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그리고 벌써 5주기. 이날을 잊으라는 사람과 잊지 말자는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 여전히 세월호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 정부의 대응이 실패한 이유, 당시 책임자 처벌 등도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이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방지하려면 그날을 기억하고, 또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들 중엔 영화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까지 세월호와 관련된 많은 영화가 나왔고, 또 등장할 예정이다. 대부분 넉넉하지 않은 예산을 가지고도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어렵게 만든 영화들이다. 많은 감독들이 다큐멘터리, 극영화 등으로 참사를 담아내며 진실에 다가가려 했다.

2014년 유가족, 연대자들이 카메라를 들어 만든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세월호 5주기인 2019년 4월 16일까지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를 연도별로 정리했다.

[2014년] 가장 먼저 카메라를 든 유가족-연대자들
 
 <엄마의 200일>의 한 장면

<엄마의 200일>의 한 장면ⓒ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


<엄마의 200>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미디어팀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희생자 어머니들의 목소리로 떠난 이들의 과거 일상을 추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월호를 향한 기억투쟁>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 만든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담았다.
 
<기도>는 백승우(세월호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모임) 감독의 작품으로 아빠가 오랜만에 딸과 대화를 나누는 내용을 담았다. <다녀오겠습니다>는 이정황(세월호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모임)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었고 하나 남은 아들은 군대에 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을 담았다.

<주홍조끼를 입은 소녀>는 유성엽(세월호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모임) 감독의 작품으로 꿈 많은 소녀들이 사고로 인해 가지 못한 제주도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담은 주홍색 구명조끼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 소녀를 통해 세월호참사를 이야기한다. <어느봄날-세월호 이야기>는 '한뼘작가회'의 작품으로 단원고 2학년 3반 여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스마트폰을 통해 찍은 영상들로 세월호를 이야기한다.

[2015~2016년] 극장 상영관에 걸리기 시작한 세월호 다큐 영화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이 작품을 배급한 시네마달은 조직적으로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것일까.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이 작품을 배급한 시네마달은 조직적으로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것일까.ⓒ 사네마달


<다녀왔습니다(Afterimages of Sewol)>는 김지현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전문사 촬영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영화다. 작품에는 엄마와 아들의 일상과 수학여행을 떠나는 마지막 아침까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불안한 손님>은 정성우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로 가족을 잃는 여자가 1년 후 다시 목포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쁜나라>는 김진열, 이수정, 정일건 감독의 작품으로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 기록을 담고 있다.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는 윤솔지 감독의 작품이다. 세월호에서 잃어버린 304명의 희생자 중 단원고 2학년 4반 박수현 군의 버킷리스트에는 '공연 20회 하기, A.D.H.D 기준'이 있었다. 이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기 위해 수현 군의 친구이자 밴드 A.D.H.D 멤버 3명이 선배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이빙벨>은 이상호, 안해룡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장비 다이빙벨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작품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언론과 제대로 된 구조를 펼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엄마의 하루(A day of the mother)>는 박철우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 552일째인 2015년 10월 19일 하루 동안의 희생자 유가족 일상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다뤘다. 특히 이 작품은 세월호 희생 가족들의 아픔과 트라우마, 참사 이후 변화된 삶을 인터뷰 형식으로 조명하고 미수습자 가족인 이금희(조은화양 모친), 조남성(조은화 부친), 윤경희(김시연 모친), 박은미(미수습자 허다윤양 모친) 등이 출연했다.

<업사이드 다운>은 참사 피해자 부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여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에 동참한 전문가 16인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버몬드 폴른'으로 북미전문저널리즘학회 심층취재상을 받은 재미동포 김동빈 감독이 연출했다.

< SEWOL(세월) >은 세월호 참사의 숨겨진 베일을 벗기는 데 집중하기보다 유가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독일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옥희씨가 한국에서 직접 촬영하고 편집했다. 영화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서 개봉됐다.

[2017년] 프로젝트로 다시 시작된 세월호에 대한 기억들 
 
 <정지된 시간>의 한 장면

<정지된 시간>의 한 장면ⓒ 박민수


<정지된 시간(원제 : Sewol - die gelbe Zeit)>는 박민수 감독의 작품으로 희생자 가족들의 인터뷰와 당시 사고 영상, 학생들의 스마트폰 촬영 영상 등이 담긴 영화다. 오멸 감독의 작품인 <파미르>는 세월호 생존자(성철)와 돌아오지 못한 친구(세준)의 이야기로, 파미르에 가고 싶어 했던 세준 대신 성철이 꿈을 이뤄주는 과정을 그렸다. <그날의 기억>은 정영진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관련 뉴스 등을 편집, 세월호 사건 발생 당일부터 촛불, 탄핵, 대선 등으로 이어지는 뉴스와 시민 인터뷰 등을 담았다.

<세월호참사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은 6편의 옴니버스 작품으로 이뤄져 있다. 안창규 감독은 <승선>으로, 박수현 감독은 <오늘은, 여기까지>로, 박종필 감독은 <잠수사>로, 김환태 감독은 <세월 오적>, 김태일-주로미 감독은 <걸음을 멈추고>로, 문성준 감독은 <기억의 손길>로 각각 세월호 참사를 기억했다.

