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예스터데이> 사운드트랙 음반 표지

영화 <예스터데이> 사운드트랙 음반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감독,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예스터데이> 속 실질적 주인공은 바로 그룹 비틀즈의 음악이다.

<예스터데이>는 어느 순간 비틀즈의 음악을 아는 사람이 지구상에 나 혼자만 남았다는, 황당하지만 재기발랄한 가정에서 출발한 무명 가수의 성공담을 그린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당연히 주연을 맡은 히메쉬 파텔(잭 말릭 역)이 부르는 비틀즈의 명곡들이 극 중 시간 순서대로 배치되었다.

비틀즈의 음악은 전 세계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고 불러온 명곡 중의 명곡이지만 이를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사용하는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워낙 판권 사용이 까다로운 데다 막대한 금전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스터데이>만 하더라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비틀즈 명곡들의 저작권 비용에만 제작비의 1/3 이상인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틀즈 음악의 무게감 vs 리메이크 음악의 가벼움
 
 영화 < 예스터데이 >의 한 장면

영화 < 예스터데이 >의 한 장면ⓒ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시종일관 경쾌한 영화 속 분위기와 어우러져 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비틀즈 원곡 리메이크의 대향연은 제법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하지만 스크린 밖 일상 생활에서 이 곡들을 듣노라면 OST의 재미는 생각 이상으로 반감되고 만다.

극중 잭은 음악을 좋아하지만 대중들을 사로잡을 만큼의 작곡 능력은 전혀 없는 무명 싱어송라이터다. 선술집부터 각종 행사에서 자작곡 'Summer Song'을 연일 부르지만 누구도 이 노래를 주목하지 않는다.   

비틀즈의 명곡들을 본인이 만든 작품인 양 포장하면서 라이징 스타가 되었지만 진짜 잭의 작곡물은 여전히 관심 밖에 놓여있다. 'Summer Song'을 들은 팝스타 에드 시런 매니저 지적처럼 잭의 자작곡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일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론 리처드 커티스 등이 만든 'Summer Song'은 여러 차례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딱히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전달하진 못한다. 

개성 없는 편곡... 듣는 재미의 반감
 
 영화 < 예스터데이 >의 한 장면.  팝스타 에드 시런이 본인 역할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영화 < 예스터데이 >의 한 장면. 팝스타 에드 시런이 본인 역할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UPI코리아

 
"능력은 부족한 무명 가수가 부르는 비틀즈 명곡"이라는 영화 속 설정은 사운드트랙 속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다시피한다. 리메이크 버전들의 구성이 비틀즈 원래 편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1968년 조지 해리슨의 매력적인 기타 소리를 담았던 'Something', 1965년 프로듀서 조지 마틴이 직접 키보드 연주를 담당했던 'In My Life'만 해도 OST 속에선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과거 멜로디 라인에 충살한 중간 솔로 연주가 이어진다. 'Carry That Weight', 'Back In The U.S.S.R' 역시 원작 편곡과 큰 차이를 드러내진 않는다.

이렇다보니 히메쉬 파텔이 제법 빼어난 보컬 실력으로 고군분투하지만 영상 없이 사운드트랙을 듣게되면 흔하디 흔한 비틀즈 리메이크 음반을 접하는 것 이상은 아닌, 어중간한 작품이 되어버린다. 지난 2003년 리처드 커티스의 대표작 <러브 액츄얼리> 속 'All You Need Is Love'의 색다른 재해석을 생각해본다면 <예스터데이>의 음악은 이 대목에서 제법 큰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과거 조 카커, 어쓰 윈드 앤 파이어, 킹스 싱어스, 베를린 필하모닉 첼리스트 등의 비틀즈 리메이크 같은 수작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을까?

한편 OST 음반의 경우, 영화 속 등장했던 대부분의 노래를 수록하진 않았다. 잭에게 기회를 부여해준 실제 팝 스타 에드 시런의 'Shape Of You'를 비롯해서 역시 극중 비틀즈와 더불어 존재가 사라진 것으로 처리된 록 그룹 오아시스 원곡 'Wonderwall' 등은 아쉽게도 제외 되었다. 또한 비틀즈 버전 그대로 엔딩 크레딧을 장식한 'Hey Jude'는 실제 음반에선 히메쉬 파텔의 가창으로 대체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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