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연예대상' 박나래, 나래 핀 자신감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9 MBC 방송연예대상> 포토월에서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방송연예대상' 박나래, 나래 핀 자신감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9 MBC 방송연예대상> 포토월에서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박나래였다. 앞서 펼쳐진 SBS 연예대상에서 김구라가 남긴 '작심 발언' 이후, 기존 시상식 체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그 어느 때보다 불거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 MBC 방송 연예대상은 3사를 통틀어 '최선'을 보여 주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해의 아이콘이 된 '펭수', 카피추(개그맨 추대엽), 그리고 트위치TV와 유튜브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화가 주호민과 이말년 등을 시상식에 초대하면서, 트렌드에 발을 맞추는 노력을 선보였다.
 
행사의 진행도 매끄러웠다. 다른 시상식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과도한 꽃다발'과 플래카드의 향연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동 수상도 남발하지 않았다. 기존 언론 매체가 박나래와 유재석의 '이파전'을 예측한 가운데, 그 두 사람을 제외한 대상 후보(이영자, 김구라, 김성주)들은 자신들이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연스러운 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시상식에 방문해 상을 받은 노홍철은 다시 한 번 5년 전의 과오를 언급하면서 진중한 사과를 건넸다.
 
송은이, 김숙, 안영미, 장도연 등 맹활약을 펼친 여성 예능인들이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의 최초 여성 엠씨로 활약 중인 안영미는 송은이와 김숙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송김안영미로 살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인간에 대한 감사와 존경, 연대감이 함께 묻어 나오는 장면이었다. 자신을 향해 '장도연, 너 겁나 멋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장도연의 당당함도, 개그우먼 홍현희가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저는 착한 사람도 아니고 선한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예능인 박나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박나래는 나빠도 예능인 박나래는 선한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박나래의 대상은 꾸준히 달려온 여정의 결과다. 2015년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6년 우수상, 2017년 최우수상, 2018년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대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나 혼자 산다>에 합류한 이후, 박나래는 프로그램의 스타일 자체를 크게 바꾸었다. 프로그램에 변동이 많았던 2019년에는,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선장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나 혼자 산다> 이외에도 넷플릭스 스탠딩 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당당한 섹슈얼 코미디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서른 다섯 살. 한국 방송계에서 차세대 주자에 해당하는 그가 보여줄 것은 아직 많다. 한편, 수상에 오열하는 박나래를 안아준 시상자는 앞 세대의 여성 희극인 이영자였다.
 
한편 유재석의 또 다른 자아 '유산슬'이 신인상을 받은 것 역시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신인 가수 유산슬'이라는 콘셉트의 게임은 <놀면 뭐하니?> 한 프로그램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의 노미네이트 자체가 시상식 역시 예능이라는 것을 명확히 한 장면이었다. 

김태호 PD와 재회한 이후, 드럼과 트로트 등 모든 것에 새롭게 도전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신인과 다르지 않다. MBC에서 만들어진 캐릭터가 방송 3사를 종횡무진하면서 노래한다는 것 역시 새로움 그 자체였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8년 연속 '올해를 빛낸 예능방송인'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최정상의 스타지만, 그가 2019년이 되어서야 신인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공중파 시상식들이 타성에 젖어 있다는 여론이 존재하는 상황이었지만, MBC는 그 여론을 정면 돌파했다. 차세대 여성 희극인의 대상 수상, 그리고 30년 커리어를 가진 '국민 MC'의 신인상.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여러 면에서 오래 회자될 거리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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