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아래 '한빛센터')가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는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10일 오전 열었다. 

'해외 촬영 연속 151시간, 턴키 계약 관행 여전,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이라는 제하로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 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더불어사는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박세찬 조직국장, 최성근 부위원장, 김두영 지부장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 용순옥 그리고 한빛미디어센터 이용관 이사장과 이한솔 이사가 참석했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tvN에서 방영될 예정인 작품으로 배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조성하 등이 출연한다.

"말로만 개선하겠다는 CJ ENM 고발"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난 것 같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 현장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교진

 
이한솔 한빛센터 이사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CJ ENM 측과 계속 이야기하려 했지만 '개선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실천이 없었다"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한솔 이사는 "면담 요청을 CJ ENM이 거부한 경우도 있었다. 기자회견을 끝으로 고발장을 제출할 생각"이라면서 "현장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는 스태프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빛센터는 최근 <아스달 연대기>의 다수 스태프로부터 주 10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스튜디오드래곤 측에 면담을 요청해 <아스달 연대기> 문제 해결 및 CJ ENM 드라마 전반의 제작구조 개선 논의를 요청했지만, CJ ENM 측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한빛센터는 <아스달 연대기> 측이 근로계약을 미체결하고 스태프 협의회의 비정상적으로 운영했으며, 산업안전법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 현장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 현장ⓒ 정교진

"살인적 장시간 촬영하는 방송국을 규탄한다! 턴키 계약(감독급과 장비료, 인건비 등을 구분하지 않고 프로젝트 전체를 용역비로 일괄계약하는 방식)을 거부한다!" 

현장에서 3번의 구호가 반복됐다.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제2의 이한빛 PD와 같은 방송 노동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사측이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것은 바꾸거나 없애야 할 것"이라면서 "방송 스태프 노동자들의 죽음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은 "CJ ENM이 그동안 함께 재발 방지 대책과 임금 개선에 관한 회칙을 만들었지만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방송 노동자들이 즐거운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견된 사고...이를 알면서도 강행

'스태프들이 (그나마) 조심했기에 사고가 안 났지만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비 팀원이 염좌로 인해 양 발이 퉁퉁 부었지만 쉬지 못했다' 
'해지기 1시간 전에 철수 안 하면 위험하다고 해도 연출자가 신경 안 쓰고 강행했다'


한빛센터가 받은 브루나이 촬영 현장에 대한 제보다. 이날 한빛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아스달 연대기>의 스태프들은 하루 25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을 강제하여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브루나이 촬영에서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의 휴일 없는 연속 근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일어난 방송 스태프의 골절 사고에 대해 한빛센터는 현지 코디네이터의 조언을 무시한 채 촬영을 강행한 결과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발언하는 이한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

발언하는 이한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 정교진

 
한빛센터는 기자회견 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장엔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들이 근로계약 체결 없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의 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 법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 해외 촬영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하지 않고 은폐한 것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한편 한빛센터는 2018년 1월 '사단법인 방송노동환경개선을 위한 한 줄기의 빛 한빛'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이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었던 고 이한빛 PD의 뜻을 잇고 방송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자 설립된 단체다. 이사장은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이사직은 그의 형제 이한솔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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