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 SBS

 
정규 편성에는 실패했던 파일럿 예능 <미스터리 키친>(2019년 5월)을 제외한 기존 백종원표 SBS 예능에는 일관성이 있다. < 3대천왕 >, <푸드트럭>, <골목식당>은 모두 식당 자영업자들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중 <푸드트럭>과 <골목식당>은 '식당 컨설팅'을 전면에 내세워 이 분야의 전문가인 백종원이 장사가 안 되는 가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마련해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SBS <맛남의 광장>이 고정 편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살짝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골목식당> 방영 다음날 저녁 시간대 예능에 동일 주인공+비슷한 소재(음식)가 등장한다는 점은 프로그램 차별화 측면에선 자칫 약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 편성 이후 <맛남의 광장>은 우려를 딛고 순항하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SBS 평일 예능의 무덤(?)으로 평가되던 목요일 심야시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백종원 효과를 기대 이상으로 누리고 있다. <맛남의 광장>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백종원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대중들의 믿음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골목식당>과의 차별화 성공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 SBS

 
<골목식당>은 높은 시청률 속에 SBS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았지만 문제점도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빌런(악당)'으로 지칭되는 일부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사장님들은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시키는 주범이었다. 물론 '좋은 요리 솜씨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숨은 식당의 발견'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었지만, 매회 불쾌감을 야기하는 몇몇 업주들의 출현은 <골목식당>의 취지를 희석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런데 <맛남의 광장>은 기존 백종원 프로그램과는 상당 부분 다르다. 식당, 요리가 중심인 건 동일하지만 여기서 조리를 담당하는 건 전적으로 백종원 본인, 그리고 연예인 출연진들이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산지 가격이 폭락한 식재료, 비인기 품목이라는 이유로 외면을 받는 재배+사육 농가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해당 지역 특산물로 만든 신메뉴를 고속도로 휴계소 등에서 판매한다.  

백종원의 진두지휘 하에 각자 역할을 부여 받은 연예인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다보니 <골목식당>에서 종종 직면하게 되는 불쾌한 감정을 찾아볼 수 없다. 출연진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곁들여진 다채로운 요리는 밤늦은 시간 시청자들을 군침 돌게 한다. 더불어 색다른 지역 맛여행의 역할도 톡톡히 담당한다.

출연자들의 확실한 역할 분담... 캐릭터 구축에도 성공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 SBS

 
백종원을 제외한 나머지 연예인 3인방은 얼핏 보면 프로그램의 성격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집에서 조리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 김희철만 하더라도 이런 요리 프로그램과 어울리는 인물은 분명 아니다. 특히 음식 만드는 재주가 없는 김희철은 백종원의 '신메뉴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매번 실패하곤 한다. 이 때문에 휴게소 주방에선 백종원 보조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김희철은 요령을 피우지 않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면서 쉴 틈 없는 말솜씨로 재미를 끌어낸다. 

출연 연예인 중 가장 음식 솜씨가 뛰어난 양세형은 자신이 '조리 에이스'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전문 셰프 만큼은 아니지만 속도 있는 칼질부터 예사롭지 않은 프라이팬 다루는 솜씨로 두 가지 메인 요리 중 하나를 확실히 책임진다. 

막내인 김동준은 성실함과 싹싹한 태도로 손님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올해초 MBC 파일럿 예능 <돈스파이크의 먹다보면>을 거치면서 쿡방에 입문한 그는 양세형의 보조 역할 외에 현장 홍보, 기타 다양한 뒷일을 도맡아준다. 

<맛남의 광장>은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연예인로 구성됐지만, 각자 잘 하는 일을 맡고 누구 하나 요령 피우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 요리 고수 백종원이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인기의 비결 중 하나다. 

방송의 선한 영향력... 우리 모두에게 즐거움이 되어주길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SBS의 목요 예능< 맛남의 광장 > ⓒ SBS

 
그간 진행된 <맛남의 광장>에선 양미리, 사과, 한우, 옥수수, 감자 등 친숙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 식자재들 활용해 놀라운 요리를 만들며 그 과정에서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2일 방영분에선 가격 대폭락 때문에 창고에 쌓여 썪어가는 마늘과 방학철+김장 수요 감소+전염병 등으로 인해 소비가 대폭 위축된 돼지고기 중 가장 인기 없는 부위인 뒷다리살을 활용한 중화제육면, 돼지마늘버거 등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미각을 자극했다. 단순히 매주 군침 도는 새 요리를 눈으로나마 즐길 수 있다 것 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농가를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렇듯 <맛남의 광장>은 재미+유익+공익의 요소를 모두 잡아내는 묘한 마력을 발휘한다. 갈수록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요즘 TV 방송과는 사뭇 다른 취지와 내용을 적절히 배합해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맛남의 광장>이 지금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유지하며 농가와 시청자 모두에게 즐거움과 선한 영향력을 꾸준히 발휘해주길 응원해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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