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지인보다 유우미라는 이름이 어느덧 더 자연스럽다. 배우 문지인은 얼마 전 종영한 <뷰티 인사이드>에서 배우 한세계(서현진)의 소속사 대표이자 비밀을 나눠가진 친구로 분해 주연 배우들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2009년 SBS 공채 탤런트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10년차 배우 문지인은 <뷰티 인사이드>를 두고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잊지 못할 10년차 선물 같다"고 말했다.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배우 문지인을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뷰티 인사이드> 끝나고 이름 불러줘... 감동"

- 시청자 분들에게는 문지인이라는 이름보다 유우미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할 것 같다. 드라마가 그만큼 큰 사랑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떤가?
"문지인이라는 이름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괜찮다. (웃음) 둘 중에 하나만 익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들보다 내 이름을 많이 알아주셨다. 지나가다가 내 얼굴을 보면 어떤 작품에 나왔는지까진 알아도 이름이 각인되지 않으셨을 것이다. 이번에 <뷰티 인사이드>를 하고 이름까지 불러주시더라. 감동이었다."

- <뷰티 인사이드>에서 소속사 대표 역할로 나왔다. 대본을 수락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내가 하고 싶었단 작품이라 시켜달라고 말했다. 그동안 나는 내 나이에 비해서 밝고 귀엽고 애교가 많은 어린 역할을 맡아왔다. <뷰티 인사이드>는 소속사 대표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하는데 (관계자 분들이) 걱정이 많으셨던 걸로 알고 있다. 내게도 새로운 도전일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지만 시켜달라고 어필을 했다."

- 어필은 어떻게 하는 건가? (웃음)
"세뇌를 시키는 거다. (웃음) 괜찮을 것이다. 잘할 것이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 믿으셔야 한다. (웃음) 중간부터는 마음을 놓으시더라. 방송이 나가기 전에 3개월 정도먼저 촬영을 했는데 힘든 시간이었다. 빨리 방송을 해서 인정을 받아야 나를 선택해준 분들께도 떳떳할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머리카락도 단발로 잘랐다."

- 문지인은 1986년생이다. 어려보이는 게 연기하는데 있어 한계라고 생각하나?
"20대 때는 힘들었다. 내 감성은 20대인데 더 어린 역할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30대가 넘으니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더라. 아싸! (웃음) 예견은 하고 있었다. 30대가 넘으면 득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오히려 날개이지 한계라고 느끼지 않는다."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 방송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고 하지 않았나. <뷰티 인사이드>만큼 유우미라는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는데 반응을 보고 기분이 어땠나?
"최근에 읽은 댓글 중에 감동받은 것이 있다. 어떤 분이 기사 밑에 '지인씨가 읽었으면 좋겠다'면서 굉장히 길고 진정성 있게 댓글을 달아주셨더라. 배우로서 예쁘다, 매력 있다는 말 다 좋지만 아무래도 연기를 잘 한다는 말이 가장 좋다. 유우미를 찰떡처럼 연기해주셔서 좋았고 내가 성장했으면 좋겠고 주연으로도 발돋움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었다. 너무 고맙더라.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마음을 다해 쓴 댓글을 보면 너무 감사하다. 그런 게 진짜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된다."

- 촬영을 하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
"초반에는 (이)태리와 함께 고민을 했다. 어려웠고 내게는 큰 도전이었고 시청자 분들께서 어떻게 받아주실까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도 화면을 보면 실물보다 애처럼 나온다. 이 앳된 모습에서 카리스마를 느껴주실까. 시청자 분들이 진짜 우미로 봐주시는 순간 희열도 느껴졌다."
 

- 유우미는 어떤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나?
"우미는 지인 같은! (웃음) 주변에 있는 친근한 친구이다. 그리고 세계의 남자친구이기도 하다. 의리 있고 가족보다 더 세계를 사랑한다. 정도 사랑도 넘치는 역할이라 매력적이었다. 현실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다."

- 유우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세계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맞다. 드라마 중반부터는 우미가 한세계의 아빠인데 얼굴이 바뀌지 않아 우미인 채로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난 우미를 세계의 부모님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자식과 싸우지 않고 혼내지 않나. 나 또한 한세계를 그렇게 생각했다. 우미는 세계의 남자친구이자 부모님이라고. 일반적인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는 어려울 것이다. 이익관계가 들어가면 얼마나 싸우겠나. 마지막 즈음 우미가 세계를 안아주면서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도 된다'고 진심으로 말하기도 한다. 엄마 같았다. 우리들의 엄마는 딸이 진짜 힘들면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니까. 뭉클한 장면이었다."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 <뷰티 인사이드>가 발랄한 로맨스 드라마이긴 하지만 교훈도 있는 드라마였다. 얼굴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사람과 진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여러 관점이 있다. 도재(이민기) 오빠가 언니(서현진)의 외적인 면을 본 게 아니지 않나. 교감을 했기 때문에 사랑한 것이다. 외적인 것에 기준을 두면 언젠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반면 내면의 교감으로 가면? 이런 사랑이 지향할 진정한 사랑의 자세가 아닐까 싶더라. 언니가 할아버지로 변했을 때도 도재 오빠는 상관 없어 했다.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 존재와 교감한다는 것?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고 그런 사랑을 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 판타지이긴 하지만 연인이나 친구가 얼굴이 계속 변할 경우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들더라.
"얼굴이 변하는 게 사실 판타지이지만 병이지 않나. 병. 그런데 병이라고 하면 다들 웃으신단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병이고 상처이고 실생활이 되지 않는 괴로움을 언니가 연기했다고 말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개구리 왕자 판타지가 아니라 진지한 거라고 생각했다. 재밌어 보이지 않았다. 언니가 그렇게 보이도록 연기를 너무 잘했다. 그렇지 않나?"

