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 '성평등정책 포럼'

영진위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 '성평등정책 포럼'ⓒ 영진위

 
2018년 8월 28일 출범한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가 작년에 이어 한국영화 성등평정책에 관한 포럼을 개최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이던 지난 5일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이 포럼은 지난 10년간 한국영화의 종합적인 성평등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살펴보고, 이어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스태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기획됐다.

성평등소위는 처음으로 5천여만 원의 예산확보를 통해 6개월간에 걸친 <한국영화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 용역을 진행했고, 올해 연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 연구용역을 계기로 중간발표를 하게 되었다.

김선아 한국영화성평등소위 위원 (단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 1부는 '데이터로 본 한국영화 성평등 현황'이라는 주제로 조혜영 한국영화 성평등소위 위원과 김선아 영상물등급위원회 책임연구원이 <한국영화 성평등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2부는 '여성 스태프 좌담회: 영화현장 여성 스태프의 목소리를 듣다'라는 주제로 현재 당면한 영화산업 현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 (이하 성평등소위)는 영화업계 내 성평등 환경 조성, 성평등 재현 한국영화 지원정책 개발및 다양한 소수자 집단 영화정책 자문 등을 활동목표로 하고 있다. 올 8월 출범한 2기 소위원회는 영화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 <6년째 연애중>및 <좋아해줘>를 연출했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의 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현진 감독, 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혜영 프로그래머, 영화 <봄날은 간다>를 제작했던 김선아 단국대 교수, 김진 영화사 단단 대표, 이선영 촬영감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성평등소위가 10년에 걸친 성평등 현안에 관한 데이터를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 사업비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기에 이어, 현재 2기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유신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1년간의 활동을 보고하면서 "현재는 우리의 단체 명칭이 성평등소위원회인데 장기적으로는 성평등은 물론이고, 장애인, 성소수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소수자 권리와 관련한 활동으로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주유신 위원장은 그간 영화진흥사업 심사관리규정 개정을 통해 영진위 지원사원 심사위원 남여 7:3 성비 비율을 5:5로 큰 폭으로 변경했고 (기술분야 예외), 지원사업의 결과보고시, 감독, 프로듀서, 작가, 배우, 촬영등 참여자 성비 통계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고 전하며, 이로 인한  간접적 압력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전망했다. 또한, 영화인 교육/재교육을 하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에서  경력단절 또는 여성중심서사등 여성 영화인을 겨냥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올해안에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영화 3개년 중장기 발전계획 (2019-2021년)이 성평등 관점을 반영한 지원사업 심사제도 도입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김선아 교수

사회를 맡은 김선아 교수ⓒ 영진위


조혜영 위원은 '데이터로 본 한국영화 성평등 현황'을 1부에서 발표하며 <한국영화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십년간 상영회수 40회 이상의 총 1433편을 전수 조사했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 발표에 따르면, 성비 분석 대상은 크게 1) 개봉영화 스태프 성비, 2) 국내 3대 국제영화제 (부산, 전주, 부천) 공식초청 한국영화 감독 성비, 3) 전국 영화관련 학교 입학생 및 교수 성비, 4) (경력단계별) 영진위 지원 프로그램 감독및 신청자 성비로 나뉜다. 그는 개봉영화 스태프 성비 조사를 통해 여성비율이 낮은 직종은 촬영이 총 4명으로 2.7%, 조명 1.8%, 사운드 8.4%에 불과해 흔히 기술분야로 불리는 부분에는 '기술은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이 강력히 작동하고 있고, 전반적인 여성 스태프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더 낮고, 노동시간도 길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 프로듀서도 18.4%로 예상보다 적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감독 성비를 보면, 한국사회 페미니즘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여성 감독의 비율은 여전히 평균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비율이 높은 직종은 의상, 분장, 미술 분야로 각각 여성비율이 83.1%, 89.3%, 39.5%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한 해를 기준으로 경력 단계별 여성 비율을 보면, 전국대학 연극영화과 입학생은 59%로 절반이 넘지만, 여성감독이 개봉한 영화는 12.3%, 제작비 10억 이상의 여성감독 영화는 11.7%, 제작비 30억 이상은 2.5%에 불과한 깔대기 모양을 나타냈다.

