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변말순 역의 나문희와 나공주 역의 김수안의 모습.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변말순 역의 나문희와 나공주 역의 김수안의 모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솝우화나 전래동화에서 보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다.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삶에 필요한 양식들을 얻을 수 있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했던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을 스리슬쩍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을 한 공간에 모아 놓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인무 감독은 최근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보고 이는 특별한 가정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에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들로 넘쳐난다. 영화의 주인공인 72세 고령의 치매 노인(나문희)과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12살 소녀(김수안)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토대로 우리 사회 복지망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동화책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시선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갑자기 생판 처음 본 아가 갓 난 아까지 업고 찾아오더니 뭐라고 니가 내 손녀라고?"
"할매요, 가족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72세 나 홀로 라이프를 즐기는 말순(나문희) 할매에게 갑자기 찾아온 공주(김수안). 영화의 시작은 기막힌 좌충우돌 손녀와 할머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공주가 데리고 온 갓난아기를 함께 키워가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여러 사건을 겪고, 그런 과정에서 정도 든다.
 
대다수 영화들은 두 사람이 만나 투닥거리다가, 사이 좋은 가족이 되는 것에서 이야기가 끝나지만, <감쪽같은 그녀>은 이 시점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둘 사이가 가까워지기 시작한 뒤부터는 가난, 노인 문제, 치매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숨겨진 민낯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시사프로그램이나 다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화는 우리 사회 아픈 곳들을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따뜻한 색감을 유지한다. 
 
더불어 박 선생(천우희 분) 바라기 동광(고규필 분)의 돌직구 고백과 귀여운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극 중 공주 지킴이 우람(임한빈 분)은 어느 날 전학 온 공주에게 첫눈에 반해 온종일 졸졸 따라다니기 일쑤. 하지만 오직 공주만 챙기는 우람의 모습에 분노를 느낀 황숙(강보경 분)은 사사건건 공주만 만나면 시비를 건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변말순 역의 나문희와 나공주 역의 김수안의 모습.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한 장면. 변말순 역의 나문희와 나공주 역의 김수안의 모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게 하는 <감쪽같은 그녀>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첫째는 극중 '애 어른'으로 묘사되는 공주(김수안)의 행동들이 아이를 떠오르게 하기 보단 그냥 어른으로 보여 다소 어색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가족 이야기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매번 지적 받는 신파 요소가 과하다는 점이다. 영화는 관객들이 눈물을 닦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장면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작정한 듯 강력한 신파 에피소드를 쏟아낸다. 특히 가장 아쉬웠던 건,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공감력이 현저하게 차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두 배우의 연기는 비판할 지점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느낄 수 있는 재미는, 2000년대 부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허 감독은 인위적인 세트를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부산의 한 동네를 찾아냈다. 영화 속 배경인 집은 마치 2000년대에 찍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시간의 흐름의 변화를 덜 받은 모습이다. 최소한의 소품으로 멀지 않은 과거 속 향수를 자극하고 싶었다던 허 감독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별 점 : ★★★ 3/5
한 줄 평 : 나문희와 김수안이 관객에게 읽어주는 이솝우화

 
영화 <감쪽같은 그녀> 관련정보
제목 : 감쪽같은 그녀
주연 : 나문희, 김수안
감독 : 허인무
제공/배급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작 : ㈜지오필름
상영시간 : 104분
관람 등급 : 전체관람가
개봉 : 2019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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