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긴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긴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 가디언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수로 서로를 지워버리기보다는 성장을 위해 서로를 도와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교육하고 구원을 위해 서로를 안내해야 할 때입니다."

영화 <조커>의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트로피를 쥐고 차분하게 말하자 참석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서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을 휩쓸며 1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뒤집어 놓았지만 수상 소감만큼은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닉스가 으뜸이었다.
 
영국의 <더 가디언>은 그의 수상소감 전문을 보도했다. 그는 무대에서 "우리는 성 불평등이나 인종 차별, 동성애 권리, 동물권 등 불의에 맞서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자연과 단절된 것 같다. 자원을 약탈하고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죄책감 없이 우유를 얻는다. 우리는 무언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의 변화를 두려워한다"고 했다.
 
최근 호아킨은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 그 때마다 그의 소감은 화제가 됐다. 지난달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을 탔을 때는 최악의 화재를 겪은 호주를 언급하면서 스타들이 개인 전용기 이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였다. 대신 시상식 행사에 채식 식단을 넣은 것에 대해서는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한편 여성들의 서로를 향한 메시지도 빛났다. 배우 브리 라슨과 시고니 위버, 갤 가돗은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함께 섰다. 셋이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더니 위버는 "우리는 여기에 서서 모든 여성이 슈퍼 히어로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브리 라슨은 <캡틴 마블>, 시고니 위버는 <에이리언>, 갤 가돗은 <원더우먼>에서 강한 힘을 지닌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위버는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른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올해 처음으로 여성이 선정됐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휘자는 아일랜드인 이미어 눈이었다.
 
음악상을 수상한 <조커>의 음악감독 힐더 구드나도티르는 소감에서 "소녀들과 여성들, 딸들에게 말하고 싶다. 꼭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우리들은 당신들의 목소리 듣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슬란드의 첫 아카데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배우 나탈리 포트먼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여성 감독들의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고 등장했다.

배우 나탈리 포트먼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여성 감독들의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고 등장했다. ⓒ CNN

  
시상식 장 밖에서도 여성의 힘은 이어졌다. < CNN >은 영화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오스카 시상식 레드 카펫에 여성 감독들의 이름이 상의를 입고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가 새긴 감독의 이름은 총 8명으로 영화 <허슬러>의 제니퍼 로페즈, <더 페어웰>의 룰루 왕, <작은 아씨들>의 그레타 거윅, <애틀랜틱스>의 마티 디옵,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의 마리엘 헬러, <퀸 앤 슬림>의 멜리나 맷소카스, <허니 보이>의 엘머 하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셀린 시아마였다. 포트만은 그동안 각종 영화제에서 일어나는 성 불평등에 대해 메시지를 남겨왔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얼마전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떠올리게 하는 옷을 입고 나타났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얼마전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떠올리게 하는 옷을 입고 나타났다. ⓒ 버라이어티

 
이날 행사장에선 지난달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전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도 이어졌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코비 브라이언트가 뛰었던 LA레이커스의 보라색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수트를 입고 레드카펫에 섰다고 전했다. 수트 정면의 양쪽에는 각각 숫자 '2'와 '4'가 달려 있었다. 코비의 등 번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진수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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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문화부 기자. 팩트만 틀리지 말자. kjlf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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