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은 너무 무섭다는 이유로 미국 도서관 협회가 금지한 앨빈 슈워츠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이다. 그 때문일까. '대체 얼마나 무섭기에'라는 호기심에 이끌리고, 낯선 크리처가 난무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판타지 공포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으며, <제인 도>로 공포 스릴러 분야에 일가견 있는 안드레 외브레달 감독이 연출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나 영화 <그것>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복고풍 느낌이 물씬 풍기는 1960년대 배경과 아웃사이더들이 사건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서사를 갖추고 있다. 어린시절 학원 괴담을 접해봤거나 담력 시험을 해봤던 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이미 성공한 콘텐츠와 비슷한 설정과 구조가 장점이면서도 단점이기도 하다.

저절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저주받은 책

세 친구 스텔라(조 마가렛 콜렛티), 어기(가브리엘 러시), 척(오스틴 자주르)은 핼러윈 밤을 즐기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동네 불량배 토미의 괴롭힘에 쫓기다 인근 자동차 극장까지 숨어들게 된다. 그러던 중 외지인 라몬(마이클 가르자)의 차에 타게 된다. 스텔라와 라몬은 마침 상영중인 조지 로메로의 영화 <살아 있는 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호감을 갖게 된다.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아직 끝나지 않은 핼러윈 밤. 아이들은 소문만 무성한 유령의 집, 사라 벨로스 저택으로 모험을 떠난다. 이 집은 19세기 제지공장으로 유명한 벨로스 가문의 흉가다. 그 집에선 일가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아직까지도 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곳에 살았던 사라는 벽을 통해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괴소문이 근원지다.

아이들은 집 구석구석을 탐색하던 중 사라의 이야기책을 발견하고, 스텔라는 호기심에 집으로 가져오게 된다. 스텔라는 호러 마니아답게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던 중 쓰여 있다 만 페이지를 발견한다. 잉크조차 마르지 않아 방금 쓴 것 같은 생생한 공포를 느끼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토미가 실종되고 연이어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자 아이들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원흉은 바로 읽지 말아야 할 책,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할 금기를 깬 것.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라의 이야기책은 저절로 이야기가 써지고 현실이 된다. 마치 책이 사람을 읽는 듯 다음 희생자를 스스로 적어나가는 예언서 같기도 하다. 그 책에 등장하면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어떻게든 막아야만 한다.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그때마다 허수아비 해럴드, 사라진 발가락을 찾아다니는 큰 발가락, 부풀어 오르는 붉은 점, 이상한 주문을 외우는 창백한 여인, 투덜거리는 남자 등 생각지도 못한 기괴한 모습의 괴물들이 화면을 메운다. 하지만 괴상한 형태의 괴물들은 개인의 잠재된 두려움이 형상화된 것뿐. 더 무서운 존재는 베트남 전쟁에 한창인 미국, 우리 안의 이기심과 차별이었다.

시대가 만들어 낸 괴물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사실 사라는 아픔을 가진 상처 받은 존재였다. 괴물이라기보다 시대의 아픔, 가정폭력의 희생양이었다. 사라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스텔라는 개인과 사회의 건강한 성장을 이룰 단단한 끈이 된다. 따라서 왜곡된 진실을 제대로 전해 줄 스토리텔러, 억울한 진실을 바로잡을 수 의지가 있다면 세상은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은 공포영화의 탈을 쓰고 묵직한 울림을 준다. 안 밖으로 혼란이 가중된 시대, 루저 취급받던 아이들은 마을의 미스터리한 공포를 겪으며 어른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시대 배경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인 1960년 대 후반 미국, 닉슨과 험프리의 대선 직후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한 정치적 공포와 마을의 전설을 이용한 내면의 공포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청소년들의 심리와 맞물린다.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때문에 오프닝에 등장하는 스텔라의 독백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고 진실이 되어 큰 힘을 갖는다는 주제가 영화를 관통한다.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을 뿐이다. 영화는 우리 안의 공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곡되며 확산되는가를 아이들의 모습을 빌려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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