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한국 A대표팀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 파울루 벤투 감독 한국 A대표팀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한국축구의 아시안컵은 흑역사가 대부분이다. 마지막 우승은 무려 59년 전이다. 1956년과 1960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이후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과 2002년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인 4강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올렸지만 유독 아시안컵에서는 숱하게 좌절을 맛봤다.

확실한 아시아 최강임을 자부하려면 이번이야말로 반드시 아시안컵을 제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2000년대 이전까지 아시안컵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시아의 모든 팀들이 최상의 전력으로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또, 이번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우승팀에 500만 달러(약 56억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참가국이 24개로 늘어나면서 규모가 더욱 커졌다.

한국은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 체제 이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4무)를 내달리며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총 7경기를 치러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고, 언제나 많은 변수들이 작용했다. 53위인 한국보다 무려 세 팀이 FIFA랭킹에서 앞서있을 만큼 경쟁국들의 전력 또한 만만치 않다. 아시아 제패는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다.

오는 6일 2019 AFC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이란, 호주,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등 라이벌들의 전력을 살펴본다.

# 이란(FIFA랭킹 29위, 아시안컵 3회 우승)

아시아 국가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은 대표적인 한국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최근 4경기 연속 이란에 패하는 등 늘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이렇게 극적일수가' 1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예선 모로코 대 이란의 경기. 모로코의 아지즈 부아두즈의 자책골이 터지자, 이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1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예선 모로코 대 이란의 경기. 모로코의 아지즈 부아두즈의 자책골이 터지자, 이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은 유럽 못지않은 강력한 피지컬과 탄탄한 수비력이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란을 FIFA 랭킹 30위권 이내로 만들며 강팀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지도력이 결정적이었다. 이란에서 장기집권에 성공하며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등 대대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탈락했지만 준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경기 종료 직전까지 괴롭히며 찬사를 받았다. 후반 45분 리오넬 메시의 환상적인 원더골이 아니었다면 0-0 무승부를 기대할 수 있었다.

4년 뒤에는 더욱 성장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죽음의 B조에 속해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스페인에 아쉽게 0-1로 패했으며, 포르투갈과 1-1로 비겨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월드컵 본선 3경기 2실점에 빛나는 이란의 수비력은 단연 아시아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란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 우승이 목마르다. 1968년, 1972년, 1976년 대회 3연패 이후 우승이 없다. 케이로스 감독도 지난 2015년 대회에서 8강에 그치며 실망감을 남겼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즈베키스탄(1-0승), 볼리비아(2-1승), 트리니나드 토바고(1-0승), 카타르(2-1승)에 승리했고, 베네수엘라와 1-1로 비겼다.

무엇보다 스쿼드가 화려하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사에드 에자톨라히(레딩)가 부상으로 제외된 것이 아쉽지만 유럽파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 카림 안사리파드(노텅임), 사만 고도스(아미엥), 바히드 아미리(트라브존스포르) 등이 대기 중이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득점왕 출신 알리레자 자한바크쉬는 이란의 최고 스타다. 2선과 최전방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세밀한 왼발 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언에서 주전에서 밀려나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것이 흠이다. 이밖에 유럽 생활을 마치고 이란으로 복귀한 아쉬칸 데자가, 마수드 쇼자에이 등도 주목할 만하다.

# 호주 (FIFA랭킹 41위, 아시안컵 1회 우승)
 
본래 호주는 오세아니아에 속해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오세아니아축구연맹에서 아시아축구연맹으로 편입했고, 2007년 대회부터 이번까지 통산 네 번째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다. 2007년에는 8강에 그쳤지만 2011년 대회 준우승, 그리고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을 연장 승부 끝에 2-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진행된 호주와 덴마크의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호주의 토미 유리치 선수가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진행된 호주와 덴마크의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호주의 토미 유리치 선수가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EPA

 
호주는 사실상 유럽에 가깝다. 피지컬과 파워의 우세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잦은 감독 교체와 주축들의 은퇴로 인해 전력이 약화됐다. 팀 케이할, 마일 예디낙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 심지어 호주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프랑스, 덴마크, 페루와 C조에 속해 1무 2패로 탈락했다.

