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NEW


온 극장이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 흥행 열풍에 휩싸인 이때. 착한 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남자의 피보다 진한 형제애를 담은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이야기다. 

<나의 특별한 형제> 개봉을 앞둔 25일 배우 이광수를 만났다. 전날 개봉한 <어벤져스>의 역대급 흥행 기록이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던 때였다. 이광수에게 <어벤져스>와의 맞대결 소감을 묻자, 그는 "대단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어벤져스>와 개봉 시기가 일주일 정도 차이 나지 않나. <어벤져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준 많은 관객분들이 우리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없이는 책 한 장 넘길 수 없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건강한 신체를 가졌지만 5살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진 동생 동구(이광수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광수 "코믹한 이미지 탓에 동구 희화화될까 걱정"   
 
 27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캡처.

27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캡처.ⓒ SBS


사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이광수의 첫 이미지는 <런닝맨>으로 접한 '예능인 이광수'일 것이다. 영화 <돌연변이>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브> 등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지만, <런닝맨>의 높은 인기는 그에게 '예능인'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다. 

<런닝맨>으로 쌓인 친숙하고 코믹한 이미지는, 배우로서 늘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특별한 형제>에 임하면서는 그를 더 조심스럽게 만든 요소였다. 지적 장애인 캐릭터 연기는 그 자체로 배우에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 너무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해 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의 코믹한 이미지가, 자칫 이런 오해에 불을 지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굉장히 공감했고,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하지만 그만큼 부담도 됐죠. 제 예능적인 이미지 때문에 동구라는 캐릭터가 희화화돼 전달되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감독님이 제게 확신과 자신감을 많이 주셨어요. 동구는 대사가 많지 않은데, 제 눈빛이 대사 이외의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5살 지능의 동구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고, 대사보다 몸짓과 눈빛으로 감정과 의사를 표현한다. 이광수는 "동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상황을 파악하고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이랑 동구가 이 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처음엔 스스로도 어느 정도까지 표현해도 되는지 걱정도 많이 됐고,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서질 않았어요. 동구가 가진 장애를 영화적으로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감독님께서 제가 선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구는 저 혼자가 아니라 감독님, 같이 호흡 맞춰준 (신)하균 형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신하균처럼 살 수 있다면..."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주)NEW


앞선 신하균과의 인터뷰에서 신하균은 이광수의 연기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신하균의 영화를 보며 자란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대선배의 극찬에 "너무 감동적이었다. 스스로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보통 대놓고는 칭찬을 잘 안 하잖아요. 기사를 통해, 다른 사람을 통해 칭찬을 들으니 더 감동적이더라고요. 기사를 보고 감사하다는 연락을 드려볼까 싶기도 했는데 그건 너무 쑥스러울 것 같아서... 하하. 그보다 형이 제 인터뷰를 되게 걱정해주셨어요. 어제도 오늘도, 인터뷰 어땠냐, 말을 길게 해라... 제가 평소에 말이 많지 않아서 걱정되셨나 봐요." 

신하균 역시 낯가림이 심하고 말이 많지 않기로 유명한 배우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신하균은 후배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살가운 선배였다. 신하균은 촬영 전부터 먼저 만나자고 연락하는 등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많이 해줬다고. 점점 동구가 세하를 편하게 따르는 것처럼, 그 역시 신하균을 편하게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곁에서 보면서 배우고 느끼는 게 많았어요. 연기적으로야 워낙 전부터 팬이었지만, 현장에서 스태프분들과 지내는 모습, 감독님과 의견 나누는 모습, 후배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젠가 제가 형 나이가 됐을 때 지금 형처럼 할 수 있다면 스스로 참 뿌듯하고, 내 삶이 성공한 삶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시아 프린스' 별명 안겨준 <런닝맨>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최근 베트남 칸타빌에서 프리미어를 진행했다. 베트남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영화 행사였는데, 현지 관객과 언론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 스토리의 힘도 있겠지만,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광수는 <런닝맨>의 높은 인기와 더불어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등지에서 '한류스타'가 됐다. <런닝맨> 해외 촬영이나 팬미팅 투어마다 '이광수!'를 연호하는 팬들 때문에 거리가 마비되기도 했다. 인터뷰 당시는 베트남 프리미어가 진행되기 전. 이광수는 '아시아 프린스'라는 수식어에 대해 "민망하다"면서도, "내가 찍은 영화를 들고 가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보실지 걱정되고 기대도 된다"고 했다. 

9년 째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은 그에게 '아시아 프린스'라는 수식어와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줬다. 하지만 '연기에 몰입이 안 된다', '배우가 아니라 예능인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 직접 대화를 나눈 이광수의 모습은 <런닝맨>에서 접했던 이미지보다 훨씬 진중하고 신중한 성격이라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이런 이미지와 실제 성격의 차이에서 오는 부정적인 평가 역시 그가 감내해야 할 것 중 하나였다. 

"처음 대화를 나눈 분 중에 화났냐고 물어보는 분도 계셨어요. 멋있는 척한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평소의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지금 정도도 아니고, <런닝맨>에서의 모습도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친하고 편한 사람들과 있으면 평소보다 더 업되고 지금처럼 처음 만나는 분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평소보다 더 진지해지고요. 그 편차가 큰 것 같기는 해요. 

예전에는 예능인으로서든, 배우로서든, 뭔가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고 생각도 많았어요. <런닝맨>으로 큰 사랑을 받아도 배우로서 제약을 받을까 위축되기도 하고 신경 쓰일 때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편해졌어요. 그냥 주어지는 작품마다 연기 열심히 하고, <런닝맨>으로 매주 건강한 웃음을 드리고... 저를 배우로 기억해주시든, '런닝맨 이광수'로 기억해주시든, 저를 기억해주시는 건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이잖아요. 조금씩 마음을 편하기 먹으면서 저 역시 행복을 찾아가고 있어요." 


'다작'이 목표라는 이광수, 그 이유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동구 역을 맡은 배우 이광수.ⓒ NEW

 
데뷔 12년 차. 그리고 서른다섯. 그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다'면서, '지금의 행복감을 유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다작'이라면서. 

"직업 특성상, 언제까지 저를 불러주실지, 제게 응원을 보내주실지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일적인 목표는 다작이에요. 10년 뒤, 20년 뒤, 시간이 흘러 제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요. '정말 쉼 없이 달려왔구나' 싶을 정도로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10년 뒤, 20년 뒤에도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것. 그래서 지금의 행복감이 유지됐으면 하는 거예요.

이번 작품은 저라는 사람보다 영화 그 자체에 주목해주셨으면 해요. 칭찬을 들으면 너무 행복하고 좋지만, 아직 일반 관객분들과는 만나지 않은 상태라 여전히 걱정을 완전히 떨치진 못했거든요. 특히 장애인분들이나, 그 가족분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제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주실기 걱정이 많이 돼요. 그 분들께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그게 지금 저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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