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유한준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황재균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9.7.2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kt 선수들의 모습.ⓒ 연합뉴스

 
kt가 구단 역사상 최고의 투수와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하게 됐다.

kt 위즈 구단은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최대 10만 달러를 포함한 총액 10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 11일 쿠바 출신의 우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90만 달러에 영입했던 kt는 내년 시즌 쿠에바스와 데스파이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마쳤다.

kt는 올 시즌 10승10패 평균자책점3.76을 기록한 배제성이 혜성처럼 등장하기 전까지 토종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외국인 투수로 범위를 넓혀도 마법사 군단에서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2015년 12승을 따냈던 크리스 옥스프링이 유일했다. 따라서 올 시즌 184이닝을 소화하면서 13승과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3.62)을 기록한 쿠에바스는 kt구단 창단 후 최고의 투수로 분류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2015년 옥스프링 이후 썩 만족스럽지 못했던 kt의 외국인 투수

2013년에 창단한 kt는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한 시즌을 치른 후 2015년부터 1군에 합류하며 KBO리그에 '10구단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하지만 NC다이노스 창단에 뒤를 이어 급하게 팀을 창단한 kt는 준비가 부족했고 이는 3년 연속 최하위라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일부 야구팬들은 kt의 존재가 KBO리그의 질을 떨어트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kt의 부진은 외국인 투수들의 계속된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kt는 2015년 옥스프링이라는 베테랑 투수가 12승을 따내며 분전했지만 필 어윈이 1승7패8.68 앤디 시스코가 6패2홀드6.23을 기록한 채 퇴출됐다. 2011년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인 대체 선수 저스틴 저마노 역시 3승6패1홀드4.93에 머무르며 삼성 시절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kt는 트래비스 밴와트와 요한 피노, 슈가 레이 마리몬,조쉬 로위 등이 활약했지만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준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퇴출당해 kt 유니폼을 입은 좌완 라이언 피어밴드 정도였다. kt는 2016시즌이 끝난 후 피어밴드와 재계약하고 돈 로치라는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2017시즌을 맞았다. 2016년을 끝으로 2년간 kt에게 주어졌던 '신생구단 외국인 선수 4명 보유 혜택'도 사라졌다.

하지만 kt는 2017년 1군 진입 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외국인 투수가 시즌을 완주했다. 특히 좌완 피어밴드는 8승10패3.04의 성적으로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완 로치는 4승15패4.69로 리그 최다 패 투수가 됐지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65이닝을 소화하며 한 시즌 동안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kt도 서서히 팀에 어울리는 외국인 투수를 스카우트하는 노하우가 쌓여 가고 있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 피어밴드와 또 한 번 재계약한 kt는 두산 베어스와 결별한 2016년 정규리그 MVP이자 통산 94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영입했다.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kt의 베테랑 외국인 원투펀치는 작년 시즌 349이닝을 합작했음에도 합작 16승에 그쳤다. kt는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4년 만에 꼴찌에서 탈출했지만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로 이어지는 젊은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새 원투펀치를 결성했다.

24승-356.2이닝 책임진 외국인 원투펀치 해체한 kt의 승부수

kt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쿠에바스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알칸타라로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을 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다. 흔히 메이저리그에 정착하지 못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중남미 출신의 투수들은 구위는 좋아도 제구력에서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LG트윈스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나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한 키버스 샘슨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kt의 원투펀치는 달랐다. 쿠에바스는 사사구가 75개로 다소 많았지만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으로 1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무려 184이닝을 책임졌다. 알칸타라 역시 다소 무서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정교한 제구력으로 9이닝당 1.41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며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1.34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kt의 새 원투펀치는 올 시즌 24승을 합작하며 팀의 6위 도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kt는 올 시즌 24승과 356.2이닝을 책임진 외국인 원투펀치의 재계약이 매우 유력해 보였지만 지난달 쿠바 출신의 데스파이네를 영입하는 의외의 행보를 보였다.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는 것은 쿠에바스와 알칸타라 중 한 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kt는 지난 1일 한국야구위원회에 내년 시즌 보류 선수 명단을 제출하면서 알칸타라의 이름을 제외했고 2일 쿠에바스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쿠에바스는 1선발 투수로 활약하기엔 사사구도 꽤 많고 피홈런(18개)도 적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경기당 평균 6.13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리그에서 검증된 이닝이터이고 피안타율 .227,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도 1.17로 상당히 준수했다. 결국 kt는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한 쿠에바스와 내년에도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kt는 내년 시즌 쿠에바스,데스파이네,배제성,김민,박세진(김민수) 등으로 선발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kt와의 인연이 아쉽게 끝난 알칸타라의 재취업 여부도 관심거리다. 비록 주 무기로 쓸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170이닝을 돌파한 강한 체력, 그리고 좀처럼 볼넷을 내주지 않는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는 분명 흔치 않다. 게다가 1992년생으로 나이도 젊은 편이라 아직 성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알칸타라가 이번 겨울 투수를 구하는 구단들에게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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