호주는 베르트 반 마르마이크와 결별하고, 그래엄 아놀드 감독을 다시 불러들였다. 과거 2007년 아시안컵 당시 호주를 이끈 바 있는 아놀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팀 전술은 비교적 단순하다. 피지컬을 활용하는 롱패스,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친다. 월드컵 이후 A매치 4경기에서 3승 1무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우세한 흐름 끝에 1-1로 비긴 바 있다. 

호주는 에이스 애런 무이(허더스필드), 떠오르는 신예 다니엘 아르자니(셀틱)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하지만 매튜 라이언(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언), 매튜 렉키(헤르타 베를린), 마크 밀리건(하이버니언), 톰 로기치(셀틱), 로비 크루스(보훔), 마시모 루옹고(QPR), 트렌트 세인즈버리, 아지즈 베히치(이상 PSV 아인트호번) 등 유럽파들이 총출동한다.

호주가 가장 내세울 무기는 수비다. 밀리건-세인즈버리가 지키는 센터백 라인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라이언 골키퍼의 선방 능력은 수준급이다.

# 일본 (FIFA 랭킹 50위, 아시안컵 4회 우승)

일본은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이다. 1992년 자국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2000년, 2004년, 2011년에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흐름도 괜찮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5개국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 벨기에전에서는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통한의 2-3 역전패를 당했지만 일본 특유의 패싱 축구는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해보였다.

당시 월드컵에서 단기간 감독직을 수행한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물러나고, 모리야스 하지메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모리야스 감독은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AFP

 
혼다 게이스케, 하세베 마코토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유럽파 에이스라 할 수 있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이누이 다카시(레알 베티스), 오카자키 신지(레스터 시티) 등 노장들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나가토모 유토(갈라타사라이),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턴) 등 30대 수비수들은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미드필드와 공격진에는 하라구치 겐키(하노버),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오사코 유야(브레멘) 등 월드컵 16강 주역들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신예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나카지마 쇼야(포르티모넨세), 도안 리츠(그로닝언), 미나미노 다쿠미(잘츠부르크) 등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신구 조화가 된 일본은 최근 A매치 5경기 4승 1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우루과이(4-3승), 코스타리카(3-0승), 파나마(3-0승) 등 월드컵 본선국과의 평가전 승리가 포함돼 있다. 

# 사우디 아라비아 (FIFA랭킹 69위, 아시안컵 3회 우승)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 AFP/연합뉴스

 
사우디 아라비아는 중동의 대표적인 강호다. 아시안컵에서 통산 3회 우승했다. 2011년과 2015년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 탈락하는 등 한 때 아시아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본선에 진출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 마르바이크 감독이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와의 불화로 인해 사퇴하면서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을 선임했다. 피치 감독은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칠레 대표팀을 우승으로 견인한 명장이다.

대회 6개월을 앞두고 급하게 팀을 수습해 본선에 참가, 러시아(0-5패), 우루과이(0-1패)를 맞아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경질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복병 이집트와의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항상 잦은 감독 교체를 단행했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집트전에서 승리를 이끈 피치 감독을 재신임하기로 했다. 한국, 일본, 호주가 월드컵 이후 새 감독을 선임한 것과 달리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란과 더불어 지속성을 이어가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최근 행보는 1승 4무 1패로 너무 들쭉날쭉하다. 지난달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0-2로 패한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도 단 한 차례뿐이다. 지난달 11월 예멘전에서 1-0으로 신승했다. 볼리비아(2-2무), 이라크(1-1무), 요르단(1-1무)와는 비겼고, 가장 최근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유연한 개인기, 많은 활동량, 강한 전방 압박이 강점인 반면 한 방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 부재가 고민이다.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파하드 알 무왈라드(알 이티하드), 수비수 오마르 하우사위(알 나사르), 수비형 미드필더 압둘라 오타이프(알 힐랄)가 경계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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