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부터 남녀부를 분리 개최한 프로배구는 V리그 개막도 예년과 달리 남녀부가 따로 출발한다. 각기 다른 남녀부의 대표팀 일정 때문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2018년 국제대회 일정이 끝나는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에도 AVC컵 여자배구대회와 세계 선수권 대회 일정이 남아 있었다. 결국 한국배구연맹은 남자부는 13일, 여자부는 22일에 시작하는 것으로 남녀 분리개막을 결정했다.

대한항공 점보스의 첫 우승으로 2017-2018 시즌이 막을 내린 후 V리그 남자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FA시장이 열렸다. 공수를 겸비한 V리그 최고의 왼쪽 공격수 전광인을 비롯해 대한항공을 우승으로 이끈 야전 사령관 한선수,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의 동기 3인방 이민규, 송명근, 송희채, 국가대표 센터 김규민, KB손해보험 스타즈의 토종 거포 이강원 등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은 것이다.

그중에는 한선수와 이민규, 송명근, 이강원처럼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해 기존 소속팀과 재계약한 선수도 있고 전광인과 송희채, 김규민, 정민수처럼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선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FA 대이동으로 인해 다가올 2018-2019 시즌이 더욱 흥미로워졌다는 점이다. 과연 내년 봄 챔프전 마지막 경기에서 활짝 웃는 우승팀은 어디일까. 
 
 한국전력에서만 5년 동안 활약했던 전광인은 이번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한국전력에서만 5년 동안 활약했던 전광인은 이번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 한국배구연맹

 
챔피언 사수 그리고 대어 영입

 V리그 출범 후 준우승만 4번 차지했던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차례로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의 이번 시즌 목표는 당연히 연속 우승.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미차 가스파리니와 재계약하고 한선수 세터 역시 6억 5000만원의 거액을 투자해 붙잡았다. 정지석과 곽승석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레프트 콤비도 건재하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주전 센터로 활약했던 최석기가 한국전력 빅스톰으로 이적했지만 FA시장에서 V리그 정상급 센터로 성장한 김규민을 잡는 데 성공했다. 올해 국가대표로 VNL 대회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김규민은 지난 시즌 블로킹 2위(세트당 0.65개), 속공 4위(59.74%)에 오르며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인 바 있다. 은퇴 후 스포츠단 사무국 과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신영수의 자리는 '라면' 김학민이 메울 예정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게 1승3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현대캐피탈은 우승컵 탈환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득점왕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지명했고 FA시장에서는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을 데려왔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전광인, 파다르로 이어지는 최강의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201cm의 장신 센터 김재휘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더욱 성장한 가운데 정규 시즌 막판 돌아오는 센터 최민호도 현대캐피탈의 든든한 무기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을 데려오면서 최태웅 감독이 공들여 키웠던 주전 세터 노재욱을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에 내줬다. 지난 시즌 챔프전부터 컵대회까지 주전으로 나섰던 이승원 세터가 경험 부족을 보인 만큼 현대캐피탈의 세터 고민은 이번 시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V리그 역대 최다우승(8회)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FA시장에서 송희채를 영입했고 컵대회 우승을 통해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비록 주전 센터 김규민과 리베로 부용찬이 팀을 떠났지만 군복무를 마친 센터 지태환이 팀에 잘 적응하고 있고 김강녕 리베로의 컵대회 활약도 썩 나쁘지 않았다. 90년대 중반부터 10년 가까이 삼성화재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신진식 감독은 이번 시즌이야말로 삼성화재가 다시 대권에 도전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는 OK저축은행 영구결번 선수 시몬의 강력 추천을 받은 선수다.

OK저축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는 OK저축은행 영구결번 선수 시몬의 강력 추천을 받은 선수다. ⓒ 한국배구연맹

 
시즌 개막 벼르는 하위 4개 구단

7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V리그 남자부는 3~4위의 승점 차이가 3점 이하일 때만 단판 승부의 준플레이오프를 개최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 3위 대한항공(61점)과 4위 KB손해보험(54점)은 최종 승점 차이는 7점이었고 준플레이오프는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하위 4개 팀이 모두 봄 배구에 나서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난 시즌을 아쉬움으로 마친 나머지 팀들의 봄 배구를 향한 열망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19승17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KB손해보험은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뒷심부족으로 7시즌 연속 봄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KB는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와 재계약했고 FA시장에서는 리베로 정민수를 영입했다. 알렉스와 이강원이 공격을 전담해야 하는 만큼 정민수 리베로와 함께 서브 리시브를 책임질 믿음직한 레프트 발굴이 절실하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FA자격을 얻은 토종 거포 전광인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했고 레프트 김인혁도 팀을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 출신의 외국인 선수 사이먼 힐치마저 적응 실패로 계약을 해지했다. 한국전력은 러시아 출신의 아르템 수쉬코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지만, 팀이 채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선수가 교체된 만큼 쉽지 않은 시즌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리버맨 아가메즈를 지명한 우리카드 위비는 창단 후 첫 봄배구 진출을 노린다. 여기에 과거 LIG손해보험(현 KB), 대한항공, 한국전력 등을 이끌었던 신영철 감독이 부임했고 중앙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트레이드로 베테랑 센터 윤봉우를 영입했다. 컵대회에서 신영철 감독으로부터 "실망스럽다"는 쓴소리를 들었던 최홍석이 시즌 개막 후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두 시즌 연속 최하위로 자존심을 구긴 OK저축은행은 FA이민규와 송명근을 잡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대학배구 최고의 센터 전진선을 지명했다. 로버트 랜디 시몬이 강력 추천한 쿠바 출신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도 컵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송희채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부용찬 리베로도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챔프전 2연패 후 2연속 최하위에 머문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그 어떤 팀보다 성적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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