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특급 패스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기성용이 패스하고 있다.

▲ 기성용의 특급 패스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기성용이 패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 전 2014년 9월 8일, 고양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A매치 평가전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되는 경기 중 하나다.

당시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대실패가 원인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월드컵 대표팀은 비교적 수월한 조 편성에도 불구하고 1무 2패의 성적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월드컵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리' 문제도 축구 팬들을 실망시켰다.

국가대표팀 성적이 한국 축구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2014년의 가을 바람은 유독 차가웠다. 반전이 필요했다. 다시금 국민들의 믿음과 관심을 모을 계기가 절실했다.

4년 전 우루과이와 평가전은 한국 축구가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쏘아올린 경기다. 당시 베네수엘라-우루과이로 이어지는 2연전은 신태용 감독 대행이 지휘했다.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새롭게 부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준비 시간 부족을 이유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베네수엘라를 3-0으로 격파한 한국은 남아메리카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전했다. 우루과이가 디에고 고딘, 에딘손 카바니,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 등 거의 최상의 멤버로 경기에 임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경기는 0-1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신태용 감독 대행이 꺼낸 '기성용 쓰리백' 카드는 세계적인 공격수 카바니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공격도 날카로웠다. 차두리와 손흥민의 속도를 한껏 살린 공격은 우루과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공격진들의 다채로운 움직임과 과감한 슈팅 시도는 시종일관 우루과이를 위협했다.

4년 전 우루과이전은 추락했던 한국 축구의 위상이 반등의 기미를 보인 순간이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신뢰감을 구축하기 시작한 대표팀은 이듬해 1월 호주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하며 부활을 선언했다. 2014년의 우루과이와 만남은 한국 축구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아시안컵을 앞둔 한국, 높아진 관심에 기름을 부어라
 
훈련하는 기성용 칠레와 평가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기성용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훈련하는 기성용칠레와 평가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기성용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4년 만에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우루과이는 이번에도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꾸려서 한국 땅을 밟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무시할 수 없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벤투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스파링 상대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여줬듯이 우루과이는 단단한 수비력과 치명적인 한 방을 가진 팀이다. 기본적으로 후방에 무게감을 두고 상대가 틈을 보이면 그 지점을 파고 들어 경기를 마무리짓는 패턴이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대체로 선수비-후역습 전술을 선택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그 흐름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우루과이는 이 방면에서 세계 최고다. 어떤 방식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을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아주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으로 득점을 뽑아낸다.

전체적인 측면에서 우루과이는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만나야 할 상대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물론 상대적 약체인 한국과 경기에서는 평소보다 주도적으로 경기에 임할 확률도 있지만,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 특성상 기존의 전술적 줄기는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보다 한국의 내성을 키워줄 상대가 없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벤투호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다가오는 아시안컵에 대한 전망은 밝아질 것이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복도 허황된 꿈이 아니다.

경기 내용 측면을 벗어나서 외적인 부분을 고려해도 우루과이는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이 순간 최고의 파트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한국에 모였다. 우루과이에는 고딘, 카바니 등 이름 만으로도 축구 팬들을 흥분시킬 묵직한 이름값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축구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컵 금메달 획득으로 순풍을 맞이한 상태다. 지난 9월 A매치부터 이번 10월 A매치까지 4경기 연속 입장권 매진을 기록했다. 또한 국가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에 1천 명 이상이 직접 방문하는 수준의 높은 관심이다. 덩달아 높아진 취재 열기에 기성용이 "오늘 월드컵이에요?"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고조된 관심 아래에서 만일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리까지 거둔다면, 이번 우루과이전은 불타오르는 축구 열기에 기름을 끼얹는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쩌면 우루과이전은 수년간 뚜렷한 인기의 하락세를 경험 중이던 한국 축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다. 반드시 우수한 경기력을 보여줄 의무가 있는 벤투호다.

4년 전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통해 반전을 꾀했던 한국 축구가 이번에는 우루과이를 넘어 더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한다. 서늘해진 가을 바람이 무색한 축구 열기의 발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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