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앨범상'을 수상한 컨트리 스타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는 8월 7일 룰라팔루자 페스티벌 무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2019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앨범상'을 수상한 컨트리 스타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는 8월 7일 룰라팔루자 페스티벌 무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 트위터 캡쳐


"누군가 XX 뭐라도 해야 한다고요!(Somebody F-cking Do Something!)"

현지 시각 8월 5일, 시카고의 음악 축제 룰라팔루자(Lollapalooza)에 오른 컨트리 가수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 전 8월 3일 미국 텍사스 주 엘패소의 쇼핑센터 월마트에서, 8월 4일 오하이오 주 데이튼 시내에서 연속 발생한 총기 난사 사고를 추모하며 밝힌 분노의 표시였다. 이틀 동안의 대참사로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42명이 부상을 입었다.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는 2019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앨범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확인한 아티스트다. 그는 룰라팔루자 무대에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누군가가 무슨 조치를 취하게 될까요?"라며 격렬히 항의했다. 케이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참된 리더는 세상이 불타는 것을 방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참된 리더는 세상이 불타는 것 방관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엘패소 지역을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으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기를 안고 '엄지척' 포즈를 취한 사진이 새로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엘패소 지역을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으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기를 안고 '엄지척' 포즈를 취한 사진이 새로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8월 5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이틀 간의 총기 사고를 '악(惡)의 공격'으로 규정하며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총기 규제 문제와 과거 자신의 인종주의적 발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난사의 원인으로 지적한 것은 과격한 비디오 게임과 인터넷, 정신 질환이었다.

때문에 8월 7일 총기난사 피해 지역을 찾은 트럼프는 지역 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엘패소 주민들은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발언이 총기 난사의 직접 원인이 되었다며 거센 시위를 벌였다.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 '히스패닉 인구가 텍사스를 장악할 것'이라는 선언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오하이오 주 데이튼에서는 성난 주민들이 '뭐라도 해라(Do something)'라는 피켓을 들었다.

미국 각지에서는 전미총기협회(NRA)의 회원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총기 규제를 주저하며 그 원인을 비디오 게임에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공화당 성향의 <폭스 뉴스(Fox News)>는 케이시 무스그레이브스의 발언을 겨냥해 '건전한 컨트리 가수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닥치고, 욕하지 말고, 노래나 불러라'며 핀잔을 줬다. 

총기 규제 외면하는 미 정치권... 뮤지션들이 트럼프 대통령 비판
 
 소울 가수 존 레전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살인마들에게 영감을 준다'며 직언을 날렸다.

소울 가수 존 레전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살인마들에게 영감을 준다'며 직언을 날렸다.ⓒ 존 레전드 트위터 캡쳐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올 한해만 32건의 총기 대량 살인(Mass Killing)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케이시를 비롯해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총기 난사 사고를 추모하고 너무도 쉬운 총기 소지 현황과 증오 범죄를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팝스타 리안나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엘패소 총기 사건 용의자 크루시어스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가수 라나 델 레이 역시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신곡 '미국을 찾다(Looking For America)' 라이브 영상을 업로드하며 "총기 없는 세상, 폭탄 없는 하늘의 미국을 꿈꾸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영화 <라라랜드>에 출연했던 인기 소울 가수 존 레전드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살인자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직언을 쓰며 비판했다. 
 
 2019년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엘 파소의 월마트 총기 난사 사건 후,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2019년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엘 파소의 월마트 총기 난사 사건 후,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중 핵심은 엘 패소 총기 사건 이틀 전 메탈 밴드 슬립낫(Slipknot)의 코리 테일러가 '인디펜던트'지와 가진 인터뷰다. 8월 9일 새 정규 앨범 <우리는 너와 같지 않아(We Are Not Your Kind)> 발매를 앞두고 가진 자리에서, 코리는 "미국엔 X 같은 총기들이 너무 많다. 지금 당장 밖에 나가도 몇 분 안에 총을 찾을 수 있다"라 일갈하며 "이 나라(미국)에는 정말 해로운 총기 문화가 있다. 그 문화는 거의 숭배에 가깝다. 그리고 그들은 사고가 터지면 이를 음악의 탓으로 돌린다"며 우려를 표했다.  

코리 테일러의 예측대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량 총격의 원인을 비디오 게임과 정신 질환, 공화당에 비판적인 '리버럴 할리우드' 문화로 돌렸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비디오 게임이 인간성을 말살시킨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이 총기에 관한 규제를 외면하는 동안 참사는 반복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문화예술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395)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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