조혜영 위원은 이런 유리천장의 현실에 대해 "예산이 적은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 분야에는 여성 감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예산이 큰 상업영화일수록 여성 감독이 부족하다"며 "여성감독이 연출한 상업영화가 적으면, 여성감독 작품은 흥행성이 없다는 인식과 함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효과가 생긴다"고 우려를 표했다.

영화 교육 기관에서의 교수 성비 (2018년)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현저히 낮다. 전국대학 연극영화학과 전임교수 중 여성은 29.1%에 불과하며, 한국영화아카데미에는 여성 교수진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진위 제작지원 성비 (2009- 2018년) 보고에 따르면, 다큐 장편의 경우, 남여 성비가 50.9% 대 47.4%로 비슷하지만, 극영화 장편의 경우, 여성 감독 연출은 27.4%에 머물렀다.

이어 김선아 영상물등급위원회 책임연구원은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국영화 성인지 분석모델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옴니버스 장르는 제외하고 개봉영화 중 여성감독의 영화를 추가한 총 500여 편을 대상으로 했다. 분석 항목은 장르, 흥행순위, 감독 성별, 주연 성별, 직업, 연령, 결혼여부, 죽음 혹은 실종 여부, 서사동기로 나눴고, 여성 인물 (주/조연)의 서사 분석은 여성인물의 남성 서사 종속 여부, 여성연대 서사 존재 여부를 바탕으로 연구했다고 전했다.

분석 모델은 벡델 테스트, 여성인물 스테레오타입 테스트, 다양성 테스트라는 독특한 3개의 모델을 근거로 했다. 서사동기는 다분히 장르적 냄새가 나는 가족, 구출, 정의, 모성/부성, 모험, 생계/생존, 로맨스, 범죄, 성공, 우정, 복수, 자아찾기, 국가, 수사 등 총 15개의 항목으로 나눴다. 여성인물의 스테레오타입 테스트로는 남성의 구출을 받는가, 남성 인물을 곤경에 빠트리는가, 남성 집단 속 구색 맞추기나 사이드킥으로만 소비되는가, 돌봄이 의무나 본성으로만 부여되는가, 일차원적 이성애 로맨스 대상으로만 국한되는가, 과도한 성애화의 대상으로 한정되는가, 자기 서사 없이 범죄의 피해자로 전시되는가 등의 7개의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다양성 테스트의 분석대상은 크게 성적 소수자(LGBTIQ), 장애인, 다양한 인종, 종족, 국가이고, 조사항목으로는 해당 정체성의 인물 존재 여부, 주인공 여부, 스테레오타입화 여부였다.

김선아 연구원은 2009년부터 지난 십년간 468편의 흥행 50위 영화를 연구한 결과를 전했다. 주연 및 감독 성비를 보면, 여성주연은 24.4%,여성 감독은 6.2%를 차지했다. 또한, 주연 성별에 따른 연령 비율에서는 20대 여성이 40.10%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10대는 8.2%, 50-60-70대는 3.10%, 3.50%, 1.60%로 5% 미만에 불과했다. 다양성 테스트 결과에 의하면, 성적소수자 및 장애인의 존재 여부가 각각 4.7%, 17.9%로, 다양한 인종및 국가의 수치인 34.6%에 비해 더 낮았다. 특히, 김선아 연구원은 성적소수자의 경우, 지난 십년간 스크린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 1.9%에 불과한데다가 여전히 변태로 묘사되는 것을 지적하며 한국사회의 보수성을 시사한 결과로 평가했다. 또한, 잠정적인 중간발표라서 종합적인 해석이나 분석은 고민을 많이 한 후에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런 다양성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 영화는 새로운 남성 캐릭터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낼 것인지, 아니면 여성 중심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개발할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령 촬영감독

