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 출전하는 K리그 팀들의 기세가 실망스럽다. 홈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를 맞은 지난 시즌 챔피언 전북 현대와 2위 울산 현대가 모두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며 ACL 여정을 불안하게 시작하게 되었다.

11일 FC 도쿄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ACL 조별리그를 가장 먼저 출발한 울산 현대는 경기 내내 상대의 플레이에 고전하였고, 상대의 자책골로 동점을 만든 뒤에는 오히려 소극적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1대1 무승부를 거두었다. 비록 특급 영입생 윤빛가람과 조현우가 빠졌지만, 주니오, 김인성 등 팀의 핵심 선수들과 비욘 존슨, 정승현 등 준척급 이적생들이 함께한 첫 경기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이번 시즌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튿날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상대한 전북 현대는 수비 실책, 현격한 개인 기량과 조직력 차이, 전술적 패착 등 여러 문제를 드러내며 2대1로 패배했다. 울산과 마찬가지로 쿠니모토, 김보경, 조규성 등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전북의 부진은 비단 전북을 넘어서 K리그 전체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다.

K리그는 최근 ACL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안방 호랑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전북 현대 우승 이후 4시즌 간 최고 성적은 2018년 수원 삼성이 기록한 4강이며, 2019시즌에는 ACL에 출전한 4팀 모두 일찌감치 짐을 싸면서 체면을 구겼다. 과거 수원, 전북, 포항, 성남, 울산 등이 차례로 아시아를 정복했던 시절과는 큰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2020시즌 역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등이 'ACL 트로피'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첫 경기 결과를 보았을 때 그리 전망이 밝지는 않은 상태이다.

K리그 팀들의 ACL 부진의 기저에는 위축된 K리그 시장이 있다. 과거 아시아 축구 시장이 그리 크지 않던 시절에는 K리그 구단들 역시 타 리그와 비교해서 절대 밀리지 않는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축구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중동 리그 팀들을 필두로 중국, 일본 구단들까지 구단 운영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반면 K리그 팀들은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며 운영비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이다. 그나마 꾸준히 투자를 감행하는 전북과 울산 역시 막대한 투자를 자랑하는 주변 리그 팀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줄어든 투자의 결과는 ACL에서의 부진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ACL에 출전하는 K리그 팀들은 여전히 K리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그임을 증명하기 위해 ACL에서의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아직 A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지 않은 FC 서울과 수원 삼성은 오는 18일과 19일 각각 멜버른 FC와 빗셀 고베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에 도전한다. 과연 K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인 두 팀이 구겨진 K리그의 자존심을 되살려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10기 임상현(cholong0407@naver.com)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청춘스포츠 10기 국내축구팀 기자 임상현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