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8번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지명된 외야수 김규민.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하며 야구팬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 선수가 이번 겨울 야구팬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미담들을 전하고 있다. 김규민은 지난달 무명 시절부터 자신을 응원해 주던 어린이 팬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 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작년 12월에는 뇌성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팬을 위해 직접 제주도로 날아가 '1:1 팬미팅'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규민은 이미 제주도 여행계획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겸손해 했지만 팬들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없다면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김규민은 올 시즌 주전 자리를 차지해 10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 더 많은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야구계의 강하늘' 김규민처럼 실제 행동으로 팬서비스를 할 수도 있지만 야구 선수가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팬서비스는 바로 많은 승리와 좋은 성적이다. 비 시즌 야구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통해 팬들에게 보답하려는 선수가 있다.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에 의해 바이킹스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여전히 드림즈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강타자 임동규(조한선 분)가 그 주인공이다.

떨어지는 실속과 이기적인 성격으로 팽 당한 드림즈의 간판스타
 
 1,2회에서 임동규는 백승수 단장의 앞길을 가로 막는 <스토브리그>의 최대 빌런이었다.

1,2회에서 임동규는 백승수 단장의 앞길을 가로 막는 <스토브리그>의 최대 빌런이었다. ⓒ SBS 화면캡처

 
2019년 타율 .337 40홈런114타점을 기록한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 수상자 임동규는 4년 연속 최하위에 허덕이는 드림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마지막 희망이었다. 드림즈의 타선을 '임동규와 아이들'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드림즈에서 임동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백승수 단장이 임동규를 트레이드 한다고 했을 때 프런트 직원들이 기를 쓰고 반대한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었다.

하지만 백승수 단장은 언제나 그렇듯 확실한 논리로 프런트 직원들을 설득했다. 먼저 임동규는 2019년 눈에 보이는 기록은 화려하지만 결승타는 팀 내 공동 3위(4개)에 불과했다. 많은 홈런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타자일지는 몰라도 팀에게 많은 승리를 가져다 주는 타자는 아니라는 뜻이다. 게다가 임동규는 순위 경쟁이 한창 치열한 여름에 슬럼프에 빠졌다가 꼴찌가 확정된 이후에 홈런을 펑펑 때리는 실속 없는 타자라는 분석도 나왔다.

게다가 드림즈는 홈구장이 상대적으로 좁은 편인데 이에 대한 혜택은 다른 구단 선수들와 중장거리 타자인 임동규만 누려 왔다. 실제로 임동규는 2019년 홈에서 27개, 원정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만약 드림즈가 새 시즌 계획대로 펜스를 7m 늘린다면 임동규의 홈런은 12개가 줄어 든다. 구장이 커지면 임동규의 가치는 지금보다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백승수 단장의 논리였고 이 주장에 반발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임동규는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입단 동기 강두기(하도권 분)와 마찰을 일으켰고 이후 강두기는 바이킹스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강두기는 바이킹스 이적 후 체인지업을 장착하면서 2019년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국가대표 1선발로 우뚝 섰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로 팀을 꾸리겠다는 임동규의 고집이 국가대표 에이스를 내쫓은 꼴이 됐다.

결국 임동규는 바이킹스의 김종무 단장(이대연 분)이 탐내던 드림즈 연고지의 유망주 손승민과 함께 묶여 바이킹스로 이적했다. 임동규와 손승민의 반대급부로 드림즈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2년 전 임동규가 내쫓았던 국가대표 1선발 강두기와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홀드 9위를 기록한 불펜투수 김관식이었다. 그렇게 임동규는 2회 만에 바이킹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스토브리그>의 메인 스토리에서 제외됐다.

약물 스캔들에서 결백 증명, '팬'의 가치가 최우선이었던 임동규
 
 임동규 실력의 원천은 약물이 아닌 피나는 훈련으로 흘린 땀이었다.

임동규 실력의 원천은 약물이 아닌 피나는 훈련으로 흘린 땀이었다. ⓒ SBS 화면 캡처

 
2회 이후 임동규는 한동안 <스토브리그>에 등장하지 않았다. 6회에서 에이전트로 변신한 고세혁 전 스카우트 팀장의 계약서에 임동규의 사인이 있었고 백승수 단장과 절친(?)이 된 바이킹스 김종무 단장에 의해 수시로 언급이 되긴 했지만 실제 출연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던 1월18일 11회 방송분 드림스와 바이킹스의 연습경기 현장에서 임동규는 바이킹스 유니폼을 입고 또 한 번 강력한 빌런의 위용을 뽐내며 등장했다. 

임동규는 2번의 연습경기 중 1차전에서 강두기에게 두 번이나 삼진을 당하며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게다가 드림즈에서만 10년 넘게 뛰었던 탓인지 바이킹스에서 새로운 팀원들과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차전에서는 길창주(이용우 분)에게 2루타, 유민호(채종협)에게 홈런을 때렸지만 2차전은 유민호의 입스(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증상)를 지료하는 것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춰져 임동규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임동규는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 강두기와 함께 약물 의심선수로 지목되면서 다시 주목 받았다. 실제로 임동규는 무명 시절 약물 브로커에게 샘플을 받고 투약을 고민했는데 이를 강두기가 목격했다. 물론 당시 임동규는 약물을 창 밖으로 던져 버렸지만 부상 회복을 위해 복용한 약에서 이뇨제 성분이 검출돼 도핑테스트에 적발됐다. 임동규는 강두기가 자신을 신고한 것으로 오해했고 이는 두 선수의 사이가 멀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임동규는 과거의 도핑 양성 반응 전력 때문에 바이킹스 이적 후에도 꾸준히 약물 사용을 의심 받았다. 하지만 임동규의 뛰어난 성적은 약물이 아닌 땀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한국야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 다만 임동규는 과거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한국야구위원회에 자진 신고하면서 72경기 출전 정지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그리고 백승수 단장은 두문불출하고 있던 임동규를 찾아가 드림즈에서 은퇴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사실 임동규처럼 우승 경험이 없는 대스타라면 빅마켓팀이나 우승후보로의 이적을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임동규가 바이킹스 이적 후에도 드림즈에 집착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중학생 때부터 1000원 짜리를 쥐어주던 아저씨, 야구장에서 쥐포 팔다 임동규만 보면 손 흔드는 아주머니, 야구장 그물망을 흔들면서 임동규의 응원가를 부르던 술 취한 아저씨. 백승수 단장이 '한 방 먹었다'고 표현한 임동규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는 바로 '팬'이었다.
 
 임동규는 드림즈에서 은퇴하겠냐는 백승수 단장의 제안에 "드림즈에... 가야죠"라고 답했다.

임동규는 드림즈에서 은퇴하겠냐는 백승수 단장의 제안에 "드림즈에... 가야죠"라고 답했다. ⓒ SBS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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