김선령 촬영감독ⓒ 영진위


'영화현장 여성 스태프의 목소리를 듣다'라는 주제로 열린 여성 스태프 좌담회에는 김선령 촬영감독, 진민경 분장실장, 유은미 스틸기사,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박현진 한국영화 성평등소위 위원, 도동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 팀장이 패널로 참가했다. 이들은 영화업계내 고정관념, 경력단절, 근로환경, 위계 및 임금, 미투운동에 대한 진지하고 뜨거운 논의를 이어갔다.

사회를 맡은 김선아 성평등소위위원 (단국대 교수)이 - 영화업계 촬영부문의 2.7%만 차지하는 여성 촬영감독 중 한 명인- 김선령 감독에게 업계내 고정관념에 대해 질문하자, "촬영감독은 무거운 짐을 드는 역할이 아니라 미학적 샷을 창조하고, 감독과 의사소통을 하고, 전체 기술 스태프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장비와 액션 같은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은미 스틸기사도 같은 질문에 대해 "현장에서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메인 스틸기사가 아니라 조수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고, 예산 50억 이상의 대작에는 남성기사만 섭외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PGK) 대표는 이에 대해 "고정관념이 무섭다. 영화는 과거 필름시절에서 디지털로 넘어왔다. 필름 한 통이 몇 킬로가 되기도 했으니, 과거에는 실제로 무거운 것이 많았다. 완전히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그런 부분은 많이 없어졌다. 한마디로, 디지털장비의 특성은 조립이다. 갈수록 업무도 세분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촬영팀이 크레인도 직접 운용을 했다면, 요즘은 그 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촬영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힘의 차이는 더 이상 의미가 없으나, 여전히 대다수가 그렇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틸분야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기성 스틸기사들이 대부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우선적으로 그들을 섭외하고, 비싸거나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 다음을 찾는 구조가 있다. 채용하는 이의 입장에서 보면, 여성 기사들이 워낙 적어서 선택의 폭이 좁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경우에 대해 박현진 감독은 "최근엔 연출부의 반 이상이 여성인 경우도 많다. 과거엔 여자는 '섬세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은 스크립터 자리만 가능하곤 했다. 여성 감독의 경우, 여성을 주인공으로 시나리오에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투자가 잘 안되고 캐스팅이 안되니까 엎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어, 김선아 위원은 "섬세라는 단어속에 여자들 스스로도 내면화되어 있는 듯 하다. 섬세가 영화 자체의 디테일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여자는 섬세하다는 것으로 묶어버리며 여자는 섬세한 작은 영화만 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던 한 익명의 여성 조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하기도 했다.
 
