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게 되면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각자 다른 처지에 놓이게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 신분이 보장되는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는 사전 인명 등록 순으로 강정호, 류현진, 오승환, 최지만, 추신수 이렇게 5명이다.

이들 중 올 시즌이 끝난 뒤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류현진은 11월이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6년 계약이 끝난다. 류현진은 옵션 대신 옵트 아웃 조항을 넣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옵트 아웃을 실행할 수 없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은 올해를 끝으로 보장 계약은 끝나지만 내년 시즌 옵션이 걸려 있다. 최지만은 아직 소속 팀 탬파베이 레이스와 매 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하며,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2020년까지 남아있다.

베스팅 옵션 임박한 오승환, 휴식 후 건재 증명

이들 중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올해 계약을 체결했을 때 70경기 출전을 채우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을 덧붙였다. 9월 20일(이하 한국 시각)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69번째 등판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1경기만 더 등판하면 다음 시즌 옵션이 자동으로 실행되어 FA 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9월 10일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등판한 이후 열흘 동안 등판이 없었다. 경미한 햄스트링 통증이 있었는데, 마이너리그 시즌이 모두 끝나고 확장 로스터가 시행되고 있어서 팀에서는 10일 부상자 명단(10 Days Disabled List)을 활용할 수 없었다.

때문에 오승환은 더 큰 부상을 막기 위해 휴식을 취했다. 20일 경기에서 열흘 만에 다시 등판한 오승환은 2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피안타 없이 깔끔한 피칭을 펼쳤다. 저스틴 터너와 매니 마차도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통해 땅볼을 유도한 오승환은 왼손 타자 코디 벨린저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교체됐다.

오승환은 다시 건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소속 팀 로키스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없는 동안 큰 위기를 맞이했다. 포스트 시즌 진입을 위해 이번 달에 가장 중요했던 다저스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한 것이다.

첫 경기에서는 류현진의 투구에 압도 당했으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클레이튼 커쇼와의 맞대결에서 대등한 승부를 벌였지만 연장 승부에서 패했다. 오승환의 세 번째 경기 등판은 로키스 타선이 워커 뷸러에게 압도 당한 뒤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등판이었다.

이 때문에 로키스는 82승 70패로 다저스(85승 68패)와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경쟁에서 순위가 뒤집힌 뒤 승차까지 2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순위 경쟁에서도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차이는 1경기 반이다.

그러나 로키스에게는 다음 일정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3연전, 이후 필라델피아 필리스(4경기), 워싱턴 내셔널스(3경기) 상대 일정이다. 다저스나 카디널스를 직접 상대하여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없으며, 앞으로의 경기에서 로키스가 이기는 동안 경쟁 상대 팀들이 지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다.

CBS 스포츠는 오승환의 20일 경기 투구가 이번 시즌 마지막 한 주를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오승환은 팀의 올 시즌 마지막 운명이 걸린 10경기에서 그 역할이 더 막중해진 상황에서 돌아왔고, 향후 10경기의 등판에 따라 베스팅 옵션이 실행될 경우 내년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다.

부상 복귀 이후 가치 상승하는 류현진, 구단 사장도 호평

류현진은 올 시즌 등판에서 4점 이상 크게 실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등판을 상당수 걸렀고, 이 때문에 올 시즌 13경기 70.1이닝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일단 등판한 경기에서는 확실한 투구를 통해 5승 3패 평균 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복귀 이후 7경기 중 이겨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경기에서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2승 3패 평균 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사타구니 부상의 여파로 피안타율은 전반기 0.154에서 후반기 0.273까지 상승했지만, 지난 해에 비해서 공이 날카로워졌고 성적에 있어서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공백이 길었지만, 다저스 구단에서는 류현진의 복귀에 맞춰 꾸준히 잘 하고 있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를 불펜으로 보냈다. 로스 스트리플링이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할 때는 다저스에 오기 전까지 불펜 경험이 많았던 알렉스 우드를 불펜으로 보냈다.

올 시즌 류현진의 투구를 구단 프런트에서도 좋게 봤다는 뜻이라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올 겨울 FA 시장에서 가급적 다저스에 남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속 팀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다수의 선수들은 소속 팀과의 재계약을 우선적으로 희망하는 편이다.

