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1패 뒤 연승을 거두고 컵대회 4강 티켓을 따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9일 보령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배구 A조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3-25, 25-17, 25-18)로 승리했다. 5일 개막전에서 KGC인삼공사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후 태국 연합팀과 기업은행을 차례로 꺾은 GS칼텍스는 오는 11일 오후 4시 B조 1위팀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센터 김유리가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6득점을 올렸고 세터가 아닌 라이트로 깜짝 출전한 안혜진도 블로킹 1개를 포함해 5득점을 올리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3년 연속 컵대회 4강 진출보다 기뻤던 GS칼텍스의 진짜 수확은 따로 있었다. 바로 작년 여름과 올해 초 큰 부상을 당하며 지난 시즌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던 '아기 용병' 이소영과 '표장군' 표승주의 건강과 건재를 확인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세대교체를 미완으로 끝나게 한 두 기둥의 부상

 V리그 정상급 왼쪽 공격수 이소영의 무릎 부상은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치명적인 악재였다.

V리그 정상급 왼쪽 공격수 이소영의 무릎 부상은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치명적인 악재였다.ⓒ 한국배구연맹


2013-2014 시즌 V리그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후 세 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에 실패한 GS칼텍스는 2016-2017 시즌이 끝난 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정지윤 세터가 은퇴하고 센터 변신 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던 한송이를 인삼공사로 트레이드하면서 외국인 선수 파토우 듀크를 제외한 국내 선수를 모두 1990년대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로 채운 것이다.

GS칼텍스가 이렇게 과감한 세대교체를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소영, 표승주, 강소휘로 이어지는 젊고 뛰어난 토종 삼각편대를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6-2017 시즌 득점8위(427점, 국내선수 2위)에 올랐던 GS칼텍스의 간판스타 이소영은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박정아(도로공사)와 함께 V리그 최고의 날개공격수로 꼽힌다.

레프트와 라이트, 경우에 따라서는 센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표승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배구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다. 선수들이 팀 사정이나 많은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로 인해 부득이하게 포지션을 바꾸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표승주는 시즌 중간, 심지어 경기 중간에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특별한 선수다. 여기에 공격 면에서는 이소영을 능가한다고 평가 받는 강소휘의 잠재력이 폭발할 경우 GS칼텍스와 차상현 감독이 꿈꾸는 전력이 완성된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자랑하는 젊은 삼각편대는 지난 시즌 단 한 경기도 함께 뭉치지 못했다. 먼저 시즌이 끝난 후 대표팀에 소집된 이소영이 남자 대학팀과의 연습경기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수술 후 재활 과정을 거친 이소영은 지난 1월16일 복귀해 11경기를 소화했지만 경기 감각이 무뎌진 탓인지 공수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소영의 재활이 막바지에 다다르던 1월 6일 기업은행전에서는 표승주가 경기 도중 김희진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강소휘가 득점 6위(532점, 국내선수 2위)에 오르며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거포로 성장했지만 이소영과 표승주의 잇따른 부상으로 최종순위 4위에 머물며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득점 1위와 공격성공률 2위, 화려한 부활

 표승주는 코트에서 부상 후유증을 전혀 느낄 수 없는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표승주는 코트에서 부상 후유증을 전혀 느낄 수 없는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이적을 하지 않고 GS칼텍스와 2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소영은 지난 시즌 코트 복귀 후 부상 전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래도 무릎 부상은 한 경기에도 수백 번씩 점프를 해야 하는 배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176cm의 크지 않은 신장에도 뛰어난 탄력과 점프력을 앞세워 GS칼텍스의 주포로 활약하던 이소영이 운동능력을 상실한다면 기량도 크게 저하될 우려가 있다.

지난 1월 6일 경기를 끝으로 7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던 표승주의 불안요소는 역시 실전 감각이다. 표승주는 19경기에 출전했던 루키시즌과 5경기에 결장했던 2013-2014 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전 경기에 출전했던 V리그 여자부의 대표적인 철인(?)이다. 그런 표승주가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시즌 1/3 이상을 결장했고 컵대회 개막 전에 실전 감각을 쌓을 기회도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소영과 표승주는 이번 컵대회에서 나란히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차상현 감독과 GS칼텍스 팬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인삼공사와의 개막전부터 30득점을 퍼부었던 이소영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69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3경기에서 후위공격을 18번이나 시도했을 정도로 체력과 운동능력에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소영은 47.14%의 리시브성공률과 세트당 4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컵대회에서도 변함없이 좌우를 오가며 멀티 능력을 뽐내고 있는 표승주는 3경기에서 48득점을 올리며 이소영과 함께 GS칼텍스의 쌍포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공격성공률 2위(45.36%), 퀵오픈 성공률 1위(62.5%)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새로 영입한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도 잘 맞고 있다.  무엇보다 특유의 강한 공격을 성공시킨 후 코트를 힘차게 도는 표승주를 보고 있으면 불과 7개월 전에 발목인대가 파열됐던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대회를 치를수록 점점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는 GS칼텍스는 컵대회 2연패에 도전하기 충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진짜 목표는 강소휘와 외국인 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가 가세하는 2018-2019 V리그다. 이번 컵대회를 통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두 명의 기둥 이소영과 표승주의 건재를 확인한 GS칼텍스는 다가올 겨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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