 노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병구가 외계인 연구할 때 써놨던 것처럼요. (채)진석이는 사실 애드립에 능한 배우는 아니에요. 모든 상황이나 요소를 숙지한 상태에서 내 캐릭터에 맞게 하기 위해 리액션을 고민하고, 그런 부분까지도 대본에 자세히 적어두는 타입이죠. 그렇게 텍스트를 자기에게 체화하기 위해서 스스로 습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아요."

: "어떤 장면을 연습하거나 질문할 때 그런 목적들을 잘 알려주시면서 캐릭터에 대한 구축은 자유롭게 두셨어요. 덕분에 각자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려 했죠."

: "'병구는 이래야해' 그런 건 없었어요. 좀 더 여리고 감성적일 수도 있고 더 미쳐서 날뛸 수도 있고, 열심일 수도 있고요. 그런 건 정말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 "그래서 좋았던 게 각자 다른 매력들이 많아서 오히려 시너지가 많았던 거 같아요. '저 배우는 저렇게 하네. 재밌다'. 이런 식으로 보면서요. 내가 부족한 걸 남들에게 그렇게 찾아서 갖고 오기도 하고 제걸 보고 누가 또 영향받기도 하고요."

: "지금 저희의 장점이라면 배우마다 컬러가 다르기 때문에 4명의 배역이 누구끼리 붙는지에 따라서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좋은 점이 아닐까 싶어요."

: "저는 캐릭터 잡을 때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웠어요. 초재삼연 강만식 중 제가 가장 어리거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도 했고 영상도 보고 연출님과 이야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좀 연습이 느린 타입이거든요(웃음). 연출님께서는 제 본모습을 아시니까 너답게 하라고 하시는데, 오히려 부담스러웠어요. 다른 사람들은 캐릭터를 잡아간데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제 역할이 다 숙지 되니까 그 이후부터는 저다운 모습이 나왔어요. 지금은 큰 틀이 있지만, 공연을 올릴수록 계속 더 새로운 모습이 찾아지는 거 같아서 재밌어요."

: "상대역이 바뀔 때마다 재밌어요. 정말 많은 조합이 나오는데 그중 한 명만 바뀌어도 분명 분위기가 달라져요. 공연의 메시지는 유지되지만, 에너지가 바뀌는 재미가 있어요. 선배님들은 사실 훨씬 여유롭게 하시는데 저희는 아직 구력도 부족하고 하니까 연습할 때는 당황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무대에서는 그것조차 재밌더라고요."

: "(김)도빈 배우는 극 후반에 외우는 주문을 병구 역 배우에게 비밀로 해요(웃음)."

: "오늘 진석이도 저한테 안 알려줬어요(웃음)."

: "전 그동안 대본에 있는 주문을 했는데 오늘은 다른 걸 해보려고요."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채진석.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채진석. ⓒ 서정준

 
 - 이쯤 다른 질문을 던져볼게요. 영화가 워낙 명작으로 평가받지만, 2003년 작품인 만큼 동시대성에서는 어떨까요. 하다 못해 스마트폰만 해도 2000년대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 지금 사람들이 느끼는 건 아주 다르거든요. 물론 '옛날 이야기'로 갈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공감 형성이란 관점에선 어려울 수 있잖아요. 관객들의 눈높이나 시대적 변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 "어떤 장면에서 고민했냐면 병구의 회상, 전사를 설명해야 할 때 원작에서 병구의 아버지는 탄광촌 광부였고, 그런 배경이 지금 분위기랑 좀 안 맞은 것 같긴 해서 그런 부분들에 조금 손을 대려고 했어요. 그래서 병구가 스물다섯으로 나오니까 지금 시대로 보면 1996년생이에요. 병구 역 맡은 김지웅 배우도 25살이거든요. 그래서 '너 고등학교 때 기합받았었니?' 그런 극 중 상황에 관한 걸 물어봤어요.

이런 식으로 시대성을 고려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 외에 메시지의 시대성으로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사회적 약자나 사회의 부조리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보니 차별과 불평등, 부조리, 그런 것들이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도 '돈이면 다 되는' 건 반대로 시대가 변해도 통하는 이야기거든요. 오히려 그때보다 심해진 것도 있고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부분들이어서 작품에서 핵심적인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 "이야기의 사실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변화가 좀 있지만, 원작 영화가 원래 '시대를 잘못 만난 명작'이라잖아요. 그게 확 와닿았던 게 제가 영화를 볼 때도 여전히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더라고요. 시대를 넘어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옛날엔 메시지가 너무 많이 담겨있어서 어렵지 않았나 싶어요."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 서정준

 
- 공연 보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오는 게 좋을까요. 보지 않는 게 좋을까요.

: "상관없을 거 같아요. 내용은 같지만, 표현방식이 너무 다르거든요. 영화를 모르고 보셔도 좋을 거 같고 보고 오셔도 이렇게 다르게 표현됐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새로운 느낌이구나 하실 것 같아요."