4.16연대 미디어 위원회 소속 감독 4명이 공동 연출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는 참사 이후 4년이 남긴 상처를 되짚어 본다. 생존 학생의 목소리가 담긴 '어른이 되어'(오지수 감독), 참사의 의미를 묻는 '이름에게'(주현숙 감독), 희생자 부모의 상실감을 다룬 '상실의 궤'(문성준 감독),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의 풍경을 다룬 '목포의 밤'(엄희찬 감독) 등으로 구성됐다.

<목욕>은 이정훈 감독의 작품으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목욕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함께 물장구치고 사우나에서 오래 버티기 내기, 잠수 놀이 등을 하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친구들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공간(The Room)>은 천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한 학생이 언제인지 모르나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다. 불안해 하며 떠는 이 학생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신분을 확인하는 상대방, 언제 나갈 수 있느냐는 얘기에 조금만 기다리라는 답뿐이다. 꿈이었다. 그리고 아침을 깨우는 엄마. 학생은 수학여행 길을 나선다.

<AFTER THE SEWOL : THE SEWOL GENERATION>은 닐 조지(Neil George), 매튜 룻(Matt Root) 감독의 작품으로 영국인의 눈으로 본 세월호 참사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참사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진상규명에 대한 유가족의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다. 영화는 유가족들이 먼저 간 자식과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2018년] 잊지 않겠다는 일념...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영화 <눈꺼풀>의 한 장면ⓒ 자파리필름


오멸 감독의 작품 <눈꺼풀>은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를 배경으로,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는 떡을 찧는 노인의 이야기다. 바다에 커다란 폭풍이 몰아치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찾아오지만, 절구통이 부서지고 물이 썩어 더 이상 떡을 찧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수학여행 : 유채꽃 피던 날>은 무거고등학교 학생회 CHOI STUDIO가 만든 작품으로 살아남은 학생들의 아픔과 미안함,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트라우마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날, 바다>는 김지영 감독의 작품으로 세월호 4주기를 4일 앞둔 2018년 4월 12일 개봉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는 '사라진 20분, 벗어난 경로'라는 문구처럼 잊을 수 없는 2014년 4월 16일에 벌어진 참사의 진상을 항로 분석으로 알아본다.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을 팩트에 기초해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봄이 가도>는 장준엽, 진청하, 전신환 감독의 작품이다. '봄이 가도,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던 정호승 시인의 추모 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의 시구 일부를 제목으로 한 영화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세 신인 감독의 메시지가 담겼다.

[2019년] 세월호 참사 소재로 한 상업영화 등장
 
영화 <생일> 스틸컷 영화 <생일> 스틸컷

영화 <생일> 스틸컷ⓒ NEW


2019년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상업영화가 등장했다. 이정범 감독의 작품인 영화 <악질경찰>은 비리에 눈감고 뒷돈을 챙기는 경찰 이야기로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그렸다. 영화 속 주인공은 안산의 단원 경찰서 형사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진 않지만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2019년 첫 상업영화다. 

이어 지난 4월 3일 개봉한 영화 <생일>은 이종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시선으로 영화 속 이야기가 흘러간다. 영화의 주연은 연기파 배우 설경구, 전도연이 맡았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세월호를 잊으라는 사람들과 기억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씨네Q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최 <생일> 시사회 및 감독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이종언 감독은 "유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세월호참사로 인해) 우리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의 상처는 보는 이들 역시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 우리도 가족들 중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 감독은 이런 불안감과 상처에 대해 "(영화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나의 방법을 제시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각자가 받은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외면한다고 해서 상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감독의 말처럼 5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포함한 우리는 여전히 당시의 충격과 상처를 치유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오는 4월 16일, 그날을 외면하고 잊으라고 말하기보단 그간 나온 세월호 관련 작품들을 찾아보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들의 마음에 공감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앞서 소개한 2014년부터의 만들어진 세월호 다큐 영화들은 대부분 극장 개봉은 하지 못했다. 흥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어서인지 인터넷 검색창에도 검색되지 않는 영화들이 대다수다. 아래는 유튜브에서 상영 가능한 세월호참사에 관한 단편 다큐 및 영화 링크다. 

<엄마의 200일> : https://youtu.be/2l-NIlX3sMk
<같이 타기는 싫어> : https://youtu.be/uoGxxTrRh1U
<기도> : https://youtu.be/cVcfInFalhQ
<다녀오겠습니다> : https://youtu.be/iWPfR70bBiw
<잊지 말아줘요> : https://youtu.be/Mi5mbslvKqI
<주홍조끼를 입은 소녀> : https://youtu.be/tDJPra_Ahd0
<어느 봄날> : https://youtu.be/GYGRy1ydtSc
<불안한 손님> : https://youtu.be/EzR7una3fbM
<엄마의 하루> : https://youtu.be/4cVnQdPhrtI
<편지> : https://youtu.be/EhQwbm-jGgA
<그날의 기억> : https://youtu.be/9lAr_lWhv6w
<심심할까봐 준비했어> : https://youtu.be/TXeduD93Zjo
<걸음을 멈추고> : https://youtu.be/2SuRXSshKcg
<공간> : https://youtu.be/WSEs02owWMw
<수학여행 : 유채꽃 피던날> : https://youtu.be/hYk_5GwHGtQ
<정지된 시간(Sewol - die gelbe Zeit)> : https://youtu.be/nzKoUx3wJCk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