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이탈리아와 스웨덴의 소리 없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은 1912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던 스톡홀름이 114년 만의 올림픽 개최에 뛰어들었고, 이탈리아에서는 1956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했던 휴양 도시 코르티나담페초(Cortina d'Ampezzo)가 밀라노와 함께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톡홀름과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의 올림픽 유치단으로부터 입후보를 위한 서류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유치전은 2014년 소치 IOC 총회에서 통과되고, 2018년 평창 IOC 총회에서 확립된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따르는 첫 올림픽 유치전으로, 두 국가가 참여하는 본격적인 유치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캘거리 낙마하고, 삿포로 포기하고...
 
 밀라노와 함께 2026 동계 올림픽 개최에 도전장을 낸 이탈리아의 코르티나담페초 전경. (Public Domain)

밀라노와 함께 2026 동계 올림픽 개최에 도전장을 낸 이탈리아의 코르티나담페초 전경. (Public Domain)ⓒ Snowdog(Wikimediacommons)

 
2026년 동계 올림픽의 유치전은 '경력자 전형'에 비유된다. 초기 유치 후보였던 일본 삿포로, 스웨덴 스톡홀름, 캐나다의 캘거리, 이탈리아의 밀라노-토리노-코르티나담페초, 터키의 에르주룸 등 입후보한 도시 다섯 곳 중 에르주룸을 제외한 네 곳이 이미 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다. 

하지만 2018년 홋카이도 지진으로 인해 삿포로가 2030년 유치로 목표를 수정하고, 터키의 에르주룸이 불안정한 국내 정세와 지역 조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최종 후보 선정에서 낙마했다. 11월에는 캐나다 캘거리의 유치 여부를 두고 시민 투표가 벌어져, 유치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나오는 등 유치 후보 선정 진행에 먹구름이 꼈다.

이탈리아에서도 2006년 동계 올림픽을 경험했던 토리노가 밀라노와의 갈등으로 인해 유치단을 이탈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하지만 스웨덴의 스톡홀름이 시의회 및 정부와의 갈등을 딛고 결국 입후보 서류를 제출하였고, 이탈리아 역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의 공동개최로 가닥을 잡고 서류를 제출하여 최종적으로는 2파전이 되었다.

'공동개최' 가능해지고,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위해

이번 올림픽 유치전부터 처음 적용되는 올림픽 어젠다 2020은 이미 'SNS, 동영상 채널 등 소통 플랫폼 마련', '성적 지향의 차별 금지', '프레젠테이션 간소화' 등 IOC가 유연해질 수 있게끔 하는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그간 일회성 행사로 개최되어 많은 '하얀 코끼리(올림픽 경기장을 비유하는 표현)'를 남겼던 올림픽을 '지속 가능한' 올림픽으로 바꿀 수 있다는 변화를 이끌었다.

런던 올림픽, 평창 올림픽 등에 활용되었던, 가설 스탠드나 천막으로 세워 올림픽이 끝나면 원상 복구가 가능한 임시 시설물이 그러한 예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여 추가비용을 줄인 올림픽 베뉴 등도 좋은 사례이다. 이렇듯 올림픽 어젠다 2020의 지향점은 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적임을 추구하는 최근의 올림픽과 부합한다.

공동개최 등으로 올림픽 개최지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것도 올림픽 어젠다 2020의 중요한 요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처럼 올림픽을 여러 도시, 심지어는 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이다. 각 도시, 국가별로 특화된 기존 시설을 살려 '덜 짓고, 있는 그대로 쓰는' 어젠다를 따르는 셈이다.

한편 IOC 위원인 옥타비안 모라리우는 보도자료를 통해 "(입후보 서류를 제출한) 두 나라를 통해 '올림픽 어젠다 2020'의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라면서, "두 나라는 세계 선수권 대회 등을 개최한 경험이 있으며, 기존 시설 및 경력 있는 운영자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필요한 투자를 축소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6월 29일, 누가 로잔에서 웃을까
 
 2026 동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장을 낸 스웨덴 스톡홀름의 겨울 모습. (CC-BY-3.0으로 배포, Wikimedia Commons)

2026 동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장을 낸 스웨덴 스톡홀름의 겨울 모습. (CC-BY-3.0으로 배포, Wikimedia Commons)ⓒ Belola80

이번 2026 동계 올림픽 유치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누가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더 잘 따랐는가'에 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유치단은 기존 시설의 최대 93%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스톡홀름 역시 '있는 그대로 활용하기를 권장하는 새 올림픽 개최 규범을 준수하겠다'라는 프레젠테이션을 내놓았다.

더욱이 이번 유치 결과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후 시설물 활용'이라는 과제를 남긴 평창 올림픽의 교훈을 딛고 어떤 국가가 웃을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남북 공동개최를 목표로 하는 2032년 올림픽, 나아가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한 노하우를 기존의 유치전과 전혀 다른 이번 유치전을 통해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동계 올림픽의 유치 결과는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스톡홀름 현지 실사, 4월 2일부터 6일까지로 예정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의 현지 실사가 끝난 후 오는 6월 29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발표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투잡따리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