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인터뷰 사진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배우 이영애가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05년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고 복수를 꿈꿨던 '금자'로 분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그는 당시 청룡상, 대종상 등 국내 여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던 이영애가 이렇게 오랜 휴식을 가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영애를 만났다. 그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어느 낯선 섬으로 찾아가는 정연(이영애)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에서 정연은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지만 평소에는 웃으며 일상 생활을 하기도 하고, 직장에선 능력 있는 선배로 통할 만큼 자기 일에도 열심이다. 시사회 이후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실종아동 부모의 모습과 달랐다', '저런 모습이 더욱 현실적이다' 등 여러 가지 평가가 나왔다. 이영애는 "정연은 아이가 살아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캐릭터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아이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연도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런데 아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지 않나. 정연은 언젠가 아이가 살아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산다. 그래서 현실에도 발을 내디뎌야 하지만 또 마음은 붕 떠있다. 복잡한 감정을 가진 어머니가 아닐까 싶다. 눈빛이나 뒷모습 등을 통해 정연을 그렇게 그리려고 했고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영애 인터뷰 사진

이영애 인터뷰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영화는 우리 사회 실종아동 문제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는다. 우리는 수시로 인터넷 광고나 길거리 전단지, 포스터, 플래카드 등을 통해 실종아동 문제를 접하지만 실제로 관심을 갖고 유심히 보는 일은 드물다. 영화에서 역시 전단지를 버리고 무관심하게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영애도 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에는 관심 있게 보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저 또한 다르지 않았다. 다들 누구나 관심있지만 살기 바쁘니까 지나가게 된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만 자기 현실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화가 우리에게 (실종아동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준다면 한 번 더 유심히 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런대로 성공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실종아동 문제에 대한 울림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가 무겁고 어두운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에) 장르적으로 스릴 있게 몰아가는 부분도 있지만, 저는 스릴러라고 보지 않고 드라마 장르라고 생각했다. 어두운 영화로 관객에게 어필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에 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영애는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겨울왕국2>에 밀려,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을 확보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겨울왕국>이) 스크린을 너무 많이 가져가서... (우리에게도) 조금만 더 줬으면 좋겠다. 어쨌든 한국 영화가 잘 돼야지 여러모로 좋지 않나. 한국 영화를 살려준다는 생각으로 보시고 주변에 많이 전파해주셨으면 한다. 우리 영화는 요즘의 트렌디한 흐름의 영화들과는 또 다르다.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영화들이 잘 되면 후속 영화들도 계속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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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인터뷰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이영애에게 이번 영화는 지난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지난 2017년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12여 년의 휴식기간을 가진 셈이다. 그는 오랜 기간 쉬면서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늘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늦게 결혼을 해서, 아이들이 이제 9살이다. 쌍둥이 엄마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화계에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면서 촬영현장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오랜 만에 돌아온 그 역시 환경의 변화를 실감했을 터. 이영애는 "일단 촬영 시간이 달라졌지 않나. 제 개인적인 시간도 갖고 육아도 하고, 시간을 배분하기 수월해졌다. 오랜 만에 현장에 와 보니 분위기도 좋고 밥차도 맛있었다. '오늘 저녁에 뭐 해먹지'를 고민하다가 '오늘 저녁 메뉴로 뭐가 나올까' 생각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많은 영화 팬들이 오랜 시간 그를 기다려온 만큼, 이영애에게도 이번 작품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시 제 자리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 역할로 남았으면 한다"는 소회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영화 팬들의 바람대로 앞으로는 이영애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을까. 그는 "대본을 주셔야 하지 않겠나. 혼자 제작할 수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앞으로는 기회를 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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