2009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 바닥부터 올라와

- <뷰티 인사이드>에 대한 본인의 만족도를 말해본다면?
"최고다. 나는 항상 더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 같다. 여태까지 내가 한 작품을 보면 아실 것이다. 사랑도 많이 받았고 재밌고 좋은 배우들을 만난다. 눈이 점점 더 높아져서 걱정이다. (웃음) 감사하다.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현장이었고 항상 그랬다."

-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민정'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굉장히 의외다. (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한 번은 <뷰티 인사이드>에서 욕하는 신을 찍었는데 그 다음부터 스태프들이 말을 안 걸더라. (웃음) 식상하지 않은 악역, 열받는데 귀엽기도 하고, 쥐어박고 싶기도 하고 그런 악역을 연기해보고 싶다. 연민정이라는 캐릭터는 매 신마다 볼거리가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서)현진 언니도 그걸 잘 한다. 매 신마다 항상 다른 매력, 다른 애교를 보여주시더라. 그런 선배님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 2009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지금은 공채 탤런트라는 개념이 좀 생소하다. 설명을 해줄 수 있나.
"공무원이다. 공무원. (웃음) 내가 공채 탤런트 마지막 기수이고 그때도 6년 만에 뽑은 것이었다. 뽑혔을 때도 다소 생소했다. 공채 출신이라고 하면 다들 신기해하시더라."

- 굉장히 합격하기 어렵고 붙고 나면 '난 다 됐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나.
"경쟁률도 굉장히 높았다. 합격했을 때는 감격했다. 그리고 작은 역할부터 하나하나 연기하고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내가 운전하고 전화받고 콘트롤 하면서 일했다. 그 뚝심이 있다. 지금도 그때 고생했던 내공이 있어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화초처럼 연기하지 않았다. 공채 동기들은 아마 공감할 것이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회사로 치면 인턴부터 시작한 셈이다. '나는 다 됐다'고 생각할 겨를 없이 되자마자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해야 했다."

-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는 내 직업이자 꿈'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의미심장하다. 연기를 지금도 계속 하고 있지 않나. 이 말의 의미가 궁금하다.
"일단 꿈이었는데 직업이 됐으니 감사한 일이다.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감사하다. 그런데 연기라는 건 보장이 된 것도 아니고 하나가 이뤄졌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목표도 내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니 계속 꿈을 꿔야 계속 할 수 있다. 여기서 안주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기 위해 다른 도전을 하고 노력을 해야한다. 버티는 것 이상으로 많이 열망해야 계속 연기할 수 있다. 그러니까 평생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기는 참 매력적이지 않나. 그런데 과정은 매력적이지 않다. 백조가 물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배우 문지인

배우 문지인ⓒ 권우성

 
- 연기의 매력에 대해 소개해달라.
"나는 사람들 앞에서 용기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단체 생활도 잘 못하고 부끄러워한다. 20~30명 앞에서 자기 소개하는 것도 너무 부끄럽다. 카메라는 내 입장에서 일대일이다. 카메라와 연기하는 상대방만 보이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연기한다. '컷' 소리 나면 내 자신이 신기하고 그렇다. 나를 까맣게 잊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게 참 매력적이다."

- 당면한 꿈이 뭔지 궁금하다.
"시청자 분들과 같이 성장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10년 동안 생각보다 정석대로 해왔다. 한 단계 한 단계. 그렇지 않나? 마치 지인처럼 같이 성장하는 걸 기뻐해주시기도 하고 위로가 된다고도 하신다. 다작을 하지만 조금씩 친숙하게 다가가려 한다. 그런 스토리를 가진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싶다. 그렇기에 내 단기간의 목표는 다음 작품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다음 작품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더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

- 가장 가까이에 서현진 같은 완만하게 성장해온 배우가 있다. 보면서 느끼시는 바가 많을 것 같은데.
"언니는 땅으로 치자면 토양이 잘 다져진 '고퀄' 아닌가. 소리소문 없이 쭉 올라온 분이다. 서로가 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격려해주고 그런다. 나이 차이는 얼마 나지 않지만 배우로서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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