: "영화랑 다르다는 게 하나의 재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영화가 더 재밌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웃음) 어쩔 수 없죠. 더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연극을 더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그럼 연극 보시고 영화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웃음)."

: "연극은 지금 하고 있지만, 영화는 상영 중이 아니니까, 연극 먼저 보러 오세요."

: "참, 저희 경우에는 만식 역할 배우에겐 영화 보는 걸 추천하지 않았어요. 영화 속 만식이랑 지금 극의 만식은 너무 다르거든요. 오히려 백윤식 배우의 연기나 중년 남성의 강만식 캐릭터가 연극의 만식에게 영향을 줄까 걱정했죠."

: "저는 부모님들께 공연 보시기 전에 한번 보시고 오라고 했었어요. 제가 재연 때 경험으로 사전 정보 없이 극만 보면 잘 이해 안 됐던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영화를 보니까 제 만식이에 대한 혼돈이 생겼던 점도 있었어요."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배훈. ⓒ 서정준

 
 - 이렇게 셋이 인터뷰하는 건 이유가 있죠. 1년째 함께하고 있는 느낌은 어떤가요? 어떤 배우가 데뷔할 때부터 줄곧 한 명의 창작자와 같이 호흡을 맞추긴 쉽지 않은 일이에요.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저는 정말 연출님과 1년째 계속 보고 있는데요. 사적으로 함께했다기보단 일로 함께한 거잖아요. 보통은 같이 작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친해지진 않지만, 저희는 사적으로도 불편함 없이 잘 대해주셨고 그 덕분에 잘 이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 "저도 '어나더 컨트리' 하고 이번에 또 뵈어서 너무 편해요. 처음에는 사실 '이거 이렇게 어떻게 하죠? 이건 어떻게 풀죠?' 그런 이야기를 좀 어려워했거든요."

: "언제 어려워했어(웃음)."

: "아니에요. 정말이에요(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편하게 이거저거 많이 물어보면서 같이 하게 됐어요."

: "또 사실 배우랑 연출이 너무 친해지면 서로 가볍게 대할 수도 있어서 안 좋아질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없었어요. 저희가 친한 관계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작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생겼죠."

: "그러기엔 나이 차이가 좀 나죠(웃음). 다행히 이 친구들이 저를 많이 어려워하진 않았어요. <어나더 컨트리> 때 제가 협력 연출로 일하면서 갓 데뷔한 친구들을 많이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역할을 맡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 "사적인 자리에선 누나라고 할 정도로 친하지만, 일할 때는 무조건 연출님이라고 하고 딱 선을 긋거든요."

: "제 성격상 저는 이 친구들이 저를 편하게 대했으면 했어요. 조연출로 일을 할 때도 안 친한 사람에게 노트하기보단 친한 사람에게 하는 게 오히려 말하기도 편하거든요. 그게 오해를 덜 사게 설명할 방법이기도 하고요. 두 사람 모두 인성은 검증된 친구기 때문에 걱정은 없었지만요."

: "'인성이 검증됐다'는 중요한 워딩이 있네요(웃음). 꼭 실어주세요."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이수인 연출.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이수인 연출. ⓒ 서정준

 
 - 코로나19로 공연계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에요. 앞으로 공연 어떻게 올리겠다. 어떻게 봐달라 이런 각오나 의지를 담아서 한 마디 부탁합니다.

: "사실 무척 조심스러운 이야기에요. 공연을 보러오라고 하는 이야기나, 상황에 대한 것 자체가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워요. 그렇지만 너무 감사드리고 배우로서 저희가 준비한 걸 잘 보여드리는 게 그냥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 "그냥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하기 그런 상황인데, 그렇다고 저희가 멈추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도 최선을 다하며 무대에 있을 테니 이런 분위기를 잠시 떠나고 싶으실 때 자유롭게 와주시면 좋겠어요. 무대 위 배우는 네 명이지만 관객들과 함께하면 몇 명이 함께하는 극장이 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정말 아프지 않기 위해 늘 건강 챙기려고 하고 있어요."

: "사실 공연계가 엄청 어렵잖아요. 취소된 공연도 많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강행할 수 있는 건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리고 관객들께서 저희보다도 더 그런 부분을 신경 쓰시는지 알고 있어요. 본인이 이 공연 보러 왔다가 피해를 주지 않으시려고 오히려 더 걱정하시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저희도 극장에서 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관객분들은 공연 보시는 게 취미고 삶의 즐거움이잖아요. 그런 기회를 빼앗긴 상황에서 저희 공연 보러 와주시는 분들에게 그만큼 즐거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지구를 지켜라>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저도 잘 아는데 공연 볼 때 마스크 끼고 보시는 게 너무 힘든 거 아니까 그만큼 더 좋은 공연 보여 드리고 싶어요."

: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빵 터지게 만드는 공연이 요즘 많지 않거든요. 우리 공연 보시면서 즐겁게 웃으시고 좋은 느낌도 받아 가시면 좋겠어요."

: "웃음은 함께할 때 더 즐거운 거 같아요(웃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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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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