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장 높이 치켜 들었지만 그들의 미소 뒤에는 아쉬운 이별의 마음도 담겨 있었다. 이 결승전에서 2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에당 아자르와 사리 감독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오래 전부터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첼시 FC 팬들이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이유다.
 
 첼시의 에당 아자르 선수(자료사진)

첼시의 에당 아자르 선수(자료사진)ⓒ EPA/연합뉴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첼시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30일 오전 4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2019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연고 도시(런던) 라이벌 아스널 FC(잉글랜드)를 4-1로 크게 이겨 6년만에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체흐 골키퍼의 기구한 은퇴 게임

친정 팀을 상대로 뛰어야 하는 두 선수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결승전이었다. 머리 보호대를 쓰고 아스널의 골문을 지킨 페트르 체흐 골키퍼와 첼시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골잡이로 뛴 올리비에 지루가 그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페트르 체흐는 마침 이 결승전이 은퇴 게임이라서 누구보다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 팀이 자신의 이름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킨 친정 팀 첼시 FC였으니 만 37살 하고도 열흘이 지난 베테랑 골키퍼의 글러브는 더 슬퍼 보였다.
 
 아스널 골키퍼 체흐

아스널 골키퍼 체흐ⓒ AP/연합뉴스

 
페트르 체흐는 이 마지막 게임에서도 여전히 슈퍼 세이브 실력을 자랑했다. 34분에 첼시 왼쪽 풀백 에메르송의 위력적인 대각선 슛이 날아왔을 때부터 몸을 날려 막아냈고, 39분에도 올리비에 지루가 낮게 깔아찬 왼발 슛을 향해 체흐는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손끝으로 공을 쳐냈다. 

하지만 페트르 체흐 혼자서 아스널의 골문을 지킬 수는 없었다. 득점 없이 시작한 후반전에 첼시의 공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49분에 첼시 골잡이 올리비에 지루의 다이빙 헤더 골(에메르송 크로스 어시스트)이 터진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시즌 종료를 알리는 유럽 클럽 대회 결승전이자 체흐의 은퇴 게임에서 첫 골의 주인공조차 친정 팀을 상대로 뛴 올리비에 지루였으니 그 여운이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지루와 아자르의 만점 활약

올리비에 지루의 첫 골 이후 첼시의 공격은 더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60분에 에당 아자르의 날카로운 패스가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왼발 추가골을 빛나게 한 것이다. 아스널 수비수들은 은퇴하는 골키퍼 체흐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없을 정도로 위험 지역 공간을 너무나 쉽게 내주고 있었다.

64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선언됐다. 페드로의 패스를 받는 올리비에 지루를 막기 위해 뒤늦게 달려온 아스널 윙백 메이틀랜드-나일스가 밀기 반칙을 저질러 지루를 넘어뜨린 것이다. 

이 기회에서 첼시의 에당 아자르는 매우 침착하게 11미터 오른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결승전에서 3-0 점수판은 좀처럼 쉽게 뒤집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아스널 벤치에서는 곧바로 알렉스 이워비를 교체 선수로 들여보냈고 거짓말처럼 3분만에 이워비의 오른발 발리슛이 첼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 기적이 일어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분 뒤에 에당 아자르의 쐐기골이 터져나왔다. 

이번에도 올리비에 지루의 왼발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71분, 중심이 흔들렸지만 지루의 왼발 크로스는 에당 아자르의 공간 침투 타이밍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아스널 골문은 또 열렸다. 

아스널의 또 다른 교체 선수 조 윌록이 83분에 라카제트의 결정적인 키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마지막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만회골을 노렸지만 야속하게도 윌록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첼시 골문 오른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고 말았다. 

이로써 첼시 FC는 2012-2013 시즌 이 대회 결승전에서 벤피카(포르투갈)를 2-1로 물리치고 우승한 이후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사리 감독과 아자르에게 이 우승 트로피가 이별 선물로 보이기도 했다.

2018-2019 UEFA 유로파리그 결승 결과(30일 오전 4시, 올림픽 스타디움-바쿠)

첼시 4-1 아스널 [득점 : 올리비에 지루(49분, 도움-에메르송 팔미에리), 페드로 로드리게스(60분, 도움-에당 아자르), 에당 아자르(65분, PK), 에당 아자르(71분, 도움-올리비에 지루) / 알렉스 이워비(69분)]

첼시 선수들
FW : 에당 아자르(89분↔다비데 자파코스타), 올리비에 지루, 페드로 로드리게스(71분↔윌리안)
MF : 마테오 코바치치(76분↔로스 바클리), 조르지뉴, 은골로 캉테
DF : 에메르송 팔미에리, 다비드 루이스, 안드레스 크리스텐센,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GK : 케파 아리자발라가

아스널 선수들
FW :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메수트 외질(77분↔조 윌록),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MF : 시드 콜라시나츠, 그라니트 자카, 루카스 토레이라(66분↔알렉스 이워비), 아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
DF : 나초 몬레알(66분↔마테오 구엔도지), 로랑 코시엘니, 소크라티스 파파스타도포울로스
GK : 페트르 체흐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첼시 49%, 아스널 51%
유효 슛 : 첼시 8개, 아스널 2개
슛 : 첼시 14개, 아스널 13개
패스 성공률 : 첼시 83%(320/385개), 아스널 83%(308/370개)
코너킥 : 첼시 7개, 아스널 5개
오프 사이드 : 첼시 1개, 아스널 3개
뛴 거리 : 첼시 100.5km, 아스널 95km
경고 : 첼시 2장, 아스널 0

최근 유로파리그 우승 팀
2018-2019 첼시 FC(잉글랜드)
2017-2018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2016-201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2015-2016 세비야(스페인)
2014-2015 세비야(스페인)
2013-2014 세비야(스페인)
2012-2013 첼시 FC(잉글랜드)
2011-2012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2010-2011 FC 포르투(포르투갈)
2009-201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2008-2009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2007-2008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2006-2007 세비야(스페인)
2005-2006 세비야(스페인)
2004-2005 CSKA 모스크바(러시아)
2003-2004 발렌시아 CF(스페인)
2002-2003 FC 포르투(포르투갈)
2001-2002 페예노르트 로테르담(네덜란드)
2000-2001 리버풀 FC(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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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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