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변호사를 꿈꿨다. 나이를 먹으며 장래희망은 수학 선생님에서 회사 연구원까지. 현실과 타협하며 조금씩 바뀌었다. 20대의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현실로 마주친 20대는 어렵기만 했다. 그렇게 지금의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 매달 받는 월급은 평범한 중소기업 수준에서 많지도 적지도 않다.
  
나와 비슷한 20대 또래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 5일 방영된 <MBC스페셜> '이 남자의 피 땀 눈물'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청년들의 피 땀 눈물

주조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최재훈씨는 회사를 알아볼 때 연봉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돈이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원했다 떨어졌지만 2번 더 도전해 취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는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하는 판촉 행사도 최선을 다해서 임한다. 고된 일이지만 꿈꿔온 일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는 20대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세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방송 화면

방송 화면ⓒ MBC

 
방송에 나온 통계청 자료(2019년 5월)에 따르면 첫 일자리 월급의 수준이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인 비중이 34.1%라고 한다. 100만 원에서 150만 원 미만인 청년은 27.7%이다. 한마디로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를 받는 청년이 60%가 넘는다는 말이다. 2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청년이 절반이 넘는데,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방송에는 벌써 4년째 배달업계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민근씨도 출연했다. 25살의 그는 자동차학과를 졸업하고 취업해 6개월 정도 일했지만, 긴 근무시간에 비해 임금이 터무니없이 적어 배달 대행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전에 비해 3배에서 4배의 돈을 받고 있지만 건당 3000원을 받기 위해 쉼 없이 오토바이를 달려야 한다. 실제로 카메라가 함께하던 약 3시간 동안 그는 20~25건의 배달을 했다.
 
방송에는 유아 체육 강사로 일하고 있는 영준씨의 모습도 나왔다. 그는 병원에서 되도록 목을 쓰지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직업의 특성상 기침을 계속하면서도 끝없이 말을 해야 했다. 그는 생활체육교사 자격을 준비하며 자기계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있었다.
 
또래 청년들은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다. 멋있고 더욱 응원해주고 싶은 한 편 안타깝고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다. 영상을 보고 글로 써내는 것을 좋아하던 내가, 회사를 다닌 이후 집에만 오면 방전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직장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에 공부를 손에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스트레스를 더 받고 다시 방전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더 안정적인 곳으로 옮기게 되면 이 일이 끝나게 될까?
 
스스로를 약자로 부르는 20대 남자들 
 
 방송 화면

방송 화면ⓒ MBC

 
몇몇 20대 남자들은 스스로를 약자라고 부른다. 군대에 가지 않는 또래의 여성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성 평등 문제 등에서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들은 40~50대의 기득권에는 쏟아내지 못하는 불만들이 자신들에게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대 여성들이라고 혜택을 받고 있다 보기는 어려웠다. 영양사 자격증에 전 학기 장학금까지, 빠지지 않는 스펙을 갖춘 희영씨는 아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회사에 지원한 그녀는 '남자친구는 있느냐',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등의 면접 질문을 받고 어려움을 실감했다.
 
지금은 주조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민경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4명의 면접자 중에 혼자 여자였던 그녀는 회사 전무로부터 '지금도 여자가 혼자인데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정확한 평가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예전에 비해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여성 임원의 수나 승진 비율 등을 봤을 때 여전히 쉽지 않아 보였다.

한 가지 의문점은 방송의 제목을 어째서 '이 남자의 피 땀 눈물'로 제한하고 남자들이 약자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을 넣었는지와 해당 내용이 별로 필요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방송에서 다뤘듯, 여성들 또한 경쟁 속에서 힘듦을 느끼고 있고 여성으로서 부적절한 질문을 받거나 대우를 받는 일도 많았다. 남자라서, 여자라서, 가 아니라 20대 청년들이 피 땀 눈물을 흘리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 부분이 아쉬웠다.
 
20대의 피 땀 눈물, 보상 받을 수 있을까
 
 방송 화면

방송 화면ⓒ MBC

 
성별을 떠나 이전 1980년대에 대학 생활을 했던 이들에 비해 가혹하게 노력하고 경쟁해야 하는 지금의 세대들. 과연 이 세대는 지금의 노력을 보상을 받을 수는 있을까? 다행스러운 소식은 국민연금의 경우 앞으로 30년 이상은 지급 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언제까지 희망찬 미래를 그리며 마냥 버티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방송에서는 열심히 자신의 삶을 그리며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나왔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나보다 지금 나의 행복이 중요한 이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피, 땀, 눈물이 보상받기를 바라며 열심히 사는 청년들이 많은 사회보다는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행복한 일을 찾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방송에 나온 꿈인 배우와 부모님의 일을 돕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민수씨, 꿈을 응원하는 어머니와 현실을 바라보길 바라는 아버지 사이에서 애써 웃는 인영씨 같은 이들이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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