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프로젝트 공연 공식 포스터

거울프로젝트 공연 공식 포스터 ⓒ 파노라마아츠컴퍼니

 
파노라마아츠컴퍼니는 무용과 연극 베이스의 예술가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로 언어와 움직임을 통해 일상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신체예술단이다.

20일 경기도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거울프로젝트>는 거울이라는 상징적인 오브제를 이용해 '무대 위의 행위자들의 모습이 관객의 거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식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관객 입장 15분 후 하나 둘씩 출연진들이 등장해 무대 끝에 걸터앉아 관객들을 따라하는 <거울퍼포먼스>로 시작했다. 이후 < Me >, <암흑>, <가뜩이나정신없는세상제목이딴거필요하나요제목없다고무슨문제있나요그래서나답게사는건가능하냐니까요?> 등 연극적 요소가 담긴 세 공연이 진행됐다. 현대 무용의 움직임과 더불어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작품 속에서 관람객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 노력해 온 파노라마아츠컴퍼니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8시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되었던 파노라마아츠컴퍼니 공연 커튼콜 실황 사진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8시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되었던 파노라마아츠컴퍼니 공연 커튼콜 실황 사진 ⓒ 오프레인


첫 번째 거울 < ME >

이유림 창작자에게는 느림의 미학이 존재한다. 그녀는 거울프로젝트 첫 작품 < ME >라는 작품을 통해 '더 빠르게', '더 많이'가 아닌 천천히, 조용히 관객들의 모습을 대비시킬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보여줬다. 또한 무용수로서의 인생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에 대한 여유로움에 대한 철학을 제안하고 있는 듯 보였다.

두 무용수들은 거울을 보는 듯한 움직임을 이어나가면서 상대방을 통해 무용수 스스로 서로의 움직임을 반영해나간다. 소크라테스의 '네 자신을 알라'라는 말처럼 상대방을 통해 스스로를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자아를 깨닫게 되듯이 말이다. 우리가 거울을 보듯이, 천천히 그리고 살며시 서로를 보여줌으로써 서로를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사회적 가치를 느끼해준다.
 
두 번째 거울 <암흑>


이정섭, 주성진의 공동창작 및 출연작인 <암흑>. 이 작품은 음악과 희곡이 어우러진 모노로그 형식으로 이정섭 배우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대사를 치며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나 상황을 만들어갔다. 주성진 배우는 주요 장면을 이미지화 시키며 극을 전개해나갔다.

"우리는 아무도 나쁜 것을 그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진정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주는 작품이었다. 우리는 제대로 보아야 할 현실을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는가. 또한 누군가를 위해 나서야 할 상황에서 방관자(Bystander)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만약 이렇다면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비열하고 절망적인 존재인가? 우리 사회에서 욕망에 사로잡힌 눈 뜬 장님은 많다. 이들은 자신의 욕망만을 돌보느라 옳은 것을 옳다고,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할 용기조차 없다.

마지막 거울 <가뜩이나정신없는세상제목이딴거필요하나요제목없다고무슨문제있나요그래서나답게사는건가능하냐니까요?>
 
 마지막 거울 <가뜩이나정신없는세상제목이딴거필요하나요제목없다고무슨문제있나요그래서나답게사는건가능하냐니까요?> 공연 실황 사진

마지막 거울 <가뜩이나정신없는세상제목이딴거필요하나요제목없다고무슨문제있나요그래서나답게사는건가능하냐니까요?> 공연 실황 사진 ⓒ 오프레인

 
이 작품은 정소희, 주성진, 이유림, 이정섭, 한은성 총 5명의 무용수들이 총출동한 거울프로젝트 공식 단체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은 긴 제목만큼이나 신체예술단으로서 본 단체의 특별한 방향성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예술에서 유머란 창작자와 관객들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유머를 하는 사람과 이로 인해 웃는 사람들 모두 유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머의 타이밍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작품은 그 타이밍을 정확히 잡은 작품이었다. 자연스럽게 무심한 듯 흘러가는 작품 내내 유머와 위트가 공존한다. 어디에서도 다소 무겁거나 어색한 진지함이 흘러나올 새가 없다. 관객들을 가볍게 무대 안으로 서서히 빠져들어 간다. 출연진 5명의 개성과 캐릭터성과 몸과 표정 동작등과 어우러지면서 무대 안에 무한한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주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본 공연은 하남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으며 파노라마아츠컴퍼니는 내년에도 다가오는 여름, 더위를 피해 하남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공연 및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체예술단으로서 그들만의 특별함을 기대해본다.
신체예술단 파노라마아츠컴퍼니 이유림 주성진 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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