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영.

그룹 b1a4 소속이자 배우 진영이 첫 영화 주연을 맡았다. 영화 <내 안의 그놈>에서 그는 소심한 고교생 동현 역을 맡았다.ⓒ 더콘텐츠온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을 그린 영화 <내 안의 그놈>에서 진영의 임무는 무거웠다. 극 초반에 등장해 사건 진행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관객의 집중을 확 끌어야 하기도 했다. 게다가 뚱뚱한 체형의 분장까지 소화해야 했기에 신인 배우 입장에서 연기적으로 분명 부담이었을 터.

홍보차 서울 삼청동의 모처에서 만난 그는 "분장도 액션도 대역 없이 오히려 제가 하고 싶어 요청드렸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던 동현 역으로 우연한 사고로 중년 사업가 판수(박성웅)와 영혼이 뒤바뀌면서 학교생활 역시 정반대가 된다. 뻔한 이야기인데도 극 곳곳에 나름 우리에게 익숙한 설정을 살짝 비트는 식으로 넣어놔 웃음이 터지게 한다. <조폭 마누라> 등의 시나리오를 썼고, <미쓰 와이프> 같은 또 다른 바디체인지 물을 연출한 강효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성웅 연구에 몰입하다

"감독님이 베테랑 선배님들도 잘 안 하려 하는 역할이라 하셨다. 그만큼 어렵다는 건데 전 오히려 겁 없이 도전했다. 이걸 해내면 뭔가 다른 캐릭터도 다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있었다. 사실 처음 설정엔 뚱뚱한 체형의 분장은 없었다. 동현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님이 고민하던 때였다. 회의를 많이 했는데 제가 분장하고 싶다고 그랬다. 왠지 제 모습 그대로 처음부터 등장하면 중반 이후에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막상 하기로 하니 진짜 힘들더라(웃음). 분장하는 데만 3시간 넘게 걸린다. 첫 신 촬영이 오전 7시라고 하면 전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까지 가고는 했다."

기본적 준비와 함께 진영이 몰두한 건 배우 박성웅 연구였다. 영혼이 바뀌어 극 중 절반 이상을 판수처럼 행동해야 했기에 실제 박성웅의 습관과 어투를 반영하려 한 것. 지금의 박성웅을 있게 한 <신세계>를 수차례 보고, 따로 만나는 등 진영은 나름 노력한 과정을 전했다. 
 
 영화 <내안의 그놈>의 한 장면.

영화 <내안의 그놈>의 한 장면.ⓒ 더컨텐츠온, 메리크리스마스

 
"박성웅 선배님 말투에 '안 그래?', '응?' 등 되묻는 습관이 담겨 있더라. <신세계>는 선배님의 표정을 참고하려 본 것이다. 표정 없이 서늘하게 말씀하시는 편이라. 영화기에 관객을 믿게끔 해야 하는 만큼 우리끼리 습관을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다. 판수가 자기 입을 자주 만진다든지, 상대의 넥타이를 고쳐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사실 성웅 선배가 고향 선배기도 했다. tvN <우와한 녀> 할 때 제 아버지로 나오셔서 그때 인연이 있었다.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우리 집까지 오셔서 제 대사 부분을 선배 목소리로 녹음해주셨다. 참고자료로 사용하면서 그 특유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


혹시 그간 학원물, 코미디물에 능력을 발휘한 강효진 감독의 전작도 참고 했을까 싶어 물었다. "오히려 감독님의 특징을 알게 되면 거기에 함몰될까 봐 일일이 찾아보진 않았다"며 진영은 오히려 황동혁 감독의 <수상한 그녀>를 언급했다. 극 중 반 친구인 현정(이수민)의 엄마(라미란)에게 사랑 고백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 판수와 현정의 엄마 미선은 과거 연인 관계였다.

"몸이 바뀐 상태에서 상대를 좋아한다는 게 <수상한 그녀>와 비슷하더라. 좀 참고하긴 했다. 심은경 배우 연기도 유심히 봤다. 근데 코미디가 정말 어렵더라. 웃겨야 하는데 막상 웃겨야겠다고 생각하면 실패하기 쉽더라. 그건 연기가 아닌 개그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더욱 상황 자체에 몰입하려 했다. 

