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콩푸엉의 패스를 받은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가 오른발 강슛을 날리는 순간

7분, 콩푸엉의 패스를 받은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가 오른발 강슛을 날리는 순간ⓒ 심재철

 
베트남 축구 영웅 응우옌 콩푸엉이 처음으로 K리그 1 스타팅 멤버로 나와 풀 타임을 소화하면서 뛰어난 공격 재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즌 첫 주중 게임에 찾아온 5367명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히려 어웨이 팀 대구 FC의 완승을 축하하는 박수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안드레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가 3일 오후 7시 30분 숭의 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원 5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3-0 완승을 거두고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같은 승점(8점, 2승 2무 1패)으로 5위에 올랐다.

'콩푸엉'만 반짝반짝

미드필더 남준재, 골키퍼 정산, 풀백 김진야 등 핵심 선수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홈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 병동'의 아픔을 숨길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 응우옌 콩푸엉이 풀 타임을 뛸 수 있을 정도로 동료들과 호흡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즌 개막 후 다섯 경기만에 처음 선발로 나온 콩푸엉은 금성홍기를 흔들며 응원해준 베트남 팬들을 여러 차례 들썩거리게 해 주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콩푸엉의 측면 드리블을 막기 위해 대구 FC 미드필더 황순민이 몸을 날리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콩푸엉의 측면 드리블을 막기 위해 대구 FC 미드필더 황순민이 몸을 날리는 순간ⓒ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 간판 골잡이 무고사와 나란히 공격수로 나선 콩푸엉은 까다로운 수비 가담도 마다하지 않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게임 시작 후 7분만에 콩푸엉의 존재 가치를 빛내는 멋진 공격 장면이 나왔다. 

대구 FC 간판 수비수 홍정운 바로 앞에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아웃사이드 패스로 무고사의 대각선 슛을 이끌어낸 것이다. 무고사의 발끝을 떠난 공이 각도를 잘 잡은 대구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지만 콩푸엉의 공격 재능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었다.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구 FC에 0-2로 질질 끌려다니고 있던 후반전에도 콩푸엉의 헌신적인 활약은 이어졌다. 75분, 대구 FC 페널티 지역 반원 위에서 자신을 둘러싼 수비수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콩푸엉은 재치있는 패스로 교체 선수 하마드를 빛낸 것이다.
 
 75분, 인천 유나이티드 콩푸엉(23번)이 하마드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밀어주는 순간

75분, 인천 유나이티드 콩푸엉(23번)이 하마드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밀어주는 순간ⓒ 심재철

 
하마드의 오른발 터닝 슛이 대구 골키퍼 조현우에게 느릿느릿 굴러가고 말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콩푸엉의 존재 가치는 충분히 빛난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팀 플레이였다. 이처럼 콩푸엉이 동료들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그것이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의 전부였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나머지 선수들은 콩푸엉에게 슛 기회조차 만들어주지 못했다. 67분에 골잡이 무고사가 목뼈를 다치는 악재 또한 겹쳤지만 대구 FC의 골문을 제대로 위협하는 날카로운 패스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도 무너지는 바람에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대구 FC 김진혁의 아름다운 가위차기 쐐기 골

반면에 대구 FC는 잘 다듬어진 3-4-3 포메이션을 자랑하며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를 꼼짝 못하게 묶어버렸다. 특히, 미드필더 황순민과 날개 공격수 김대원이 뛴 왼쪽 측면이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세징야와 김진혁은 부상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에드가의 빈 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할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이 게임 3골 모두를 이들 둘이 만들어낸 것이라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에드가 대신 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김진혁은 게임 시작 30분 만에 세징야의 밀어주기를 잡지 않고 오른발로 성공시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오른쪽 풀백 김동민의 백 패스 실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김진혁의 정확한 마무리 슛이 완승의 출발을 알린 셈이다.
 
 45+1분, 대구 FC 김진혁이 아름다운 오른발 가위차기를 성공시켜 2-0 점수판을 만드는 순간

45+1분, 대구 FC 김진혁이 아름다운 오른발 가위차기를 성공시켜 2-0 점수판을 만드는 순간ⓒ 심재철

김진혁의 진가는 전반전 추가 시간에 아름다운 추가골로 확인할 수 있었다. 미드필더 황순민의 낮은 측면 크로스를 왼발로 받은 김진혁은 살짝 떠오른 공을 위해 몸 중심을 낮추며 오른발 가위차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바로 앞에 인천 유나이티드 간판 수비수 부노자가 버티고 있었지만 김진혁의 180도 회전 기술은 인천 홈팬들도 놀라게 할만한 장면이었다.

김진혁의 멀티 골로 승기를 잡은 대구 FC는 89분에 빼어난 역습 전술을 자랑하며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그 중심에는 역시 김진혁이 있었다. 중앙선 부근에서 빠른 역습 드리블을 펼친 김진혁은 빈 곳으로 달려나가는 동료 세징야를 빛내기 위한 전진 패스를 넣어주었고 세징야는 역습 속도를 그대로 이어받으며 오랜만에 나온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태희까지 따돌리고 오른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이로써 대구 FC는 지난 해 10월 28일 인천 유나이티드 어웨이 게임 1-0 승리에 이어 인천 팬들에게 강팀으로 변모했다는 인상을 깊게 심어주고 돌아갔다.

반대로 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근 3경기 연속 패배(1득점 8실점)의 수렁에 빠지며 11위(1승 1무 3패, 4득점 10실점)까지 내려앉고 말았다.

2019 K리그1 결과(3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인천 유나이티드 FC 0-3 대구 FC [득점 : 김진혁(30분,도움-세징야), 김진혁(45+1분,도움-황순민), 세징야(89분,도움-김진혁)]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무고사(71분↔이준석), 응우옌 콩푸엉
MF : 허용준, 박세직, 양준아, 김보섭(46분↔하마드)
DF : 김대경(84분↔김근환), 부노자, 김정호, 김동민
GK : 이태희

◎ 대구 FC 선수들
FW : 김대원(87분↔한희훈), 세징야(90+4분↔정태욱), 김진혁
MF : 황순민, 츠바사(75분↔박한빈), 정승원, 김준엽
DF : 김우석, 홍정운, 박병현
GK :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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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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