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B 올스타전 선발 '1이닝 무실점'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1회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한국인 선수 최초로 MLB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1회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한국인 선수 최초로 MLB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 AP/연합뉴스

 
류현진이 작년 월드시리즈 패전의 아픔을 설욕하고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는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8회 불펜 투수 페드로 바에즈가 동점을 허용하며 류현진의 11승을 날렸고 류현진은 10승2패를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이 1.78로 소폭 상승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7-4로 승리했다.

한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는 시카고 컵스전에서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회 적시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181로 끌어 올렸다. 템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골랐고(타율 .261)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중단됐다(타율 .291).

1회 5피안타 2실점 난조 후 2회부터 4회까지 삼자범퇴 행진

1912년에 개장한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는 좌측 폴대까지의 길이가 94.5m, 우측 폴대까지의 길이가 92m가 불과한 작은 구장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홈런을 줄이기 위해 좌측 외야에 '그린몬스터'로 불리는 높이 11.3m짜리 대형펜스를 설치했다. 높은 펜스 덕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줄어들긴 했지만 깊은 외야플라이 타구가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생애 첫 올스타 선발등판 이후 펜웨이파크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한 류현진은 13경기 연속 러셀 마틴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다저스는 부상에서 돌아온 1루수 데이빗 프리즈와 중견수 A.J.폴락이 각각 3번과 5번 타순에 배치됐고 맥스 먼시가 3루수, 저스틴 터너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보스턴 역시 무키 베츠, 잰더 보가츠, J.D.마르티네스 등 핵심 타자들이 모두 선발 출전했다.

다저스는 1회초 공격에서 크리스 테일러의 볼넷과 보가츠의 실책으로 만든 2사 1,2루 기회에서 폴락의 홈런이 터지면서 3점을 선취했다. 올스타전 이후 4일을 쉬고 등판한 류현진은 1회말 2사 만루에서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2타점 내야 안타를 맞으며 2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꾸준히 땅볼을 유도했지만 시프트가 역으로 걸리면서 번번이 내야 안타로 연결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1회에만 5개의 안타를 맞으며 흔들린 류현진은 2회부터 다시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안정을 되찾았다. 2회 선두타자 에두아르도 누네즈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베츠를 중견수 플라이, 라파엘 데버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첫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1회 24개에 달했던 많은 투구수를 2회 9개로 줄인 것이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은 3회에도 보스턴의 중심타선을 맞아 보가츠를 1루수 플라이, 마르티네스를 유격수 직선타,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3루땅볼로 처리하며 특유의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4회 투구에서도 베닌텐디를 3루 땅볼, 마이클 채비스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1회 브래들리부터 시작됐던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 내려간 후 곧바로 백투백 홈런 터트린 보스턴

다저스는 5회초 공격에서 프리즈의 2루타와 폴락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누네즈를 3루 땅볼로 처리했고 베츠의 잘 맞은 타구는 2루 베이스 뒤에 있던 키케 에르난데스의 정면으로 향했다. 류현진은 2사 1,2루에서 마르티네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알렉스 버두고의 멋진 홈송구로 2루 주자 데버스를 잡아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 투구에서 수비의 도움을 받아 실점위기를 넘겼던 류현진은 6회 다시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바스케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베닌텐디를 삼진, 채비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7월 들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6회까지 8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후 베츠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데버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7이닝2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하지만 류현진의 7이닝 2실점 역투는 시즌 11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저스는 8회에 등판한 바에즈가 보가츠와 마르티네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 버렸다. 류현진의 변화무쌍한 투구에 이은 바에즈의 단조로운 투구는 보스턴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비록 류현진의 11승은 무산됐지만 다저스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4로 승리하며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리턴매치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지난 2013년 8월 보스턴을 상대로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 5이닝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작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류현진은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1회 5개의 안타를 맞으며 2점을 허용할 때만 해도 류현진의 '보스턴 공포증(?)'은 계속되는 듯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회부터 7회까지 보스턴의 강타선을 단 3안타로 막아내는 놀라운 호투로 펜웨이 파크에서 작년 월드시리즈 패전의 아픔을 설욕했다.

류현진은 1회 출발이 썩 좋지 않았지만 전반기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는 초반 난조를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2회부터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보스턴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첫 등판이었음에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다저스의 1선발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아쉽게 승리를 날린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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