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승부끝에 안타 5월 1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4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SK 고종욱이 9구째까지 가는 투수와의 승부 끝에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 끈질긴 승부끝에 안타5월 1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4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SK 고종욱이 9구째까지 가는 투수와의 승부 끝에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SK가 이틀 연속 LG를 울리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6안타를 때리며 2-0으로 승리했다.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SK는 kt위즈에게 연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다시 선두로 뛰어 올랐다(32승1무16패). 

SK는 선발 앙헬 산체스가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을 챙겼고 서진용과 김태훈, 하재훈으로 이어지는 팔승조도 전날에 이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타선에서는 3회초 적시 3루타를 때린 제이미 로맥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4출루 경기에 성공한 고종욱은 규정타석을 채우며 단숨에 타율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군복무 마치고 어깨수술 받은 후 3할 타자로 성장한 고종욱

선수마다 야구에 눈을 뜨는 시기가 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나 강백호(kt)처럼 학창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어가며 성장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에 프로 입단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대기만성형 선수도 있다(물론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한 대다수의 선수는 프로야구 스타라는 꿈을 접은 채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경기고 시절까지 평범한에 불과하던 고종욱은 한양대 진학 후 본격적으로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고종욱은 한양대에서 4년 내내 3할대 중반의 높은 타율과 빠른 발을 과시하며 대학야구 최고의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덕분에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대졸 외야수임에도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실제로 고종욱은 그 해 드래프트에서 외야 포지션의 선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하지만 대학야구를 호령하던 고종욱에게도 프로의 벽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고종욱은 프로 첫 해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248 1홈런 9타점 7도루의 평범한 성적을 남긴 채 상무에 입대했다. 2013년 9월 전역해 팀에 복귀했지만 시즌 종료 후 습관성 어깨 탈구로 수술을 받으면서 2014 시즌 8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4년 히어로즈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에 고종욱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고종욱은 2015년 이성열(한화 이글스)의 이적을 기회 삼아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310 10홈런 51타점 81득점 22도루로 맹활약했다. 비록 브래드 스나이더, 박헌도와 출전 기회가 나뉘면서 규정타석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넥벤져스'로 불리던 히어로즈 강타선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고종욱은 생애 첫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2016년에도 133경기에서 타율 .334 8홈런 72타점 92득점 28도루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고종욱은 2017 시즌에도 타율 .312 8홈런 54타점 70득점 16도루를 기록하며 지난 2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하지만 고종욱은 야구팬들에게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뛰어난 타격실력에 비해 외야수비가 그리 뛰어나지 못하고 어깨부상의 여파로 송구능력도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종욱이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도 작년 시즌 연봉이 1억1000만 원에 불과(?)했던 이유다.

'부상병동' SK 외야, 고종욱 활약 없었으면 큰 일 날 뻔

히어로즈는 작년 시즌 임병욱이 중견수, 이정후가 좌익수로 자리 잡았다. 우익수 자리에는 마이클 초이스와 제리 샌즈가 있었고 고종욱이 우익수로 활약하기엔 약한 어깨가 너무 치명적이었다. 실제로 고종욱은 작년 지명타자와 백업 외야수, 대타 요원을 전전하며 타율 .279 6홈런5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종욱은 준플레이오프 1타수 무안타, 플레이오프 5타수 1안타에 그치며 가을야구에서도 히어로즈의 주력 멤버에서 제외됐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김재현(상무)이 군에 입대하면서 포수 자리에 구멍이 생긴 히어로즈는 SK, 삼성 라이온즈와의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고종욱을 SK로 보내고 삼성에서 이지영을 영입했다.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잉여전력에 가까웠던 고종욱을 보내면서 경험 많은 포수 이지영을 영입한 좋은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SK로서는 27홈런을 친 거포 외야수 김동엽을 내주고 정점에서 내려오던 고종욱을 데려온 것은 다소 손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SK 외야에는 한동민, 김강민, 노수광, 정의윤, 정진기, 배영섭 같은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고종욱 입장에서는 주전은커녕 1군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고종욱은 개막 엔트리에 살아 남았고 SK가 시즌 개막 후 49경기를 치른 현재 45경기에 출전하며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월까지 타율 .253에 불과했던 고종욱은 5월 들어 타격감을 무섭게 끌어 올리고 있다. 

실제로 고종욱은 5월에 열린 17경기에서 타율 .441(59타수26안타) 8타점 15득점 6도루로 맹활약하며 시즌 타율을 .329까지 끌어 올렸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정의윤과 노수광의 백업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1번과 2번을 오가며 SK의 붙박이 주전 테이블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고종욱은 22일 LG전에서도 2번 좌익수로 출전해 결승득점과 쐐기 타점을 포함해 3안타 4출루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경기에서 5번 타석에 서면서 규정타석을 채운 고종욱은 시즌 타율 .329로 리그 전체 타율 6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양의지(NC다이노스, .385)와는 아직 제법 차이가 있지만 3위 김하성(키움, .333)까지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김강민이 췌장 혈종, 정의윤이 종아리 미세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SK 타선에서 고종욱은 그야말로 구세주 같은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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