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23일 오전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2일 896만 명을 기록하며 900만 돌파를 목전에 뒀던 터였다. 배급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생충>이 23일 오전 10시 900만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개봉했으니 25일 만이다. 900만을 돌파하면서 관심사는 천만 관객 도달 여부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 천만을 넘긴 영화는 2006년 개봉한 <괴물>로 당시 1091만 관객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흥행한 영화는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로 935만 관객이 찾았다.

<설국열차>보다 앞서고 <괴물> 넘기는 힘들 듯

현재 흐름에서 <기생충>은 <설국열차>는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괴물>에 다가서기엔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초반 개봉했을 때는 빠른 흥행 속도로 천만 돌파가 기대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특히 700만을 넘긴 이후 관객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양새였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개봉 8일 만에 500만, 10일 만에 600만, 11일 만에 700만을 돌파할 때만 해도 천만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800만을 넘어서는 데 17일이 걸렸다. 700만에 6일간 머무른 것이다. 800만을 벗어나는 데는 8일이 소요됐다. 700만을 넘긴 후 900만까지 오는 데 14일이 걸린 셈이다. 흥행 속도가 현저히 둔화됐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술적으로 천만에 도달에 10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이어지는 신작들의 개봉에 <기생충>에 대한 관심도가 약해지는 흐름이어서 전망은 밝지 않다. 800만을 넘어선 이후 주요 스포일러 배우들까지 공개되면서 영화를 안 본 관객들의 긴장감이 많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주말 관객 증가가 약해진 점도 흥행 속도를 늦춘 요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토요일에는 금요일 대비 100% 이상 관객이 늘어나며 주말 흥행을 주도한다. 그런데 지난 2주간 금요일 대비 토요일 관객 증가 비율이 50~60% 수준이었다.

흥행분석가인 이하영 전 시네마서비스 배급이사는 기생충 개봉 전 "봉준호 감독 자체적으로 잠재관객이 거의 900만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서 "다만 흥행을 길게 끌고 가야 천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예상대로 가고 있는 셈인데, 개봉 한 달이 다가오면서 본격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다만 뒷심이 어느 정도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라라랜드>나 <보헤미안 랩소디> 등은 흥행이 거의 끝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서 입소문을 타며 50만에서 100만명까지 추가한 경우였다.

<기생충>은 역대 5월 개봉한 영화 중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 중인데, 현재 흐름에서 950만 안팎 정도가 최종 관객 수로 예상되고 있다. 극장에서 내리기 전까지 관객들의 반복 관람과 충성도 여부가 최종 기록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생충> 배우들의 천만 인증샷을 볼 수 있을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관객들의 몫이 됐다.

 
 <기생충> 배우들의 800만 돌파 축하 인증샷

<기생충> 배우들의 800만 돌파 축하 인증샷 ⓒ CJ 엔터테인먼트

 
프랑스 첫 주 개봉성적 한국영화 최고

한편 기생충은 칸영화제 수상과 국내 흥행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이목까지 집중시키고 있다.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국가 등으로 TV, 비디오 판권 등을 포함해 202개국에 판매되었다고 배급사 측은 밝혔다.

이는 종전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인 176개국의 <아가씨>를 넘어선 수치이자 봉준호 감독 작품 <설국열차>의 167개국 기록 역시 넘어선 수치다.

지난 6월 5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25만 9737명의 현지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프랑스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스코어를 기록한 <설국열차> 개봉 스코어(23만 5371명)을 넘었다. 스위스, 홍콩, 베트남 개봉에 이어 세계 곳곳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국내 관객과 더불어 해외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생충>은 시드니 영화제 최고상인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를 수상한데 이어 6월에 있을 '필름페스트 뮌헨'과 8월 '로카르노 영화제'에 이어 10월 개최를 확정한 '뤼미에르 영화제'까지 연이어 초청받았다.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그만큼 지속할 예정이다.
 
기생충 9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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