물론 프런트에서 소속 선수가 잘 하고 있을 경우 좋은 평가를 하는 것은 팀의 분위기 측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단장도 아닌 다저스의 구단 사장 앤드류 프리드먼이 직접 발언을 했다는 것은 구단의 최종 결정권자의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류현진이 구단의 신뢰를 확실히 얻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주는 요소다.

현지 언론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FA 시장 왼손 투수들 중에서 커쇼(옵트 아웃),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 2015 AL 사이 영 상), 패트릭 코빈(디백스) 등이 상위권 선수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류현진이 상위권 그룹에 들어갈지 아닐지는 불분명하지만 잠재적 고효율 선수로 예상되거나 포스트 시즌에서 눈에 띄는 요소로 나타날 수도 있음을 변수로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블리처 리포트>에서는 21일 메이저리그 30팀에 필요한 FA 선수들을 1명 씩 선정했는데, 이는 구단에 필요한 요소와 예산에 맞춰 현실적으로 영입 가능한 선수들을 정한 것이다. 그리고 블리처 리포트에서는 류현진을 시애틀 매리너스에 적합한 선수로 거론했다.

블리처 리포트가 류현진을 매리너스와 매칭한 이유는 매리너스가 17년 동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이 4.30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었다. 류현진이 부상 요소가 있지만 상태가 좋으면 최상급 선발투수인데 부상 경력이 투자 비용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투수에게 친화적인 세이프코 필드를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최종적인 상황은 월드 시리즈가 끝난 뒤 류현진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다른 팀들과 협상에 들어간 뒤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가급적 다저스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시뮬레이션 게임 나서는 강정호, 올해 안에 복귀?

한편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 이후 법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바람에 취업 비자 재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1년이 넘어서야 비자를 다시 받은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재합류를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손목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강정호는 6월에 도루를 시도하다가 손목을 다쳤다. 그리고 8월에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사실상 올 시즌 내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손목의 회복 속도가 빨라서 강정호는 다시 실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강정호는 팀의 스프링 캠프장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의 구단 훈련 시설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에 나서고 있다. 가벼운 스윙, 땅볼 처리, 송구 등을 통증 없이 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나서고 있는 중이다.

다만 마이너리그 정규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실전과 같은 재활 경기는 치를 수 없다. 이 때문에 강정호는 몇 차례 시뮬레이션 게임을 더 치를 전망이다. 그 이후에는 클린트 허들 감독의 결정에 따라 강정호의 경기 출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0인 신분 보장 로스터에 있기 때문에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경기 출전에 있어서 별도의 로스터 조정을 할 필요도 없다.

강정호 역시 올 시즌이 끝나면 기본 계약은 만료된다. 오승환의 경우 1차례만 더 등판하면 베스팅 옵션이 자동 실행되지만, 강정호는 옵션 실행에 대한 결정권을 구단에서 갖고 있다.

사실 강정호와 같은 사례였을 경우 다른 팀에서는 2017년 봄에 진작에 계약을 해지했을 것이다. 잔여 계약 해지 뿐만 아니라 포스팅 시스템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지불했던 위약금까지 청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파이어리츠에서는 강정호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게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윈터리그에도 보내줬고, 올해에는 재활 차원에서 마이너리그 경기를 치르는 것까지도 도와줬다. 일단 보장되어 있는 4년의 계약 기간에 선수가 본인의 책임을 다하진 못했지만 구단에서는 끝까지 선수가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최대한의 역할을 했다.

물론 파이어리츠의 이러한 행동만 보고 파이어리츠가 내년에 옵션을 실행한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강정호와 계약한 4년 동안 구단은 계약에 명시된 최대한의 임무를 다하는 비즈니스로서의 기본된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강정호로서는 남은 시간 복귀하여 할 수 있는 데까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오승환은 향후 일정에서 1경기만 더 출전하면 내년에 걸린 250만 달러의 베스팅 옵션이 자동으로 실행되어 내년에도 로키스에서 뛸 수 있다. 류현진 역시 남은 시간 및 포스트 시즌에서 가치를 더 끌어 올리면 FA 시장에서 대박 계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강정호도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려면 남은 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을 마치고 실전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꼭 파이어리츠가 아니더라도 다른 팀에서 다시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승환과 류현진 그리고 강정호가 올 겨울 어떠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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