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노래패 <우리나라> 정기공연.

2018년 9월 노래패 <우리나라> 정기공연. ⓒ 김경락

 
백자, 이광석, 한선희, 달로와, 이혜진, 지정환. 1999년 6월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노래패를 만들겠다고 뭉쳤다. 당시 노찾사, 꽃다지, 희망새 이후 노래패의 시대가 저무는 듯한 때였다. 그들은 학생운동 시절 각종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다 맺은 인연으로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게 노래패 '우리나라'다. 이름 때문에 관변단체 아니냐는 농담을 듣기도 한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따로가 아닌 하나된 우리나라를 지향하는 마음에서 지었다. 애초 노래 제목이었던 우리나라는 '나는 남한 사람이 아니오'로 시작해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사람이오'라고 매듭을 짓는 다소 도발적인 가사를 담고 있다.

풋풋한 젊은이로 만났던 노래패 '우리나라' 멤버들은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이 흘렀다. 우리나라는 20주년을 맞았지만, 멤버들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팀 활동을 정리하고 솔로 활동을 하던 기존의 관례와 달리 우리나라는 팀 활동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는 독특한 행보를 이어왔다. 다섯 명의 가수가 각자 솔로 음반을 적게는 두 장에서 많게는 여섯 장을 내면서 팬층을 넓혀왔다. 말 그대로 '따로 또 같이' 20년을 지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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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패 우리나라 (왼쪽부터) 백자, 한선희, 이혜진, 이광석

노래패 우리나라 (왼쪽부터) 백자, 한선희, 이혜진, 이광석 ⓒ 이희훈

 
우리나라가 결성된 지 1년 뒤인 2000년에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6·15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이때 우리나라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합쳐', '통일의 꽃을 피워요' 등 각종 통일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금강산은 물론 평양에서도 공연을 했다.

우리나라는 '이제는 바꿔야해,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 '쟁기질', '막걸리 한사발', '노점해방가', '해방수레', '철거반대투쟁가' 등 노동자, 농민, 노점상, 철거민 등 소외받은 계층들과 어깨동무하며 그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다. 효순이 미선이 촛불시위 때는 '얼마나 더', '탱크라도 구속해'로 연대했다.

거리에서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단연 '다시 광화문에서'다. 이 노래는 고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시청 앞에서 불리기도 했다. 지난 세월호 참사 때에는 도종환 시인의 시 '화인'에 곡을 붙여서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라는 노랫말로 많은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다시 광화문에서'
 
 
 2018년 9월 노래패 <우리나라> 정기공연.

2018년 9월 노래패 <우리나라> 정기공연. ⓒ 김경락


올해 스물살 성년이 된 우리나라는 20주년 기념 '1999~2019 노래패 우리나라 스무살 콘서트'를 7월 20일 토요일 오후 5시 성수아트홀에서 갖는다. 주최는 성동문화재단과 예나, 주관은 성수아트홀.

우리나라 스무살 콘서트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발표한 정규·비정규 음반 12개와 그 안에 담긴 160여 곡 가운데서 엄선한 30여 곡을 부를 예정이다. 노래와 함께 그 안에 담긴 추억과 사연들도 함께 들려준다.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에게 최대한 많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모두 3부로 기획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무대 위아래를 꽉 채우며 관객들이 춤을 추는 광경이 다시 한번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 하나되어', '벗들이 있기에' 등 20여 년 전의 댄스곡들과 '백두산에 올라, '가자 통일로' 등 지금의 댄스곡들을 부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솔로 활동을 병행해온 우리나라 가수들이 각자 자신의 노래 한 곡씩 선보인다. 달로와 가수의 '참좋은 만남'은 20년 동안 거의 공연을 해본 적이 없는 노래여서 이번 공연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래패 우리나라는 재일동포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많은 추억을 쌓아왔다. 특히 우리 말, 우리 글을 배우는 '우리학교'와는 눈물과 웃음이 어우러진 추억이 많다. 이번 스무살 콘서트에서 그 사연들을 소개하고 '우리학교'를 응원하는 노래도 부른다.

입장료는 현장 구매일 경우 5만원, 사전 예매 4만원, 10인 이상 단체 3만원, 대학생과 장애인, 성동구민 2만원, 초·중·고생 1만원, 노래패 우리나라 후원단체 '우리벗' 무료다. 예매 문의는 ☎ 02-333-5902.
우리나라 20주년 스무살콘서트 성수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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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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