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피카츄> 영화 포스터

▲ <명탐정 피카츄>영화 포스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어릴 적 아버지 해리 굿맨과 헤어져 할머니의 손에 자란 팀 굿맨(저스티스 스미스 분).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한 팀은 포켓몬과 인간이 함께 사는 '라임시티'로 향한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들른 아버지의 집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포켓몬 피카츄(라이언 레이놀즈 목소리)를 만난다.

탐정 해리의 파트너였던 피카츄는 사고 현장에서 해리의 시체를 찾지 못한 점에 주목하며 배후에 커다란 음모가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해리의 집에 있던 약병에 담긴 정체 모를 가스가 포켓몬스터를 자극한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이에 팀과 피카츄는 해리가 아직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포켓몬스터'는 명실상부한 역사상 최고의 콘텐츠다. 1996년 닌텐도 게임보이로 출시한 포켓몬스터 게임은 이후 게임보이 컬러, 게임보이 어드밴스, 닌텐도 DS, 닌텐도 3DS, 닌텐도 스위치 등 새로운 콘솔마다 신작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 스마트폰용 게임으로 나온 '포켓몬 고'는 전 세계에서 약 25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1997년 일본에서 처음 방영한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 시리즈가 방송되는 중이다. 책, 만화, 음악, 장난감 등 관련 상품의 인기도 엄청나다.
 
<명탐정 피카츄> 영화의 한 장면

▲ <명탐정 피카츄>영화의 한 장면ⓒ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명탐정 피카츄>는 포켓몬스터를 최초로 실사화한 작품으로 2016년 발매한 동명의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게임 <명탐정 피카츄>는 포켓몬스터가 사는 세계에 탐정이 활약하는 누아르를 더한 신선한 발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팀과 피카츄가 행방불명된 해리를 찾는 추리 구조, 피카츄의 말을 알아듣는 유일한 인간인 팀, 셜록 홈즈를 연상케 하는 모자를 쓰고 블랙커피를 즐기며 중년 남성의 목소리를 내는 피카츄 등 게임의 대부분 설정을 따른다.

영화는 게임의 골격을 가져오되 의문의 가스를 둘러싼 전개 과정은 새로이 썼다. 추리와 범죄를 소재로 삼았지만, 복잡한 플롯이나 잔인한 묘사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이야기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친절하게 맞추어졌다. 메가폰은 애니메이션 <샤크>(2004)와 <몬스터 vs 에이리언>(2009), 소설을 영화로 옮긴 <걸리버 여행기>(2010)와 <구스범스>(2015) 등 주로 전체관람가 영화를 연출했던 롭 레터맨 감독이 잡았다. 이번에도 등급은 전체관람가다.

살아 움직이는 느낌의 실사 포켓 몬스터들

<명탐정 피카츄>는 영화만의 개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단연 돋보이는 건 시각효과다. 컴퓨터로 만들어진 피카츄를 비롯한 포켓몬스터들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전한다. 낮에는 <주토피아>, 밤에는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케 하는 라임시티의 두 가지 풍경도 흥미롭다.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1990)가 실사와 2D 애니메이션을 합성하여 놀라운 만화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명탐정 피카츄>는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덧붙여 근사한 게임 세계를 창조한다.
 
<명탐정 피카츄> 영화의 한 장면

▲ <명탐정 피카츄>영화의 한 장면ⓒ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더욱더 놀라운 건 게임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의 질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특히 피카츄는 사실감이 넘치면서 귀여움도 치명적인 수준이다. 최근 <소닉 더 헤지훅>의 예고편이 엉성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혹평에 시달린 사실을 떠올린다면 포켓몬을 사랑하는 사람과 포켓몬 영역에 처음 들어서는 관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명탐정 피카츄>의 균형 잡힌 시각과 기술적인 완성도가 대단할 따름이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라이언 레이놀즈다. 그는 "피카츄 탐정에게는 아주 대담한 매력이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한다. <데드풀> 시리즈에서 '19금 구강액션'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라이언 레이놀즈는 <명탐정 피카츄>에서도 능청스러운 연기와 멋진 유머를 피카츄의 목소리에 실었다. 제작진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목소리 샘플을 가져다가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하여 피카츄 캐릭터를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야기도 눈여겨볼 구석이 있다. 팀은 피카츄와 힘을 합쳐 아버지가 해결하려던 사건을 조사하는 여정에서 포켓몬과의 우정을 발견하고 용기를 배운다. 게임과 영화에서 포켓몬스터들이 보여주는 '진화'를 인간의 성장에 연결한 서사다. 인간과 포켓몬이 조화롭게 사는 라임시티도 성장을 뒷받침한다. 인간과 포켓몬이 함께 하며 더 나은 존재가 된다는 영화의 믿음은 우리에게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명탐정 피카츄> 영화의 한 장면

▲ <명탐정 피카츄>영화의 한 장면ⓒ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과거 포켓몬스터를 소재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TV 애니메이션을 보는 대상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영화 <명탐정 피카츄>는 다르다. 지금껏 보지 못한 피카츄와 포켓몬스터의 세계가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롭 레터맨 감독은 "등장인물들이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등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것을 창조한다면 그것은 마법과 같은 일이다"라고 소감을 전한다.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016)에 이어 흥미로운 게임의 실사 영화 <명탐정 피카츄>를 만들었다. 레전더리 픽처스와 제작 및 배급을 맡은 워너 브라더스는 새로운 스타일의 실사판 영화로 디즈니와 다른 라이브 액션(※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을 원작으로 실제 촬영한 영화, 드라마, 특촬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뜻하는 용어)의 활로를 찾았다.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가 <고질라>(2014), <콩: 스컬 아일랜드>(2017),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2019), <고질라 vs 콩>(2020)로 이어지는 '몬스터버스' 같은 '포켓몬 유니버스'를 열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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