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트로트 가수로 깜짝 데뷔한 '유산슬' 유재석 역시 네이버 NOW에 출연해 신곡을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트로트 가수로 깜짝 데뷔한 '유산슬' 유재석 역시 네이버 NOW에 출연해 신곡을 홍보하기도 했다. ⓒ 네이버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네이버 NOW'라는 특이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인터넷 라디오'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인기 연예인 DJ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역시 기존 라디오 방송의 형식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콘텐츠가 실생활을 장악하고, 너도 나도 유튜버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요즘이다. 전통적인 라디오 프로그램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튜디오를 생중계 하며 '보이는 라디오'를 지향한다. 이런 때에 오로지 귀로 듣는 게 전부인 오디오 서비스 출시는 시대를 역행하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튜브 시대인데... 오직 오디오로 승부?
 
 네이버NOW의 일일 편성표.  기존 라디오 방송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NOW의 일일 편성표. 기존 라디오 방송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네이버

 
​24시간 내내 음악만 들려주는 채널부터 하성운, 헤이즈, 박재범, 이장원(페퍼톤스) 등 유명 스타 음악인들이 진행하는 고정 프로그램, 이밖에 특정 영화 홍보를 위해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특집 프로 등이 네이버 NOW를 구성하는 주된 콘텐츠들이다.   

​네이버 NOW는 팟캐스트 같은 기존 오디오 기반 서비스와는 몇가지 구별되는 차이를 지니고 있다. 

실시간 방송이 기본이고 정해진 시간에 실시되는 재방송이 있긴 하지만 별도의 다시 듣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널리 활용하는 '보이는 라디오'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밖에 개인 DJ 및 진행자 중심의 타 업체들과 달리 철저히 유명 스타 연예인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는 것도 네이버 NOW만의 특징이다.

​철저히 모바일 기반이기 때문에 PC에선 이용할 수 없지만 별도의 전용 앱 설치 없이 네이버 기본 어플리케이션만 깔려 있다면 메인 페이지 화면에서 바로 접속해 사용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화면을 꺼놓더라도 DJ들의 목소리, 각종 음악은 계속 실행되기 때문에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멀티태스킹) 요즘 젊은 세대 이용자들에겐 생활 속 BGM 같은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자사 음원서비스 VIBE와의 연계성도 조금씩 강화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마다 방송시 제공되는 플레이리스트는 철저히 VIBE 기반으로 구성되면서 생방송을 들은 이후 마음에 드는 음원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한다. 

1020세대 중심... 홍보 필요한 음악, 영화계의 신규 공략 대상
 
 개봉이 연기되긴 했지만 화제의 영화 '사냥의 시간' 출연진들도 신작 홍보를 위해 네이버NOW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개봉이 연기되긴 했지만 화제의 영화 '사냥의 시간' 출연진들도 신작 홍보를 위해 네이버NOW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 네이버

 
​네이버 NOW가 주요 고객으로 노리는 계층은 라디오에 친숙한 3040세대보단 유튜브 문화와 밀접한 1020세대들이다. god처럼 연배 높은 진행자를 내세운 프로들도 있긴 하지만 상당수는 젊은 청취자들이 선호하는 아이돌 스타 중심으로 DJ를 구성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최신 유행에 부응하는 선곡을 통해 사용자들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대중문화 소비에 적극적인 계층이라는 점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타겟 마케팅에도 나름의 강점을 마련하기도 한다. 여기에 네이버라는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음악, 영화계의 신작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네이버 NOW를 선택하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냥의 시간> 등 신작 및 개봉 예정작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특집 방송이 진행되는가 하면, '유산슬' 유재석 등 가수들은 매일 오후 6시 음원 공개 시간에 맞춰 자신의 신곡을 맘껏 홍보한다.

네이버 브랜드 경쟁력 강화... 수익원 확보는 여전히 물음표
 
 평일 밤10시 네이버NOW에선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 진행하는 '어벤걸스' 프로를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평일 밤10시 네이버NOW에선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 진행하는 '어벤걸스' 프로를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네이버

 
네이버 NOW의 등장은 네이버가 느끼는 2020년 녹녹찮은 IT 시장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PC 기반 검색 서비스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했지만 모바일이 대세가 된 요즘엔 예전만한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동영상은 유튜브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고 검색 역시 구글의 위협에 고전 중이다.

별도의 어플 대신 네이버 앱 메인페이지에서 곧장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마련했다는 것은 확실한 1인자가 없는 오디오 분야의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사 서비스 이용 및 체류시간 증가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네이버라는 브랜드에 대한 이용자들의 충성도롤 높이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뉴스 보고 쇼핑하고 검색 중에도 라디오 듣는 일상적인 습관을 유도하면서, 젊은 모바일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네이버 앱을 반복적으로 실행하게끔 유도해낸다. Vlive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의 팬덤을 관리하는 연예계 스타 역시 네이버 NOW를 또 다른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라디오 방송 진행을 계기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반면 다양한 형식의 광고가 붙는 기존 동영상 기반 서비스에 비해 오디오 서비스 특성상 확실한 수익원 확보가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점은 네이버 NOW의 미래를 마냥 장밋빛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네이버NOW 인터넷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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