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의 새 예능 프로그램 < 더 꼰대 라이브 >

엠넷의 새 예능 프로그램 < 더 꼰대 라이브 > ⓒ CJ ENM

 
이경규가 엠넷에 출연한다?

뭔가 어색한 조합의 방송이 28일 모습을 드러냈다. <더 꼰대 라이브>는 '예능대부' 이경규의 생애 첫 엠넷 출연으로 관심을 모으는 새 예능 프로그램이다.  물론 '꼰대'는 제목에서도 짐작 가능하듯이 음악과는 아무 관련 없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들어서 엠넷은 신동엽을 앞세운 로맨스 심리 프로그램 <러브 캐치>를 비롯해서 스타들의 과외 예능 <방문교사> 등 음악 이외의 소재를 선택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슈퍼스타 K >, < 프로듀스101 >, <쇼미더머니> 등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 대표되는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을 간판으로 내세운 음악채널로선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부르곤 한다. 호통+버럭+분노 3종 세트(?)로 설명이 가능한 이경규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이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소재와 가장 적합해 보이는 인물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이경규 + 엠넷이 손잡은 <더 꼰대 라이브>는 분명 어색한 조합이지만 가장 최적의 인물을 택한 셈이기도 하다.

Good... 신선하면서 세대 공감 요소 많은 소재 선택
 
 엠넷의 새 예능 < 더 꼰대 라이브 >

엠넷의 새 예능 < 더 꼰대 라이브 > ⓒ CJ ENM

 
<더 꼰대 라이브> 첫 회에선 이경규, 패션모델 한혜진, 예능인 겸 작가 유병재, 가수 렌(뉴이스트W), 고등래퍼 김하온 등 10대~50대를 대표하는 MC들의 "꼰대 지수"를 측정하면서 시작을 알렸다. 인터넷 상 떠도는 온갖 꼰대 관련 물음들을 45개 선별해 치른 테스트를 거친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MC 이경규가 가장 많은 항목에 해당되었고 한혜진 역시 만만찮은 갯수가 일치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초대손님 한명(뉴이스트W JR 종현)의 행동을 사전에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된 영상을 보는 10대, 20대, 30대 시청자들은 지급된 휴대폰을 통해 대화방에 자신의 생각을 메시지로 남기는가 하면 대상자의 행동이 꼰대에 가깝다고 생각할 땐 쉼없이 버튼을 눌러 CG 배경화면 속 그 인물에게 이른바 "꼰대 비"를 퍼붓는 방식으로 교감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동일한 장면을 목격했음에도 30대 시청자들과 10~20대 시청자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등 미묘한 세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꼰대"라는 말이 사실은 요즘 세대간 생각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라는 점을 상기해볼때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안방에서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겐 이 점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나와 다른 세대의 견해를 접하면서 "저건 옳다, 아니다"를 판단하게 되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기존 엠넷 예능들이 선사하던 "독한 맛"과는 거리가 먼, 제법 순화된 내용을 다루는 세대 공감 예능이라는 점에서도 앞으로 진행될 방송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Bad... 지나친 몰래카메라 방식 의존
 
 엠넷의 새 예능 프로그램 < 더 꼰대 라이브 >의 한 장면. 초대손님 JR (뉴이스트W)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몰래카메라 방식이 활용되었다.

엠넷의 새 예능 프로그램 < 더 꼰대 라이브 >의 한 장면. 초대손님 JR (뉴이스트W)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몰래카메라 방식이 활용되었다. ⓒ CJ ENM

 
초대손님의 행동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더 꼰대 라이브>에선 관찰카메라와 함께 몰래카메라 방식이 사용되었다.  뉴이스트 W의 다른 3명 멤버는 이미 제작진과 사전에 약속된 상태에서 제시된 문제에 일부러 오답을 외치는가 하면 수백~수천번 이상 연습한 본인들의 노래 안무를 틀리는 식으로 팀의 리더 JR의 반응을 살펴본다.

비록 이러한 몰카 촬영에는 MC이경규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프로그램 제작진만 참여했지만 마치 이경규의 과거 대표 예능이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몰래카메라>를 연상하게 만든다.

문제는 그동안의 모든 촬영이 몰래카메라였음을 당사자에게 알려주게 되지만 자칫 출연진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꼰대 테스트가 아닌, 출연자에 대한 인내심 테스트처럼 비춰진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자체가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다"라는 일부의 지적도 이어졌다. 

가뜩이나 불법적인 몰카가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는 요즘 시대를 감안한다면 구시대적인 방식인 "몰래카메라" 대신 세련된 방식의 행동 파악 기법을 물색하는 게 나아 보인다.

다행히  방송 말미에 소개된 다음 2회차 예고편에선 MC 한혜진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 대신 스튜디오에 함께 출연한 동료 후배 모델들의 증언 및 목격담 위주로 방송이 전개되는 것처럼 비춰졌다.

이처럼 민감한 사항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향후 방송에선 제작진의 각별한 주의 및 고민 등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더꼰대라이브 이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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