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CJ ENM

 
지난 3일 방영된 tvN <인생술집>에선 '연예계 의리남' 특집으로 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배우 김보성, 파이터 김동현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당초 1~2주 후에 소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2월 27일 김종진의 친구이자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의 작고 소식이 전해진 후 방송일자가 앞당겨졌다고 한다.

이날 김종진이 출연한 이유는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전태관은 2012년 이래 암투병으로 인해 더이상 연주를 하지 못했고 지난해 봄에는 아내마저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상심이 컸다. 그런 친구 전태관의 마음을 달래줄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동료, 후배 음악인들을 섭외해 작업을 진행했다고 김종진은 말한다.

김종진은 이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도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한동안 세상이 너무 삭막해졌다고 생각하던 차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동료들에게 김종진은 고마움을 표하면서 "내가 너무 단편적으로만 세상을 봤구나"라고 반성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의 말은 시청자들에게도 묘한 감정을 갖게 만들었다.

신동엽에게도 희망이 되어준 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
 
 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CJ ENM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인생술집> 3일 방송에서 눈길을 모은 건 지난 2002년 발표된 명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관련된 후일담이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한동안 정체기에 놓였던 봄여름가을겨울이 다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였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해준 고마운 곡이면서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노래였다.

우연히 거리에서 김종진을 만난 신동엽이 그를 껴안으면서 "이 노래 덕분에 힘든 일 이겨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던 일화도 언급됐다. 또한 봄여름가을겨울이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으로 "그 노래를 듣고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라고 사연을 보낸 청취자의 이야기 등은 단순히 인기곡을 넘어 힘든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희망을 건내준 음악의 힘을 증명해준 일이기도 하다.

노랫 속에서 언급되는 '나, 너, 그리고 우리'는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두 사람을 비롯해서 세상의 모든 사람도 지칭하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누구나 가사의 내용에 공감하면서 따라 부르는 희망가가 되어 주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개인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신동엽이 다시 힘을 내고 지금까지 쉼없이 뛸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이 노래가 전하던 희망과 용기 덕분이 아니었을까?

좋은 친구가 있어 우리 모두 행복했다네
 
 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tvN < 인생술집 >의 한 장면.ⓒ CJ ENM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외로운 사람들)


김종진은 "한때 솔로 음반을 준비했지만 전태관의 반대로 포기했다"면서 "당시엔 그 일로 원망도 했었지만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서운함도 잊혀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종진은 "건강하면 제일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영원히 기억되는 친구니까"라는 말로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표시했다.

그리고 그는 방송 말미에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면서 나즈막한 목소리로 1992년 발표작 '외로운 사람들'(이정선 원곡)을 불렀다. 노래 가사마냥 어렵게 만나 팀을 이뤘기에 헤어지기 싫은 그의 마음이 닿기도 전에 녹화 후 얼마되지 않아 전태관은 유명을 달리 하고 말았다. 원래 버전도 무척 쓸쓸함이 묻어나던 곡이었지만 어쿠스틱 기타 하나에 의존한 채 부른 이날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서글프게 들려왔다.
 
김종진 단독으로 출연한 방송은 아니기에 봄여름가을겨울 및 전태관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쉽게도 전반부 10여 분과 막판 5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소 <인생술집>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차분함을 녹인 편집을 하는 등 떠나간 이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갖추며 방송이 이뤄졌다. 음주가 이뤄지는 방송 특성상 종종 논란도 생기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제작진의 발빠른 움직임을 칭찬할 만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남다른 우정은 이 방송을 통해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던 이들에게도 뭉클함을 선사했다. 좋은 친구가 있었기에 우리 모두도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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