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에 방송된 '고창편'처럼 고정 멤버들로만 한 시즌을 채운 적도 있지만 <삼시세끼>는 기본적으로 3~4명의 고정 멤버에 게스트가 합류해 함께 생활하며 재미를 끌어내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그동안 <삼시세끼>에는 윤여정, 신구, 박신혜, 김하늘, 최지우, 이선균, 한지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스타들이 출연해 소탈하면서도 진솔한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전해주곤 했다.

<삼시세끼> 사상 최초로 고정멤버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산촌편'에서도 게스트는 적재적소에 활용되고 있다. 첫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정우성은 감자밭에서 감자가 많이 묻혀 있는 곳을 발견하거나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데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첫 게스트로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쳤다(그리고 나영석 PD는 넌지시 '절친'으로 유명한 정우성과 이정재를 동시에 캐스팅한 예능을 연출하고 싶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두 번째 게스트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비로소 전성기가 찾아온 대기만성 배우 오나라였다. 고정 멤버 염정아와 윤세아가 최고 23.8%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JTBC의 인기 드라마 < SKY캐슬 >의 주역이었던 만큼 드라마에서 염정아, 윤세아와 뛰어난 연기호흡을 선보였던 오나라가 두 번째 손님으로 초대된 것이다. 그리고 20년이 넘는 긴 연기 경력에 비해 예능은 '초보'에 가까웠던 오나라는 게스트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0대 중반 <나의 아저씨> 통해 주목 받기 시작한 뮤지컬 배우
 
 <나의 아저씨>에서 정희의 무심한 듯한 위로는 외로운 지안에게 큰 힘이 됐다.

<나의 아저씨>에서 정희의 무심한 듯한 위로는 외로운 지안에게 큰 힘이 됐다.ⓒ tvN 화면 캡처

 
개성 넘치는 이름(가명이 아닌 본명이다)과 뛰어난 연기를 두루 겸비하고 있지만 사실 오나라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배우가 되기까지 꽤 오랜 세월이 걸렸다. 예고와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오나라는 모 CF와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학시절 응원단에서 활약했을 정도로 뛰어난 치어리딩 실력을 갖추고 있다. 오나라는 대학 4학년 때 모교로 교생실습을 나간 적이 있는데 당시 2학년이었던 학생이 바로 조승우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순수 무용을 배운 오나라는 대학 졸업 후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으로 진학해 뮤지컬을 전공했다. 1997년에는 뮤지컬 <심청>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오나라는 석사 과정을 마친 후에도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42번가>, <사랑은 비를 타고>, <맘마미아> 같은 여러 뮤지컬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오나라가 뮤지컬에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은 작품은 2006년 초연해 한국의 창작 뮤지컬로 큰 사랑을 받은 <김종욱 찾기>였다. <김종욱 찾기>에서 나라 역을 맡으며 인상적인 연기로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킨 오나라는 2006년 한국 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고 2007년에는 한국 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인기상을 수상했다(2007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교생 시절 제자였던 조승우와 인기상을 공동 수상했다).

오나라는 2008년 <달콤한 나의 도시>를 시작으로 드라마와 영화에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뮤지컬 무대와는 달리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에서 오나라는 무명에 가까웠다. <역전의 여왕>에서 정준호가 연기한 봉준수의 누나 봉해금, <유나의 거리>에서 자신을 잡으려는 봉달호 형사(안내상 분)와 눈이 맞아 결혼하는 전직 소매치기 박양순을 연기했지만 시청자들은 주인공 가족이나 친구 역을 맡았던 조연배우 오나라를 오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 오나라가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작품은 작년 tvN에서 방송된 <나의 아저씨>였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동훈의 친구이자 동훈 삼형제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의 아지트인 술집 '정희네'를 운영하는 정정희 역이었다. 특히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안(이지은 분)에게 "우리 1년에 두 번만 만날래? 설하고 추석에. 설하고 추석에 만날 사람 있으면 인생 숙제 끝난 거야"라고 웃으며 위로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11월 신작 드라마 들어가기 전 절친들과 예능감 발휘
 
 오나라는 산촌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달았던 양념의 맛을 살리고 사용하기 불편했던 호스를 고치며 '명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오나라는 산촌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달았던 양념의 맛을 살리고 사용하기 불편했던 호스를 고치며 '명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tvN 화면 캡처

 
<나의 아저씨>에서도 대단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오나라의 대표작은 따로 있다. 바로 오나라에게 '찐찐'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선물해준 < SKY 캐슬 >이다. 오나라는 이 작품에서 입시에 목을 맨 다른 엄마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성적보다는 아들의 행복을 바라는 가슴 따뜻한 엄마의 면모를 보여주며 긴장감 넘치는 '입시 스릴러' < SKY캐슬 >에서 시청자들에게 '쉼표'같은 휴식을 제공해 줬다.

극 중에서 진진희가 입버릇처럼 사용하던 "어마마!"라는 감탄사와 "내 말이, 내 말이!"라는 추임새는 < SKY캐슬 >이 방영되는 기간 내내 유행어처럼 번졌다. 특히 롤모델처럼 따르던 한서진(염정아 분)과 사이가 틀어진 후에는 한서진을 향해 "아오~ 시베리아 허스키 수박씨 발라먹을 것이 눈깔을 확 뒤집어가지고 흰자에다가 아갈머리라고 써 버릴까 보다!"라는 험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심지어 이 대사는 상당 부분이 오나라의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오나라는 < SKY캐슬 > 주역들이 다시 뭉친 <삼시세끼-산촌편>에서도 오랜만에 '찐찐'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도착하자마자 염정아, 윤세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오나라는 특별한 인연이 없어 어색한 사이인 박소담을 보며 "우리 한 시간 뒤엔 엄청 친해질 거야 그치?"라며 남다른 친화력을 뽐내기도 했다. 너무 단 양념에 피시소스를 한 방울 떨어트려 맛을 살린 것도 오나라였다(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대장금> OST <오나라>가 배경음악으로 흘러 나왔다).

오나라는 6일 방송된 5회에서도 산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베트남 요리 짜조와 분보싸오를 만들며 산촌 식구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것도 아무도 만들지 못하는 요리를 만들어 혼자만 돋보인 것이 아니라 윤세아, 박소담과 역할을 분담하며 함께 멋진 요리를 만들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머리를 감은 후 약 1시간에 걸친 긴 머리 말리기 과정을 선보이기도 했다(뮤지컬과 교수답게 룰라의 음악에 맞춰 완벽한 안무를 선보인 건 덤).

백석예대 뮤지컬과 겸임교수이기도 한 오나라는 오는 11월 방영하는 KBS 수목드라마 < 99억의 여자 >에 출연할 예정이다. 조여정, 김강우와 함께 < 99억의 여자 >에 캐스팅된 오나라는 아름답고 부유하고 늘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모태 톱클래스' 윤희주 역을 맡았다. 지난 8월에는 배우 조은지의 연출 데뷔작인 영화 <입술은 안돼요>의 촬영도 마쳤다. 절친들과 함께 예능감을 뽐낸 오나라가 본업인 연기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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