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부산 모퉁이극장에서 열린 4회 관객영화제 개막식

1일 저녁 부산 모퉁이극장에서 열린 4회 관객영화제 개막식ⓒ 모퉁이극장

 
12월의 첫날인 1일 저녁 부산 중구 모퉁이극장 안은 빼곡히 모여 앉은 70여명의 관객들 열기로 후끈했다. 주말 저녁 이들이 모인 이유는 소극장 공간에서 작은 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관객영화제. 올해로 4회를 맞은 관객영화제는 전문 영화인이 아닌 시민이나 문화예술인이 자신들의 추천한 작품을 선정해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행사로 부산영화제의 출발지인 남포동 인근 원도심에서 개최되는 행사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새롭게 시작돼 큰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한 '커뮤니티 비프'와 비슷한 면이 있다.
 
취향 따른 다양한 작품들 상영돼

개막식도 그런 특징이 다분했다. 유명 인사들보다는 일반관객들의 모든 행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관객이 주고받는 공감의 가치와 관객문화의 현재를 들여다보는 관객활동가의 관객문화특강, 뮤지션 아완의 특별공연, 영화 같은 한 순간을 우리에게 안겨준 인물을 시상하는 '시네마틱 피플 어워드' 시상. 청소년 프로그래머의 탭댄스 축하 공연 등으로 진행된 개막식은 관객들이 주도하는 영화제라는 특성을 살려내고 있었다.

개막식 참석자들은 올해 시네마티 피플 어워드 수상자인 주짓수 수련자 청원경찰 김건우 씨와 함께 개막을 선언하며 4회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4회 관객영화제 개막식 프로그램인 관객활동가의 관객문화특강

4회 관객영화제 개막식 프로그램인 관객활동가의 관객문화특강ⓒ 모퉁이극장

 
관객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은 우리 곁에서 영화 같은 삶을 살아가는 관객 프로그래머들과의 만남이다. 지역주민과 함께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한국의 '닉 우스터'로 불리며 남포동 양복점에서 일하고 있는 재단사, 채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카페 운영자 등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영화를 직접 택함으로써 영화제의 문턱을 관객들에게 낮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들이 선정한 영화들은 대부분 익숙한 작품들이지만 관객 프로그래머들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는 점도 특별하다.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 한 의사 이야기 <꾸뻬 씨의 행복여행>, 운명처럼 만난 두 남녀가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내 사랑>,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빚어내는 인생사 <에브리띵 윌 비 파인>, 뿌리내림의 시간 속에서 계절처럼 돌아오는 것들을 담은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침묵 속의 말이 빛나는 빔 벤더스의 명작 <파리, 텍사스>, 영화와 사랑에 빠진 세 연인의 연가 <애프터 미드나잇> 등 6편의 영화가 관객 프로그래머들의 이야기와 섞여서 상영된다.
 
일반 관객들 외에 지역에서 예술가들의 자립과 도시재생을 실험 중인 김희진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센터장, 인생을 바꾼 영화 한 편으로 영화업에 종사하게 된 최윤 유비콘텐츠 대표이사, 전시기획자로 활동 중인 이계영 아트하우스 모모 큐레이터 등도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영화제의 중심은 관객
 
 4회 관객영화제 포스터

4회 관객영화제 포스터ⓒ 모퉁이극장

 
관객영화제는 매해 6명의 관객 프로그래머를 선정한다. 1~2회 때는 다이빙벨 논란으로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던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이 관객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직접 고른 영화를 갖고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관객영화제의 실무를 맡고 있는 모퉁이극장 변혜경 운영팀장은 "부산에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많은데, 관객들이 주축이 되는 영화제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2015년부터 시작됐다"며 "좁은 공간에서 열리는 데도 개막식에 70~80명이 몰려들 만큼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 프로그래머들이 고른 영화가 좋아서 찾는 사람들도 있고 예전 이용관 이사장님이 탄압받을 때는 이를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영화제가 문화다양성과 표현의 자유 지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관객영화제라는 이름답게 스태프들도 모두 관객들을 응원하고 관객문화 활성화를 이끄는 관객활동가들로 구성돼 있다. 변 팀장은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지역에서 문화 활동을 하는 모퉁이극장 관객문화교실을 거쳐 영화제 기획과 운영을 함께 하고 있다"며 "홍보나 사회, 안내, 영사, 토크 프로그램 진행에 이르기까지 운영 전반을 도맡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영화만을 상영하는 것이 아닌 관객들이 영화의 바깥에서 시민 네트워크와 교류하고 연대하는 장으로서의 의미도 있는데, 올해는 부산청년영화제, 부산평화영화제, 상상영화제, 아트하우스 모모, 한국중독영화연구회 등 17개 단체가 참여했다.
 
1일 개막한 관객영화제는 오는 8일까지 이어진다. 주말에는 오후 4시 평일에는 오후 7시에 영화가 상영되며, 관객 프로그래머들의 진행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매일 같이 준비돼 있다. 상영작 관람은 무료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