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알제리의 친선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알제리의 친선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를 유벤투스로 이적시켰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 4회(연속3회), 라 리가 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에 빛나는 슈퍼스타를 내보낸 레알 마드리드는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레알을 대표하는, 거금으로 슈퍼스타를 영입하는 '갈락티코(은하수) 정책' 대신 자국 유망주들을 영입해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를 위해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훌렌 로페테기(52)를 월드컵 직전 영입 발표를 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호날두를 1천억이 넘는 금액으로 이적시킨 후 별다른 보강을 하지 않았다.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오드리오솔라(23)를 영입하고 리옹으로 이적시켰던 팀 유스 출신 공격수 마리아노 디아스(25)를 재영입했다. 팀 유스 출신 레길론(22)을 1군으로 승격시키고 국내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던 발베르데(20)가 임대에서 복귀해 왔다. 여기에 티보 쿠르투아(26)를 영입해 골문을 보강했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나쁜 영입 시장을 보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문제가 되었던 수비 백업 문제를 오드리오솔라를 영입해 측면을 보강했고 프리시즌에 좋은 모습을 선보인 레길론을 승격시키며 이적료 없이 선수 충원에 성공했다. 여기에 인터 밀란 이적이 유력했던 루카 모드리치(33)가 잔류하면서 크카모(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로 이어지는 최강 미들라인이 유지되었으며 세바요스(22), 발베르데, 요렌테(23) 등 지난 시즌 기회를 못 받은 선수들이 백업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문제가 되었던 공격진은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불안을 종식시키는 듯했다. 비록 슈퍼컵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패했으나 베일과 벤제마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가능성을 꽃피운 마르코 아센시오(22)의 기량 향상과 이스코(26)의 활용 역시 기대되는 요인이었다. 이런 기대감은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브라질 유망주 비니시우스(18)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 여기게 만들었다.
 
하지만 8경기를 치른 현재 레알은 리그 4위에 위치해 있다. 공격은 4경기째 침묵하고 있고 이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했다. 최근 컵 대회를 포함해 11경기서 5승 2무 4패를 기록하며 3패밖에 당하지 않고도 경질당한 베니테즈 감독의 뒤를 이를 것으로 보여 진다. 로페테기 감독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레알의 사령탑으로 부임하였다. 그는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레알 마드리드 부임이 발표되자 스페인 대표팀에서 경질을 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팔면서 팀의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스페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개선을 꿈꾸었고 이를 위해 스페인산 유망주들을 수집했다.
 
이 체질 개선은 현재까지는 '독'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시즌 지단 감독도 이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백업을 맡은 스페인산 유망주들이 기대 이하의 실력을 선보이며 효과적인 로테이션을 선보이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 문제점이 더해졌다. 바로 공격력이다. 이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는 '호날두'라는 믿을 만한 무기가 있었다. 벤제마가 결정력 부재로, 베일이 잦은 부상으로 고생할 때에도 호날두라는 확실한 득점 기계가 있었기에 챔스와 리그에서 순항할 수 있었다.
 
호날두가 없어진 공격진은 벤제마와 베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몇 시즌 째 결정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벤제마와 시즌의 절반을 부상으로 보내는 베일은 4경기 연속 무득점 속에서 부상을 당하며 팀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영입정책 역시 문제라 할 수 있다. 쿠르투아와 마리아노는 실상 팀에 불필요한 소비라 할 수 있다. 케일러 나바스는 32세로 키퍼로 한창일 나이이다. 그를 향한 레알의 여전한 불신은 보강이 필요 없는 골문에 돈을 쓰게 만들었다.
 
마리아노는 벤제마의 백업 역할을 위해 데려왔으나 벤제마 자체가 호날두가 사라진 레알의 골게터 역할을 해주기에는 부족하다. 벤제마의 백업이 아닌 벤제마와 함께 뛸 수 있거나 벤제마를 대신할 공격수를 데려왔어야 했고 마리아노는 그 기준에는 부족하다. 로페테기 감독은 호날두의 이적 후 공격적인 유연함과 유동성을 가져오려고 시도했으나 선수들의 득점력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이스코, 마르셀루, 카르바할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은 이 부진을 더 길게 가져올 영향이 있다.
 
현 레알 마드리드에는 유연한 공격 과정에 방점을 찍어줄 골게터가 없다. 겨울 이적 시장 레알에 꼭 필요한 영입은 골게터라 할 수 있다. 에당 아자르(27), 해리 케인(25), 마우로 이카르디(25) 등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 영입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때 공격에는 슈퍼스타-수비에는 팀 유스 출신을 기용하는 지단-파본 정책을 펼쳤던 레알 마드리드는 침체기를 겪은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팀은 그에 걸맞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이번 겨울 부진을 이겨낼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루나글로벌스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레알마드리드 가레스베일 카림벤제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