 
 박현진 감독

박현진 감독ⓒ 영진위


경력단절이 발생하게 되는 산업의 특성에 대해 김선령 촬영감독은 "저는 68년생이니까 더욱 보수적인 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결혼과 일 중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적 현실하에 경력단절의 두려움을 자연스레 갖게 되었다. 촬영현장에서 여성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미 버거운데 또 다른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진민경 분장실장은 "비혼인 여성들을 현장에서 많이 접한다. 영화산업이 3개월간 집을 비우는 등 특수한 상황이다보니 누군가와 연애하기도 어려워서 그런 선택을 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유은미 스틸기사는 "가족의 이해심과 동의로, 결혼과 커리어를 병행하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육아는 다른 문제였다. 임신후 현장에서 일할때 스스로 죄책감도 들었고 타인들의 시선도 따갑게 느껴졌다. 출산후 현장보다도 육아를 선택했다. 아이가 큰 후, 용기를 내서 다시 재진입을 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육아와 직업 병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선아 교수는 성 고정관념과 아울러,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성이 드문 직종, 경력단절이 된 경우, 기술직의 여성을 늘리기 위해 호주정부가 도입한 Paid Attachment (임금보조정책) 제도를 소개했다. 김교수는 산업에 여성이 진입/재진입할 시 여성의 임금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사회에서 법리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따지기 전에 패널 참가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김선령 촬영감독은 "Paid Attachment. 이런 임금지원정책이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것 같다. 고정관념을 깨는 최선의 방법은 여성들이 많이 현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여성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일단 주어지도록 해야한다. 이런 정책적 지원이 현실변화를 가능하도록 만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진민경 분장실장은 "저도 2년 공백을 가졌다. 혼자서 유행에 민감한 분장교육을 다시 받는 것보다는 그런 제도적 지원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은미 기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 재진입 지원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절차나 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건비를 줄이는데 그걸 마다할 제작사가 어디 있겠냐"며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도 크게 환영의 뜻을 표했다. 도동준 영진위 영화정책연구원 팀장도 "경력단절 완화를 위해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중"이라며 "정책도입에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고, 구체화의 가능성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화장실 문제및 여성 스태프의 생리휴가등을 포함한 근로환경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근로환경이 개선되었다는 사실에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였으나, 김선아 교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 인터뷰도 전했다.
 
 도동준 영진위 영화정책연구원

도동준 영진위 영화정책연구원ⓒ 영진위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근로자성에 대해 영진위 도동준 팀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영화산업내 단체협약을 체결해왔는데,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것 자체가 근로자-사용자 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일반적인 영화 스태프의 근로자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최근에 주목할 일은 금년 6월 법원판결 (2심판결)이다. 공식적으로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명시한 케이스가 하나 있었다. 상세한 내용은 저희 위원회가 발간한 월간 한국영화 9월호를 참고하면 된다. 패소한 측에서 상고를 했기 때문에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최초의 법원판결이 될 것이다. 처음에 노동부에서는 근로자성을 부인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정화 대표는 "감독과 촬영감독은 기본적으로 근로자는 아니고 프리랜서에 해당된다. 그 하위 스태프들이 근로자냐 아니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실은 근로자성의 여부문제보다도, 영화라는 직종이 과거에 근로시간계산 특례업종에 속해있다보니 근로시간에 대한 구속을 받지 않았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단체협약 등을 하기 시작했었다. 최근 일반 근로자들과 똑같은 적용을 받게 되다보니 시간의 문제가 불거졌다. 주 52시간 노동으로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하지만, 어떻게 운용하고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아 교수는 위계 및 임금에 대한 토론과정에서 "남성이 주로 담당하는 촬영-조명 분야와 여성이 주로 일하는 분장-의상 분야의 임금체계에서 여성이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하며 "2007-8년 임급협상단계부터 참여도가 낮아서 비롯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성 주장도 소개했다. 그러나, 최정화 대표는 "이 문제는 여성 성차별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스태프에 대한 구분은 전세계 영화계에 존재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언급은 많지만 사실 동일노동은 아니기 때문에 임금의 차이는 있다. 이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촬영하는 남성이 촬영하는 여성에 비해 임금이 높은 건 아니다. 어찌되었던, 부서별 차이가 꽤 크다. 임금협상의 참여도와는 무관하다. 2007-2010년 이후 한국영화가 갑자기 비약적으로 재세팅되는 과정에서 많은 돈이 들어왔는데 구인이 급선무였던 시절에 금액인플레가 발생했다. 촬영조수인 경우 한달 월급이 천만원인 경우도 있다. 부서간 금액차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PGK) 내부에서도 고민중이다"라고 밝혔다.

