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첵위원회 주최로 '고소남발 영화감독 김기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부장,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

18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첵위원회 주최로 '고소남발 영화감독 김기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부장,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 김윤정

 
"고소남발 김기덕을 규탄한다!"
"가해자는 역고소로 출구를 찾을 수 없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김기덕 감독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3월 29일 김기덕 감독이 MBC < PD수첩 >과 피해자 A씨에 대해 10억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월 피해자 지원단체에 3억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곧이어 피해자와 언론에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미 지난해 피해자와 MBC < PD수첩 >을 상대로 무고와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성찰 없이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을 규탄했다. 또, 피해 여성들은 김기덕 감독으로 인해 영화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최근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을 비롯, 미투 폭로 이후에도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6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 PD수첩 : 거장의 민낯>편은 여배우들의 증언을 통해 김기덕 감독의 일그러진 행각을 고발했다.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 PD수첩 : 거장의 민낯>편은 여배우들의 증언을 통해 김기덕 감독의 일그러진 행각을 고발했다.ⓒ MBC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10억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MBC < PD수첩 > 박건식 부장은 "김기덕 감독과 그에게 동조한 이들은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고, 피해자들만 영화계를 떠났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피해자들은 김기덕 감독의 승승장구를 지켜보며 더 큰 초라함과 비참함을 느끼고, 차라리 그때 거부하지 말고 요구를 따를 걸 그랬나 후회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 PD수첩 >이 김기덕 사건과, 장자연 사건, 김학의·윤중천 사건을 다뤘는데, 거대 권력 앞에서 여성이 도구화되고 수단화됐다는 점에서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여성 인권이 많이 신장됐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지난 1년 < PD수첩 >이 취재한 결과, 검찰 언론계 영화계 문화계 대학가 등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었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용기있게 자기를 드러낸 분들만 피해 입는 현실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가해자는 살아남고 피해자는 죽어버린 영화계가 한심하기도 하다"면서 "가해자와 가해자를 옹호하는 이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고, 이들이 영화계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강력대응하겠다. 김기덕 감덕은 고통을 가한 모든 이들에게 반성과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 7일 올라온 게시글. 

'든든'은 소셜 미디어 개정에 일본 현지에서 1인 시위 중인 여성의 사진과 더불어 해시태그를 게재했다. 더불어 든든은 "유바리국제영화제의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개막작 선정 유감"이란 한글 문구와 해당 내용을 영어, 일본어 문구로 표기한 홍보물도 공개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 7일 올라온 게시글. '든든'은 소셜 미디어 개정에 일본 현지에서 1인 시위 중인 여성의 사진과 더불어 해시태그를 게재했다. 더불어 든든은 "유바리국제영화제의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개막작 선정 유감"이란 한글 문구와 해당 내용을 영어, 일본어 문구로 표기한 홍보물도 공개했다.ⓒ 든든 SNS 갈무리

 
김기덕 사건 피해자 지원 활동을 했던 한국여성민우회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직후 개막작 선정 취소를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김기덕 감독은 이러한 여성민우회의 활동이 자신을 '성폭력 범죄자'로 낙인찍히게 만들었다면서 3억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강혜란 공동대표는 "'증거불충분'이 해당 사실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김기덕 감독은 이를 빌미로 역고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미투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피해자와 지원단체, 비판적 언론의 활동을 위축시켜 자신의 영화계 내 지위를 유지하려는 김기덕 감독의 무책임한 행보를 좌절시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우리는 더 큰 목소리, 더 큰 연대로 김기덕 감독의 도발을 좌절시킬 것이다. 아집과 독선으로 점철된 그의 행동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것인지 반드시 확인시켜주겠다"고 강조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역고소하거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고소하여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덮고 축소하려고 한다"면서 "김기덕 감독이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 단체, 방송사를 대상으로 역고소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물적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점으로 인해 법적 처벌의 공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기덕 감독이 법적 처벌을 피했을지는 몰라도,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라면서 "대중의 인식과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화감독으로서 분명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성찰해야 한다. 만약 명예훼복을 위해 역고소를 통해 출구를 찾으려 한다면 그 끝에는 더 큰 부끄러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를린 영화제서 기자회견 준비하는 김기덕 감독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이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 베를린 영화제서 기자회견 준비하는 김기덕 감독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이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등 9개 영화단체가 모인 영화단체연대회의와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김기덕 감독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피해자들의 2차 피해에 대해 유감과 우려의 뜻을 표했다. 

든든은 "어떠한 반성과 성찰도 보여주지 않은 김기덕 감독을 옹호하고, 그에게 공적 활동의 기회를 주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성폭력을 용인하지 않고, 어떠한 폭력과 차별도 없는 영화 현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개봉이 취소되고 감독으로서 명예가 훼손된 것은 김기덕 감독 본인이 저지른 일의 결과"라면서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한다. 입증 가능한 법적 책임만큼이나 도의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깨닫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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