그리고 액션 장면은 마침 하고 싶었던 차였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때도 액션이 좀 있었는데 그때 매력을 많이 느꼈다. 나중에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내 안의 그놈>에 액션 장면이 많더라. 대역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쓰면 아무래도 티가 날 것이고, 재밌게 해보고 싶기도 했다. 무술 감독님도 욕심이 많았고 그래서 대역 없이 가게 됐지. 스스로는 열심히 준비했다고 평가하는 지점이다."

 
 배우 진영.

"코미디가 정말 어렵더라. 웃겨야 하는데 막상 웃겨야겠다고 생각하면 실패하기 쉽더라. 그건 연기가 아닌 개그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더욱 상황 자체에 몰입하려 했다."ⓒ 더콘텐츠온

 
노래와 연기 사이

배우로는 신인이지만 아이돌 그룹 b1a4로선 벌써 9년 차인 실력파 가수기도 하다. 갈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아이돌그룹에서 연기자로 전향하거나 병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동시에 인지도를 이유로 연기만 준비해 온 다른 지망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다는 비판적 시선 또한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지점에서 진영은 자신의 상황은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를 알린 건 가수 활동이지만 연예계를 꿈꾸며 처음 시작한 건 보조출연, 단역 등 연기 분야라고. 충청북도 충주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서울을 오가며 연기학원에 다녔다고 한다.

"그때부터 보조출연, 단역을 하게 됐다. 부모님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지지해주셔서 편하게 했다(웃음). <최강! 울엄마>가 보조출연자로는 최초로 출연한 작품이고, <별순검> 등도 보조출연을 같이 했다. 근데 중요한 건 대사가 하나도 없었지. 처음으로 대사를 받은 게 <우아한 녀>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보조출연자 분들을 보면 막 챙겨드리고 싶다.  

아이돌그룹 소속으로 연기 기회를 쉽게 얻는다는 편견에 전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생각 안 한다. 연기 역시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꿈이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해나가면서 대사를 늘려가는 경험도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영화를 만난 것이 감격스럽다. 보여드릴 기회가 드디어 생겼구나. 그래서 이 영화 일반 시사회 때 몰래 가보기도 했다. 학생들 반응도 볼 겸. 근데 진짜 많이 웃더라." 


진영은 "<내안의 그놈>이 비록 작품성이 뛰어난 건 아니겠지만 코미디 장르에 매력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며 "원래는 코미디 장르를 즐겨보지 않았는데 다 같이 극장에서 웃는 재미가 분명 있더라"고 말했다. 
 
연기 열정을 또박또박 설명하는 그였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 또한 빼놓지 않았다. "가수는 본업이고, (연기한다고) 음악을 포기하기엔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며 "포기할 수 없다. 연기와 노래 너무 사랑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진영.

"아이돌그룹 소속으로 연기 기회를 쉽게 얻는다는 편견에 전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생각 안 한다. 연기 역시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꿈이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더콘텐츠온

 
"<구르미 그린 달빛> 때 살짝 바람을 이루긴 했는데 연기와 음악을 함께 했던 게 너무 좋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사실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조심스럽지만 이후 꿈이 있다면 영화 음악을 해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음악에도 나이가 묻어나더라. 곡 스타일이 바뀌는 게 있더라. 멋있게 나이 들고 성숙하고 싶다. 그게 연기에도 잘 묻어났으면 좋겠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자는 주의다. 안 그래도 요즘 <스윙키즈>가 개봉하면서 제게도 라이벌 얘길 많이 물어보신다.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도경수씨가 잘했을 거다. (같은 아이돌 배우로서) 라이벌 의식이 있냐고 하시는데 전 아예 그런 생각을 안 하려 한다. 뭔가 상대를 따라 하려 하거나 의도적으로 피하려 할 테니까."


동료 의식을 느끼며 본인 실력을 잘 갈고 닦는다 게 진영의 생각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전쟁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그는 인터뷰 말미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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