박현진 감독은 영화현장의 위계 문제에 대해 "저는 현장에서 모든 일이 동등하게 중요하게 여겨지느냐 그 증거가 임금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것을 무조건 남녀의 문제라기 보다는 폭력의 문제로 이야기 하고 싶다. 제가 최근에 아르헨티나 출장에 다녀오면서 현지 감독협회와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아르헨티나가 우리보다 GDP가 낮지만 노조가 자리를 잘 잡았다. 현장에서는 누구도 소리를 지르면 안된다. 소리를 지르면 노조에서 출동을 한다. 또, 안전문제로 뛰어다닐 수도 없다. '뛰지 말라'는 권장사항이 아니라, 노조에 가입한 회원이 몇번 어길 경우, 경고사항이 된다고 들었다. 그 정도로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이 일 이후로, 현장의 폭력에 더욱 민감해지면 해결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17년을 강타한 미투운동'으로 인한 현장의 변화에 대해 김선령 촬영감독은 "성평등교육이 각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성비하 발언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 제 주변에서는 남녀모두 성인지의식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영향력을 평가한 반면, 유은미 스틸기사는 "성평등교육을 필수라고 공지하지만, 많은 스태프들이 참가하지 않고 있다. 저는 개선된 이유가 성교육보다도 젊어진 스태프들이 더 현장에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좋아진 것이라고 판단한다. 아울러, 회식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박현진 감독은 "저는 현재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가이드 제안도 하고, 피해자가 신고하면 지원을 약속하지만 현실적으로 애로사항이 있다. 즉, 가해자 확률이 높은 감독이나 키스태프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고,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언어적인 성폭력은 아직 존재한다.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도, 경찰서에 갈 만큼 큰 사건이 아닌 경우는 대체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한국 영화산업이 아직 믿음과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든든의 요청으로, 감독조합에서 행동강령도 만들고 했지만 다음단계에 대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포함, 산업주체들이 모여서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과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경찰서에 갈 수 없는 성희롱이 발생했을때 신고를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고 평가했다.

김선아 교수는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성 고정관념, 근로환경, 임금과 위계, 이 모든 문제들은 별개가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고, 연관되어 있는 과정속에서 지금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변화와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불과 일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평등소위와 함께 업계에 종사하는 모두가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상황이 좋아졌다고 다들 동의하는데 그러면 이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인가하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옳은 것이라면 적용하고 적응할 수 있다는 것에 다들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동준 영화정책연구원 팀장은 "여러차례 다른 분도 언급하셨듯이, 여성의 숫적 증가가 기본적으로 담보해주는 부분이 클 것 같아서 결국 저희 정책의 목표는 숫적 증가에 놓여져야 할 것 같다. 또 하나는, 새로운 여성세대의 신규인력에 정책의 목표가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진민경 분장실장

진민경 분장실장ⓒ 영진위

 
최정화 대표는 "연극영화학과 입학생들 중 여성이 59%로 절반을 넘는데 제작비 30억이상 여성감독 영화는 2.5%에 불과한 이 구조, 깔대기를 들여다보면,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다. 10년 내지 15년의 시간이 있다. 이 2.5%는 십오년전의 사람들인 거다. 우리가 앞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지금 깔대기가 덜한 깔대기가 되게끔, 우리가 정책이든 현장이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유신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 위원장은 "긴 시간동안 뜨겁게 토론도 해주시고, 소중한 의견들 주셔서 감사하다. 성평등소위원회가 출범한지 일년을 넘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게 너무 안타깝다. 영진위 3개년 계획에 중요한 목표중 하나로 명시됨에도 불구하고 요구한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것은 큰 모순으로 여겨진다. 성평등 실현이 영진위의 큰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사업을 하라는 건 이해가 안된다. 2020년 추경예산으로 확보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예산없이 사업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간 두달동안 200편의 영화를 관람했는데 너무 괴로웠다. 수많은 영화 중에 여성혐오, 장애인 비하, 사회적 약자 및 인간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전혀 없는 영화에 소중한 사회적 자원이 낭비되는 것에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성평등을 비롯한 정책의 큰 변화는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질적으로 회복시키면서,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이나 내실있는 발전에 중요한 토대를 이루는 일이다. 단지 여성만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성평등소위가 이런 과정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심하게 기울어진 한국영화의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에 다같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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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함은 독일에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칼럼니스트및 인권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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