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팀당 6경기에서 13경기 정도만 더 치르면 길고 길었던 이번 시즌의 대장정도 막을 내린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포인트는 두산과 키움의 2위 경쟁, 그리고 NC와 kt의 5위 경쟁이다. 매 경기마다 순위가 뒤바뀌며 보는 이들이 손에 땀을 흘리게 했다.
 
팀들의 순위 경쟁만큼 재미를 모았던 부문이 있다면 바로 구원왕 부문이다.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며 구원왕 경쟁에 재미를 더했다. 지난해 세이브 10걸 중 이번 시즌에도 이름을 올린 선수는 단 두명에 불과하다(한화 정우람, 두산 함덕주). 이들의 세이브 숫자도 많이 줄었다. 35 세이브를 올리며 리그 1위였던 정우람은 팀의 부진 속에 22개로 4위, 함덕주는 이형범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주며 16세이브에 머물렀다.
 
공인구 변화를 통한 리그 공격 지표 감소도 구원왕 경쟁의 쏠쏠한 재미였다. 지난 시즌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선수는 단 두 명에 불과했다. 함덕주가 2.96, 신재웅이 2.77로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4점대 평균자책점이 4명, 심지어는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대충 봐도 숫자가 많이 낮아졌다. 올해 세이브 상위 10명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이 3명, 2점대 평균자책점도 5명이나 된다. 4점대는 NC 원종현, kt 이대은 뿐이다. 경기 후반의 극장 개봉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생각보다 뻗지 않는 타구에 자신감이 생긴 투수들이 적극적인 투구를 펼친 결과다.
 
또 올해 구원왕 대전은 두가지 유형의 투수들로 극명히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강속구'로 대표되는 유형, '컨트롤'로 대표되는 유형이다. SK의 하재훈, LG의 고우석, 키움의 조상우 등은 시속 150km/h를 오가는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한다. 세 투수 모두 패스트볼을 70% 넘게 구사하지만, 알고도 쉽사리 치지 못한다.

조상우는 시즌 초 157km/h에 육박하는 패스트볼로 구원왕 경쟁을 주도했다. 3월에서 4월 사이 조상우의 패스트볼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6월 중순 부상으로 이탈해 마무리 자리를 오주원에게 양보해야 했지만 8월 15일부터 1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는 등 키움의 2위 경쟁에 힘을 더하고 있다.
  
 SK 하재훈

SK 하재훈 ⓒ SK 와이번스

 
고우석과 하재훈은 '뉴페이스'다. 고우석의 행보는 놀랍다. 시즌 내내 자책점이 9점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도 1.27로 '특급'이다. 지난 13일에는 30번째 세이브를 올리며 역대 최연소 3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재훈은 회전수가 키워드다. MLB평균을 상회하는 패스트볼 회전수로 화제를 모았다.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전향한 5월에는 한달간 무려 10세이브를 성공시키며 구원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정교한 제구와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속이는 투수들도 흐름이 좋다. 한화의 정우람, KIA의 문경찬, 키움의 오주원, 두산의 이형범 등이다. 정우람은 평균자책점에서 커리어하이다. 가장 최근에 실점한 것이 7월 3일이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0km/h 이하지만 피안타율 0.180의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문경찬도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질주하고 있다. 시속 140km에 불과한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0.234다.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정교한 제구, 좋은 익스텐션 덕에 보이는 구속 이상의 위력을 지녔다.
  
 키움 오주원

키움 오주원 ⓒ 키움 히어로즈

 
오주원은 마무리 자리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의 허를 찌른다. 여러 자리를 오가며 쌓은 경험으로 경기를 운영해나간다. 오주원의 호투 덕에 키움은 조상우, 김동준 등의 공백 때 힘을 잃지 않았다. 두산의 이형범도 예상 외의 인물이다. 양의지의 FA 이적 보상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이형범은 시즌 개막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두산 불펜을 지켰다.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장착해 한 단계 진화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수놓고 있는 구원 대전, 이번 시즌 각 팀의 9회가 한층 안정적인 이유다. 두 가지 다른 유형을 대표하는 투수들의 자수가 끝났을 때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