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이 안방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8안타를 때려내며 4-1로 승리했다. 8월 마지막주에 열린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한 두산은 6연승이 끊어진 후 다시 3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NC다이노스에게 2-4로 패한 3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77승48패).

두산은 5번타자로 전진배치된 포수 박세혁이 3회 역전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허경민도 6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두산은 단 하나의 장타도 때리지 못했지만 찾아온 기회들을 효과적으로 살리며 삼성을 제압했다. 그리고 이날 김태형 감독과 두산팬들을 기쁘게 한 선수는 최근 두 경기에서 12.1이닝 2실점 호투로 작년의 위력을 되찾고 있는 두산의 '토종 에이스' 이용찬이다.

윤석환, 조규제에 이어 역대 3번째 세이브왕-신인왕 동시 수상자

장충고 출신의 이용찬은 고교 시절부터 장충고를 대통령배와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며 일찌감치 고교 최고의 우완 투수로 군림했다. '고교 넘버원 우완' 이용찬이 '교교 넘버원 투수'로 불리지 못한 이유는 같은 시대에 안산공고의 '초고교급 좌완' 김광현(SK 와이번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일찌감치 두산 스카우트팀의 끈질긴 구애를 받으며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두산팬들이 당장이라도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고 기대했던 이용찬을 만나기까지는 무려 2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이용찬은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과 어깨 통증으로 2년이나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2008년 후반기에 1군 마운드에 올라 8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용찬은 풀타임 첫 해였던 2009년 정재훈에게 두산의 마무리 자리를 물려 받으며 26세이브를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존 애킨스와 공동 세이브왕에 오른 이용찬은 1991년의 조규제(삼성 2군 투수코치) 이후 18년 만에 신인왕과 세이브왕을 동시에 차지했다. 이용찬은 2010년에도 25세이브를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그 해 9월 음주운전사고로 시즌 아웃됐다(그리고 마무리를 잃은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2승 3패로 패했다).

2011년 선발로 변신한 이용찬은 6승 10패 4.19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kt잔류군 투수코치)가 부임한 2012년 포크볼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이용찬은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0승 11패 3.00의 호성적으로 두산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13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5경기 등판에 그친 이용찬은 2014년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지만 17세이브에 그쳤고 2014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다.

이용찬의 입대와 함께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두산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2016 시즌에도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93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전역 후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 이용찬은 5경기에서 1승 2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에 힘을 보탰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80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4차전 9회말에 우승을 결정 짓는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8월 이후 3승1패2.45, 가을야구 선발 경쟁 불 지핀 이용찬

이용찬은 2017년 두산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22세이브를 올렸지만 시즌 중반부터 구위가 흔들리며 후반기부터 마무리 자리를 김강률에게 내줬다. 하지만 작년 시즌 선발로 변신한 이용찬은 25경기에서 15승 3패 3.63을 기록하며 토종 투수 다승 및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프로 입단 후 마무리와 선발을 여러 차례 오가던 이용찬은 입단 12년 만에 리그 최고의 토종 선발로 등극했다.

2억 3500만 원에서 66%가 인상된 3억 90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체결한 이용찬은 올 시즌에도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 함께 두산의 선발진을 이끌 토종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좌완 유희관이 작년의 부진을 씻었고 4년 차 이영하가 또 한 번 성장한 기량을 선보이는 사이 이용찬은 의외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6월 말부터 7월까지는 6경기에서 5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프로 13년째를 맞는 베테랑 투수 이용찬은 자신의 2019 시즌이 엉망이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8월 4번의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넘기며 2승1패2.82로 작년 시즌의 안정감을 되찾은 이용찬은 1일 삼성전에서 올 시즌 5번째 7이닝 투구를 펼치며 두산의 3연승을 견인했다. 7월까지 3승 8패 4.79로 부진했던 이용찬은 8월 이후 3승 1패 2.45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1일 삼성전에서도 이용찬의 노련한 투구는 단연 빛났다. 3회 구자욱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준 이용찬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추가실점 없이 삼성타선을 5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특히 삼성의 외국인 타자 맥 윌리엄슨과 2018년 경찰야구단에서 31홈런을 기록했던 이성규를 세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올 시즌 6승9패 4.25를 기록 중인 이용찬은 성적만 보면 두산의 5선발에 가깝다. 사실 5선발은 가을야구에서 롱릴리프로 대기하거나 최악의 경우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자리다. 물론 이용찬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투수가 엔트리에서 제외될 확률은 매우 낮지만 가을야구 선발진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남은 시즌 더욱 분발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용찬의 부활로 인해 잔여 시즌 가을야구 선발을 향한 두산 투수들의 내부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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