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는 훌륭하다'

KBS '개는 훌륭하다' ⓒ KBS

 
광고에서 흔히 언급되는 '3B의 법칙'(미녀Beauty, 아기Baby, 동물Beast)은 예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유명 여성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다던지 너도나도 육아 프로그램을 등장시키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를 맞아 최근 방송가에서는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소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SBS 장수 프로그램 < TV동물농장 >, EBS <세상에 나쁜개는 없다> 정도를 제외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동물 예능을 찾기는 어렵다. MBC <하하랜드> <애니멀즈> <오래봐도 예쁘다> 등 반려견 소재 예능을 이미 여러 번 정규, 파일럿으로 편성했지만 짧은 기간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종편 및 케이블 채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시즌제 형식을 취한 채널A <개밥주는 남자> 정도가 그나마 오래 버틴 정도였고 최근 tvN <냐옹은 페이크다>처럼 입양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을 앞두는 등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초 기대치 낮았던 KBS표 반려동물 예능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

 
지난해 11월 KBS가 선보인 <개는 훌륭하다> 역시 선배 예능들의 아픈 과거로 인해 기대치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이러다 얼마 안가서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을 갖게 할 만큼, 첫 회의 반응도 미미했다(시청률 1.9%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하지만 한계단씩 성장하면서 <개는 훌륭하다>는 어느덧 6~7% 대의 무난한 수치까지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고 월화 드라마 및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 폐지에 따른 월요일 밤 공백을 메워나갔다. 

사실 유튜브만 보면 넘쳐나는 내용 중 하나가 강아지, 고양이 등을 다룬 영상물이다. 귀엽고 사랑스런 동물의 일상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임을 감안하면 반려견 TV 예능은 반대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집중을 받가 갈수록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이를 감안하면 <개는 훌륭하다>의 선전은 제법 이채로운 현상으로 간주할 만 하다.  

올바른 성장... 결국 사람의 책임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

 
지난 20일 방영분에선 초예민 반려견 독도를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족들의 애정어린 손길을 받고 자랐지만 정작 독도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과도한 비만뿐만 아니라 시도때도 없이 공격성을 드러내는 등 빠른 교정이 필요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오랜기간 개를 키워왔던 이경규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던 찰나, 강형욱은 단호한 대처로 상황을 180도 바꿔놓는다. 힘겹게 독도에게 목줄을 매는 데 성공한 그는 "이러면 오래 못산다. 강아지가 하기 싫은 것도 해야지만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하며 가족들에게도 강한 의지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개는 훌륭하다>는 사랑으로 보살폈지만 늦게나마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면 사람과 개 모두 행복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올바른 성장은 결국 사람의 몫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반려 동물에 대한 환상 대신 현실 강조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

 
3인의 기본 출연자를 중심으로 그려나가는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유명 훈련사 강형욱의 존재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시작으로 여러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강형욱은 개를 키우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도 친밀감있게 다가선다. 반면 매번 프로그램 속 1인자를 담당해온 이경규가 이번 만큼은 한발 물러선 위치에서 서포트를 한다. 이를 통해 전문가에게 힘을 보태주며 방송의 적절한 균형감도 가져온다. 

강아지를 키우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상식을 제공하고 문제가 있는 견공들을 위한 해결법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보는 주요 내용은 기존 동물 소재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개는 훌륭하다>만의 차별화를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동물 예능이라면 시청자들의 재미를 키우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개와 고양이들을 의인화시키고 성우들의 더빙을 입히는게 흔한 방식이었지만 <개는 훌륭하다>에선 그런 점은 찾아볼 수 없다.  

억지로 강아지들의 귀여움을 강조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사람만 보면 크게 짖어대거나 무는 등 돌발 행동도 여과 없이 담아낸다. 실제 상황을 앞세운 내용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시청자들을 하나둘씩 늘려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존 프로들과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반려견을 소재로 삼은 <개는 훌륭하다>의 등장은 그런 점에서 흥미를 키워준다. 환상 대신 현실을 담으면서 프로그램은 어느새 시청자들의 성원을 얻는데 성공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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